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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시사토론
 MB에게 던지는 마지막 충고 (1) "차라리 침묵하세요"
 작성자 : 바람      2011-02-07 20:56:46   조회: 2020   

MB 던지는 마지막 충고 (1)


생매장된 가축이 3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아수라도 이런 아수라가 없다. 전쟁이라도 이 정도로 살육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 돼지라지만 고귀한 생명 아닌가.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사태는 초동대응에 실패했다. 이어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 300만 마리 생매장 사태가 발생했고, 올봄에는 전세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름값에 이어 물가도 폭등하고 있다.

폐사시키는 구제역 돼지

이처럼 각종 위기가 줄줄이 이어지는데도 MB 정부는 대응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군가 자리를 걸고 대통령께 위기상황을 전달해야 한다. 지금 전국 방방곡곡에서 생매장된 가축들의 울부짖음이 농민들의 가슴을 찢어놓고 있다. 여기에 치솟는 전세가와 물가 때문에 서민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렇다면 누구라도 대통령에게 이런 절박한 위기상황을 알리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닌가.


심대한 위기… 가벼운 입

그런데 이런 위기에는 아랑곳없이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단다. 또 청와대로 재벌총수를 불러 수도권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악재를 다른 의제로 덮으려는 의도인 모양이다.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MB 정부의 행태를 보면 끊임없이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 이전의 문제를 덮으려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건대 이런 식의 의제 바꿔치기는 더 이상 약발이 통하지 않아 보인다. 파도가 연달아 밀려와 오히려 위기가 증폭되고 있는 느낌이다.

여전히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는 사실을 위안 삼을지 모르지만 이미 선수들은 그 지지율이 20% 정도 뻥튀기됐다는 사실에 만장일치로 동의한다. 마치 소망교회 앞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와 같은 결과를 누가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그리고 지난 1일, TV로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MB는 제대로 국민들 염장을 질렀다. 어떻게 하는 말마다 그렇게 무개념일 수 있을까.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모욕스러울 정도로 무뇌아 같은 발언이 쏟아졌다.

‘공정’이나 중소기업-대기업 상생발전은 입으로 나불대기만 하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인가. 입으로 온갖 감언이설을 하면서 정작 하는 행동은 정반대라는 사실이 우리들을 정말 짜증 나게 한다. 실제 정책은 부자감세이면서 입으로는 친서민정책을 부르짖는 것은 대표적인 ‘정책적 정신분열증’이다.

여기에 무상급식을 언급하면서 이건희 손자 손녀를 끌어들이고 충청권 과학벨트 공약은 ‘선거용 미끼’였다고 고백할 때는 정말 뒤로 자빠질 뻔했다.

최근 MB는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 “시대정신에 맞는 인사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MB가 말하는 시대정신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시대정신인 공정과 투명성, 연대, 민주주의에 가장 역행하는 인물, 이러한 시대정신에 가장 어두운 인물이 MB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우리를 허탈하게 하는 것은 MB의 잦은 실언(失言)이다. MB 어록 중 단연 백미는 “과거 내가 해봤는데……”다. 하도 자주 해 패러디 시리즈가 있을 정도인데 사람 염장 지르는데 아주 효과만점이다.

여기에 물난리 당한 어느 서민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 마음 편히 먹어라”는 말은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일으켰다. 또 배추값 폭등 때 “그러면 차라리 양배추김치를 먹어라”는 말은 프랑스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철없는 말을 연상시킨 탓에 ‘명투아네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국민적 조롱거리가 됐다.

그래서 필자는 MB가 남은 임기 동안 그나마 최악으로 치닫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음과 같은 충고 한마디 하고자 한다.

“이제부터 MB는 입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역사에 살아남는 길이다”


아마추어는 시스템을 무시한다

필자가 경험한 노무현 대통령은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정치사회철학을 전공한 필자가 어떤 의제를 끄집어 내더라도 격조 있게 대화에 응했다. 특히 TV토론 등과 같은 공개적인 자리는 철저히 준비했다. 수많은 데이터를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고 홍보팀은 물론 해당 분야 책임자를 모아놓고 수차례 사전연습을 했다. 대통령 보좌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 개인적 오류를 최소화하려 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MB는 기본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어 보인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본인이야 “왕년에 건설사 사장을 했는데…”라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위한 시스템은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경시됐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는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과 달리 공공성을 기본가치로 삼는다. 따라서 국가에서 공공성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여러 시스템이 차질없이 작동해야 한다. 프로란 무엇인가.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과 상관관계를 꿰뚫어 보는 사람이다. 반면 아마추어는 이러한 시스템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처리할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대충 때운다. MB 정부는 이러한 시스템의 중요성을 모른다는 점에서 아마추어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에 대한 무지와 경시는 참여정부에 대한 적개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노무현 때문이고, 노무현과 반대로 하면 된다’는 식의 편견과 오기가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에서 정비된 우리 사회 시스템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잘 활용하지 못하게 만든 것 같다.


참여정부에 대한 적개심, MB 발목 잡는다

예를 들어보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 지하벙커에 위기관리센터가 있었다. 이 센터에는 국내외 모든 영상자료가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다. 또 전쟁, 전염병 심지어 실업, 물가문제까지 세세한 대응메뉴얼이 마련돼 있었다.

그런데 이 위기관리센터가 MB 정부 들어 사라졌다. 참여정부가 만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대신 MB 정부가 한 것은 사고가 나면 비행사 점퍼 입고 지하벙커에 모여앉아 사진 찍는 일이 전부였다.

이번 구제역사태도 초기대응 미흡이 야기한 명백한 정책실패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위기대응시스템을 깡그리 없애버린 탓이 크다.

인사실패도 같은 맥락이다. MB 정부의 인사청문회 낙마율은 11.6%인데 비해 참여정부는 매우 어려운 언론환경에서도 그 비율이 3.4%에 불과했다. 이는 참여정부 안에 치밀한 인사검증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또 인사문제와 관련해 중앙인사위원회가 고위직은 물론 일반 공무원들의 작은 승진까지도 철저히 체크하고 관리했다.


믿을 것은 ‘시스템’뿐!

이외에도 MB 정부는 우리 사회 발전에 비춰 특수한 목적을 위해 만든 통일부, 여성부, 정통부, 과기부 등을 없앴고 특히 국정홍보처, 예산처, 국정상황실 등과 같이 여러 부처의 협력과 조정 기능을 담당하는 부처를 모두 없앴다.

그 결과는 혹독했다. MB 정부는 시스템을 걷어냄으로써 인치(人治)에 좌지우지됐다. ‘참기름 바른 뱀장어’같이 말하는 외교부 관료의 말을 따랐다가 미국산 쇠고기수입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MB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아침이슬을 들어야’ 했다. 시장을 무시한 채 물가를 때려잡으려다 오히려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시스템이 없으니 모두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관료조직 전체가 들썩들썩 우왕좌왕한다. MB는 자신이 마치 메시아라도 된 듯이 ‘기름값 대책 세워라’, ‘물가 대책 세워라’고 연일 지시하지만, 여태껏 그 지시대로 제대로 기름값이 잡히고, 물가가 진정됐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없다.

그러나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잘못을 인정하고 참여정부 시절의 시스템을 복원하면 된다.

MB의 요즘 최대 고민인 레임덕을 해결하는 길도 시스템이다. 집권 후반기가 될수록 MB 주변 사람들은 제 살 길 찾아 각자도생을 도모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레임덕은 걷잡을 수가 없다. 결국 권력누수를 최소화할 시스템을 마련하는 길 밖에 달리 길이 없다.

그래서 필자의 경험에 비춰 정말 소중한 충고 하나 더 추가하겠다.

“참모의 말을 믿지 말라. 대신 시스템을 구축해라”

 

김창호 / 전 국정홍보처장

 

 

 

 

 


 

2011-02-07 20: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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