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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앉아서 독서만 하기에는 날씨가 청명하고 맑아서 도저히 그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계절이다. 오늘 같은 날은~ 내 주위에 있는 담백하고 소소로운 행복에 눈뜨고 싶어집니다. 한 가닥 바람의 소리이든 내안에 있는 단순한 것들을 발견해 보는 행복 시월 22일 동백 꽃, 봄봄 의 저자 김유정 문학기행을 떠나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문학촌은 딱 두 군데라는데,양평 황순원 문학 촌과 춘천 김유정 문학 촌! 딱 두 군데라니까 왠지 더 끌리고 가보고 싶어진다. 가치가 그만큼 올라가니까요. 문학에게 길을 묻다. 라는 주제로 길을 떠나보자 시월14일~15일 이틀 동안 응달너구리의 저자 이시백 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몽골이란 곳을 꼭 가보고 싶다는 욕망에 춘천을 가니 더 마음 깊은 곳에 여행이란 길을 따라 가는 곳곳에도 나를 부르는 그 무엇이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의 진한 가을 색의 부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의 도가니로 쓰러뜨렸다. 한 움큼 곤청 하늘이 길게 눈을 뜬 새벽 6시. 주말이며 토요일. 집안일을 끝내고 7시30분에 울진중학교 정문 앞에서 버스는 출발했다. 여행을 늘 가지만 가는 그 시간이, 준비하는 그 시간이, 몇 일전부터 예약해 둔 그 시간에 맞춰 어떤 옷을 입고 갈까? 어떤 신발을 신을까? 어떤 모양이 그날에 잘 어울릴까? 고민하는 시간에도 여행을 떠나기 전의 시간들이 내게 주는 행복한 바이러스 이지요. 아는 지인들도 있었고 모르는 낯선 사람들로 구성된 한 30명 정도 이지요. 이번 여행은 문학이란 주제로 떠나는 기행이 ‘길 위의 인문학’ 여행 중 처음입니다. 인문학은 사람이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 ‘행복’하기 위해 자신을 찾아가는 첫걸음 같이 한발 한발 또 한발을 어떤 길에서 내 마음을 부려보고, 느끼고 보고 하는 삶 위에서 ‘정지, 네 마음 다칠까봐…….’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친 내 마음도 당신의 마음도 살펴서 같이 가자는 것이겠지요. 4시간을 달려 간 그곳 춘천은 한 폭의 아름드리 명작 그림을 그려 놓은 듯 빙 둘러쳐진 산 아래 집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었지요. 김유정 작가의 고향 마을인 실레 마을, 김유정 작가의 집터에는 초가집 지붕을 그대로 보존 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김유정 작가분이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어리어리한 시골 집이여서 좀 놀랬습니다. 그 당시 1908년 에 태어나 팔남매 중 일곱째로 29세의 짧은 생을 살다간 김유정 작가의 문학촌은 작품들을 동상으로 재연해 놓아서 실감나고 미리 책을 읽고 왔었기에 더 정감 있게 다가 왔습니다. 김유정의 소낙비를 읽었을 때 나는 그 아내를 훔치고 싶어집니다. 문장마다 기막힌 표현들에 감탄합니다. 웃기면서도 서민의 삶이 와 닿는 웃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더 가슴이 아픈 소설. 저는 장편을 좋아하지만 단편에도 이런 놀라운 작품들이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을 발견합니다. 김유정 문학촌은 세심한 관리인의 손길이 느껴지고 어느 한곳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할 만큼 깔끔하고 정스럽게 정리정돈 되어 있었습니다. 김유정 기념관 안에도 피규어와 미디어 로 관리가 잘 되어 있었지요. 깨끗하게 자료들을 전시해 놓았고 동백꽃 소설집을 액자 속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책표지는 붉은 동백꽃 이였어요. 책 내용 속의 동백꽃은 생강나무 꽃으로 알싸하게 표현 되었는데 말입니다. 김유정 역도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열차를 개조해서 만든 북 카페 이었지요.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아 잠시 쉬었다 여행하기에 안성맞춤 이였지요. 입구에 ‘기다림이란 희망의 나무에 시간과 약속의 물을 주는 것’이라 적혀 있었지요. 인생은 늘 기다림 이란 생각이 듭니다. 희망도 기다림이요 약속도 기다림이요 삶은 어쩌면 누군가의 사랑을 애정을 기다리며 걸어가는 것이겠지요. 진짜 김유정 역도 있었는데 기차들이 오고가는 역이 이었지요 그 역에 들어갔을 때 정말 강렬하게 타고 싶은 욕구를 주저앉히며 돌아선 역 앞에는 벤치가 둥글게 앉아 있었지요. 그 벤치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어집니다. 오래도록 보지 못해서 그리운 사람이 곧 걸어 나올 것 같았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레이야기길 을 돌았습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 길들로 이야기 하며 돌기에 좋았던 길이였지요. 그 길에서 언니 한분을 처음 만났는데 편안하고 살아온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지요. 고단했던 삶과 행복했던 삶들을 교차하면서 인문 역사 문학예술 과학 등을 넘나들어 흥미로운 지적여행의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날이 어두워 돌아온 시간들이 그리워집니다. 돌아오고 그 다음날 실레 이야기 길에서 만난 언니의 한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당신이 누군가의 손을 꼬옥 잡았다면 그것은 세상을 따뜻하게 한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누군가와 나란히 걷기 위해 걸음을 늦추었다면 그것은 세상을 아름답게 한 것입니다. 그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삶이란 누군가가 좀 더 행복하도록 나를 잠시라도 내어 주는 것입니다.’ 한통의 문자에도 감동하는 이번 길 위의 인문학 문학에게 길을 묻다 를 다녀와서 내 마음이 더 성숙해 짐을 발견합니다. 길 위의 인문학을 함께 하게 해주신 ‘죽변면도서관’ 관계자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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