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송정에 올라 ⑤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데에 예방의학이 가장 중요성, 최우선으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1980년대에만 해도 의과대학은 학생들에게 치료의학에 더 비중을 두고 교육하였다. 당시에 예방의학은 두루 섭렵하는 정도 및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였을 뿐이다. 물론 WHO의 입김은 매우 강하게 작용했지만, 의학을 전공하는 의과대학 학생들과 임상 교육을 위주로 하는 대학병원 간에는 대부분이 치료의학에 더 비중을 두었다. 실습 역시도 치료의학 중심이었다. 예방의학의 중요성은 심각하게 논의되거나 관심의 대상에서
최근 성남시 대장동 사태로 주역(周易)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뇌천대장 등 평소에는 좀체 듣기 힘든 낯선 단어들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사람들은 그 용어들이 동양고전 삼경(三經) 가운데 하나인 주역에서 비롯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몹시 난해하고 형이상학적인 주역을 짧은 칼럼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상식에 입각해서 그 용어들의 함의를 간단히 소개해 본다.주역을 짧게 정의하자면 동아시아 사상의 원형(archetype)이라 할 수 있
가을이 오면 좋은 글을 많이 쓸 줄 알았습니다. 지나간 가을들이 준 감동이 아직 가슴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들은 하나의 영상일 뿐, 글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써도 마지막 구절에서 완벽하게 착지를 못합니다. 붉게 물든 단풍, 계곡의 물소리, 맑고 푸른 하늘, 황금 들녘 등 모든 것들이 자기가 주인공이라고 손짓하면서, 함께 어울려 심포니 교향곡을 연주하는 데도... 많은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는 감동으로도 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 그림을 잘 그렸고, 연을 잘 만들었습니다. 학교
월송정에 올라 ④ 가을 하늘만큼 예쁜 게 또 있을까? 9월 중순부터 하늘에 그려진 구름의 모습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보기 좋은 모습들이다. 비가 뿌려진 탓인지 시계가 아주 맑고 깨끗해서 미세먼지나 공해도 느껴지지 않는다. 해안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가슴을 후련하게 만든다. 울진지역은 숲이 많고 해안선이 길어서 가을이면 가장 멋지고 낭만적인 지역이다. 해안선 곳곳이 하나같이 명소다. 특히 봄이 짧게 느껴져서인지, 가을은 바로 울진의 계절이나 다름없다.한국전쟁은 우리 국민의 건강에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전후에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지난 8월 25일에 열린 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건정심’) 에서는 2022년 건강보험료율을 1.89%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이번 보험료율 인상을 앞두고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경총’) 에서 시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2022년 보험료율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향후 건강보험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혜택이 현행 유지 또는 질환 위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이처럼 보험료 인상에 대한 경계와 더불어 건강보험 혜택의 유지 및 확대에 대한 요구
고등학교 때 국사를 배우면서 임오군란(壬午軍亂)에 이르면 화가 치밀어 올라 모두가 분개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군인들에게 13개월이나 봉급미를 지급하지 않았고, 마침내 겨우 한달치의 급료를 주면서 되(斗)의 크기를 줄이고, 게다가 겨가 반이고 모래가 반이었으니... 조선 말기 처참한 풍경은 어린 나이에도 충격이었다. 이밖에도 조선시대 군인들의 대우는 열악했다. 군인은 점심을 먹지 않았으며, 변방에서 수자리를 사는 병사들은 직접 농사를 지어 군량을 장만하고, 옷이며 소모품은 개인이 장만했다.요즘 해마다 봄철이면 버드
경북과 전남은 두 정당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이유로 현안 사업들이 정쟁에 휘말리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발전은 느리고 인구는 줄어 나란히 지방소멸위기에 몰리게 됐다. 동병상련에 처한 두 지역이 함께 성장하려면 무엇보다도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필자가 국회의원 시절 영호남 국회의원들을 규합해 ‘동서화합포럼’을 결성했던 이유다. 동서화합포럼은 2014년 1월과 3월에 각각 김대중,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경북과 전남 국회의원 20여 명이 함께 생가에 모여 두 분의 영정에 꽃을 바치고 마당에 이팝나무와 홍매화 나무를
추석 연휴가 지나고 태풍도 지나가니 아침저녁으로는 외투가 생각날 정도로 제법 쌀쌀해졌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출도 어려워 평소보다 활동량도 현저히 줄어드는 요즘이다. 기온이 점차 떨어지는 10월부터 12월은 심혈관 질환의 사망 및 급성 심정지 발생이 늘어나는 시기이다.최근 3년간(18~20년) 울진 심정지 구급 출동현황을 살펴보면 총 354건 중 10월~12월에만 103건(29%)이나 된다. 심정지 발생은 예측하기가 어렵고, 예측되지 않은 심정지의 60~80%는 길거리, 직장, 가정 등 의료시설이 아닌 장소에서 발생하므
초가삼간의 행복 36살아가는 터를 잡는 것을 풍수라 한다. 풍수에서 기본은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이다. 이것은 바람을 막아주고 성과 같은 방어막으로서 생산활동이 불리한 산 쪽으로는 집을 짓고, 물이 가까운 농사에 필요한 땅을 최대로 확보하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주요생산은 1차 산업의 토지에서 공장과 사람에게로 옮겨갔다. 요즘은 집을 지을 때 배산임수의 자연지형을 따지기 보다는 공장과 사람이 많이 몰려 살며, 분양요건ㅡ주거의 목적은 물론, 투자가치가 있는 자본재로서의 집ㅡ이
임하연의 창가에 앉아 ... (43) 매미 임하연 잎과 꽃 되는 씨앗처럼 굼벵이 살에서 돋은 날개 태어나기 위한 오래고 오랜 땅속 열일곱 해 바람이섬광처럼 짧은 일생이라 매미는 억울해 우는 걸까 아름다운 이레의 삶이 이렇게 가는 거냐며 신록 무성한 나뭇가지 온몸으로 부여잡고 매미는 그렇게도 애를 끊으며 우는 걸까 배롱나무 꽃잎처럼 붉은 노을 속으로 질 몸한 점 미련마저 놓을 수 없어 온마음 쥐어짜며허공에 제 이름 외마디 그토록 울고 또 우는 걸까
월송정에 올라 ③ 인체에 여러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많은 미생물 중 가장 작은 단위가 바이러스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는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미생물과의 전쟁과 수난의 인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공군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가친께서는 서울의 변두리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계셨다. 그 당시는 초등학교 보건 교육의 중요한 행사 중의 하나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체질 검사였다. 마침 군 복무 중에 받은 첫 휴가를 가친께서는 미리 알고 계셨다는 듯이 바로 몇몇 초등학교 학생들의 체질 검사를 약속했
홍제동 자택에서 13일 아침 6시 40분경에 출발 홍은동을 지나서 간선도로를 타고 태능을 경유 경춘고속도로에 올라 횡성 쪽으로 가다가 중앙고속도로 울진-영주 고속도로 직행로로 진입하려고 올랐다. 고향을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첩첩산중 도로를 만들 때, 곧고 바른 도로건설이 목적인 관계로 터널을 뚫어서 건설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원하게 뚫은 터널이 수십 개이다. 높은 죽령재 밑으로 얕게 터널을 뚫어서 고속도로를 만들었는데, 터널 길이가 무척 길다. 대략적으로 10km는 될성 싶다. 고향 후배인 샛돌 출신인 이상대가 운전을 하고 가는
스마트 폰에 일간지 모바일 앱[application]을 깔면 매일아침 그날의 주요 뉴스가 ‘팟캐스트’로 전달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탈레반에 무기력하게 항복을 하던 날, 팟캐스트 서비스는 ‘당나라 군대·여성인권 실화?’라는 제목으로 문자가 떴다.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당나라 군대’ 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흔히 오합지졸의 무기력한 군사를 ‘당나라 군대’ 라 한다. 출처도 모호하고 의미도 확실치 않은데다가 알다시피 당나라는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고, 국경을 중앙아시아까지 넓힌 강대국인데 오합지졸이라니
올여름은 무척 더웠습니다. 다소 길 것이라던 장마가 일찍 끝나자, 뙤약볕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해보았지만, 무더위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옛날 어머니께서 무더운 날이면, “오늘은 어찌나 더운지 땡볕이 낫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 무더운 여름 속에서도 나는 가을을 생각합니다. 시원한 바다와 계곡이 있지만, 어느새 찾아와 더위를 밀어내고 우리의 지친 몸을 추스르며 땀을 닦아주는, 그 높고 푸른 하늘의 가을을…. 나뭇잎마다 내려앉아 노란색, 붉은색을 칠하고 있는 햇살의
이 글을 읽기에 앞서 먼저 유튜브(YouTube)를 켜고 산울림 노래 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너의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요즘 초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는 첫 장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첫 페이지를 펼치면 ‘나, 너, 우리, 우리나라, 대한민국’으로 시작했다. 지극히 단순한 단어의 나열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자못 심오한 철학이 들어있
초가삼간의 행복 35아리랑은 우리민족을 대표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아리랑이라는 바탕정서에 지역마다의 특성이 배어들면서 각각의 곡조를 가지게 되어 사뭇 다른 노래처럼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아리랑으로 통칭된다. 예를 들면 산악지방의 정선아리랑은 높은 산을 넘고 언덕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듯 느린 가락을 가지고 있고, 평야지대의 밀양아리랑은 들판을 뛰어놀듯 경쾌하고 빠르다. 이것은 산천이라 자연환경이 노래에 영향을 주었음을 말한다. 그래서 농경, 유목, 해양 등 삶의 터전에 따라 민족의 기질이 형성되며 고유문화를 만들어낸다. 이
유서 깊은 죽변 해안 풍광죽변에도 해금강이 있다? 바다의 금강산 하면 강원도(북한) 고성군 일대 앞바다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 절경을 말한다. 북한 해금강 같은 절경이 죽변 해안에도 있다. 바로 최근 개장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 운행되는 해안 일대가 죽변 해금강이 펼쳐지는 곳이다. 어디 그뿐이랴. 이미 16세기 울진에 은둔했던 시인 묵객 『임유후』가 쓴 3편의 기행문인 龍穴泛月記,白沙汀記,歌哩巖記에 죽변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전하고 있다. 용혈범월기는 현 죽변등대 부근(용추곶)에 양쪽 바위가 호랑이 형상으로 파도 물결이 빙빙
2015년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의무실장 자격으로 폴란드의 바르샤바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만 응급의료 가방을 호텔 로비에 두고 자리를 뜨고 말았다. 분명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그 구급 의약품 가방을 건네주던 그 호텔 지배인의 친절에 다시 한 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폴란드는 이런 기억이 있는 곳이다. 더구나 밝은 달빛 속의 바르샤바의 야경은 정말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거리의 벤치마다 작은 스피커에서 흐르는 쇼팽의 음악은 정말 감미롭고 낭만이 넘치는 그런 곳이다. 구 시가지는 고전미를
지금까지 우리나라 ‘K방역이 세계 최고’ 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인구 대비해서 한국은 정말 확진자 수가 적다. 5천만명인 한국 인구 보다 약 1천만명이 많은 프랑스 같은 경우, 1일 발생자 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5만명에 육박했고, 지금도 매일 1만여명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1일 1천명이 넘어 갔다고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는 것이 다행인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이 이처럼 방역성과가 뛰어난 것은 사람들을 모이지 못하게 엄격히 통제하고, 유흥업소 등의 공중 영업을 제한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
지난 6.17 일 매화면 금매2리 몽천마을 삼조어비각 (三朝御批閣)‘ 앞에서 「국학 진흥원 기탁 자료 발간 기념식」이 열렸다. ‘파평 윤씨(坡平 尹氏) 야성군파(野城君) 우암종택(憂菴宗宅)에서 소장하고 있던 문중자료 1,555점을 「국학진흥원」에 기탁하고, 국학 진흥원에서는 기탁받은 자료들을 책자로 발간하여 문중과 지역에 알리는 행사였다. 이 기념식에는 각급 기관단체장과 지역 유지들, 그리고 파평 윤씨 문중 대표들과 멀리 서울과 안동 등지에서도 관련 귀빈들이 참석하였다. 일반적으로 종손이 소장하는 문중의 자료들은 완벽하게 보관하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