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죽변 해안 풍광죽변에도 해금강이 있다? 바다의 금강산 하면 강원도(북한) 고성군 일대 앞바다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해안 절경을 말한다. 북한 해금강 같은 절경이 죽변 해안에도 있다. 바로 최근 개장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 운행되는 해안 일대가 죽변 해금강이 펼쳐지는 곳이다. 어디 그뿐이랴. 이미 16세기 울진에 은둔했던 시인 묵객 『임유후』가 쓴 3편의 기행문인 龍穴泛月記,白沙汀記,歌哩巖記에 죽변 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전하고 있다. 용혈범월기는 현 죽변등대 부근(용추곶)에 양쪽 바위가 호랑이 형상으로 파도 물결이 빙빙
2015년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의무실장 자격으로 폴란드의 바르샤바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만 응급의료 가방을 호텔 로비에 두고 자리를 뜨고 말았다. 분명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그 구급 의약품 가방을 건네주던 그 호텔 지배인의 친절에 다시 한 번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폴란드는 이런 기억이 있는 곳이다. 더구나 밝은 달빛 속의 바르샤바의 야경은 정말 아늑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거리의 벤치마다 작은 스피커에서 흐르는 쇼팽의 음악은 정말 감미롭고 낭만이 넘치는 그런 곳이다. 구 시가지는 고전미를
지금까지 우리나라 ‘K방역이 세계 최고’ 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인구 대비해서 한국은 정말 확진자 수가 적다. 5천만명인 한국 인구 보다 약 1천만명이 많은 프랑스 같은 경우, 1일 발생자 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5만명에 육박했고, 지금도 매일 1만여명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1일 1천명이 넘어 갔다고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는 것이 다행인 것처럼 느껴진다. 한국이 이처럼 방역성과가 뛰어난 것은 사람들을 모이지 못하게 엄격히 통제하고, 유흥업소 등의 공중 영업을 제한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
지난 6.17 일 매화면 금매2리 몽천마을 삼조어비각 (三朝御批閣)‘ 앞에서 「국학 진흥원 기탁 자료 발간 기념식」이 열렸다. ‘파평 윤씨(坡平 尹氏) 야성군파(野城君) 우암종택(憂菴宗宅)에서 소장하고 있던 문중자료 1,555점을 「국학진흥원」에 기탁하고, 국학 진흥원에서는 기탁받은 자료들을 책자로 발간하여 문중과 지역에 알리는 행사였다. 이 기념식에는 각급 기관단체장과 지역 유지들, 그리고 파평 윤씨 문중 대표들과 멀리 서울과 안동 등지에서도 관련 귀빈들이 참석하였다. 일반적으로 종손이 소장하는 문중의 자료들은 완벽하게 보관하기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 번째 여름휴가를 보냈다. 예년 같았으면 하루 이틀이라도 자연을 찾아 떠났을 텐데 올해는 집콕을 택했다. 그러면서 이참에 독서나 하자는 생각에 『박정희 시대의 재조명』, 『박정희 바로보기』 등 8권의 ‘박정희 리더십’ 관련 책들을 챙겼다. 왜 하필 박정희 리더십이 떠올랐을까? 왜 다시 박정희였을까?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상황이 절박했기 때문이라 말할 수밖에는 없겠다. 박정희 리더십을 통해 우리가 처한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를 다시 디자인할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우선이었다. 독서를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에 살면서 얼마 전 서울병원에 다녀오기 위해 상경했다. 전철을 갈아타려고 왕십리역에서 내렸다. 열차에서 타고 내리는 사람,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 모두 종종 걸음을 했다. 저마다 바쁜 생존경쟁을 하는 듯, 삶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생동감 넘치는 도시풍경이었다. 많은 전철역 가운데 왕십리역은 신도림역 다음으로 복잡한 역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복잡했다. 혼잡한 틈을 비집고 승강장에 다다르니, 앞서 온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줄을 선 채 전동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차가 왜 이리 빨리 안
지난 2월 마지막 토요일은 을씨년스럽고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그런 날 바람난 사람들끼리 만나고 싶어 힘껏 가속 페달을 밟는다. 포항을 지나고 나서야 추운 날씨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게 짐짓 걱정스럽다. 빗방울이 흩뿌리고 바람이 점점 더 강해진다. 부산피난 시절의 문인들이 자주 모이곤 했다는 “밀다원 차집”은 어디쯤일까. 전쟁만큼이나 두려운 게 또 질병이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밀다원” 차집이 분위기를 살리고 있었다면, 코로나의 질병 속에서 “청사포” 찻집이 그럴듯하지 않을까...아침 겸 점심을 먹을 속셈이었는데 공복감이 느껴
지난 7월 3일 제25회 울산동요사랑회에서 주관한 2021대한민국창작국악동요제에 울진논매기소리가 울산시 학생교육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발표되었다. 노래는 선창 후창 형식의 국악 농업노동민요로서 관중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았다. 울진논매기소리는 전세중 시인이 노랫말을 쓰고, 김성덕 선생이 작곡, 노래는 정예진 이하윤, 윤예서, 박다솜이 부르고, 가창지도는 엘리사 최이다. 이 노래 발원지는 전 시인 출생지 울진 봉평2리이며, 1960년대 말까지 논매기 할 때 불리었다. 전 시인은 1970년대 4년간 울진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직접 논
임하연의 창가에 앉아 ... (42) 일 분만이라도 임 하 연 엄마가 일 분만이라도 살아오시면내 가슴 그 시간 뻥튀기 기계 되어그 넋을 안고 뜨겁게 구르다가우리 마당 햇살 뛰노는 꽃밭 위에 사뿐히 풀어드릴 테야 행복했던 시절 분수처럼 솟구쳐난만하게 흐드러지던 웃음소리 당신의 식은 가슴을 다시 데우고추억에 벅차 차마 돌아설 수 없게 나, 그 손을 꼬옥 잡고 바다처럼 깊어진 내 안의 우물에서술이 되게 익어버린 말들을잘방잘방 별 담아 달 담아 길어 올려 당신 치마폭에 넘치도록 부으면내 고요한 그리움에 고인다디단 서러움에 취해 다시는 떠나
아는 후배 농장 들머리에서 무덤을 하나 보게 되었다. 묘비명, 제단, 문인석이 있고, 망주석은 없었다. 어느 시대 사람일까? 호기심에 묘비명을 살펴보니, 앞면에 『통정대부 전공지묘(通政大夫田公之墓)』 라고 쓰여 있다. 통정대부는 조선시대 정 3품 이상의 당상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상관이란 요즘으로 치면 중앙정부 고위직이라 할 수 있다. 조선왕조는 철저한 신분제 봉건사회였다. 양반이냐 상놈이냐는 삶과 죽음을 모두 아우르는 영원한 굴레와 같은 것이다. 비석을 보면 신분제가 죽은 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신도
초가삼간의 행복 34 ‘세상은 어떻게 존재하는 것인가’ 라는 물음에 가장 확실한 대답은 무엇일까? 필자가 찾은 대답은 ‘아는(경험) 만큼 존재한다’이다. 이것을 불교용어로는 “일체(우주)는 십이처-여섯 가지의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와 이들 각각의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에 포섭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최근 들어 의료용으로 이용되는 적외선이나 일곱 색깔 무지개가 그것이다. 무지개는 다섯 색도 아니요 일곱 색도 아니다. 다섯이라고 하는 것은 오행사상에 바탕을 둔 것이며, 일곱이 되는 것은 뉴턴이 프리즘이라는
약 20여년 전의 얘기다. 지역출신으로서는 최고 권력에 올랐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인이었거나, 민주당 대표로 기억되는 김중권 권력자가 고향을 찾았을 때다. 인사차 월변 자택을 찾았더니, 4대 일간신문에 손꼽히는 J일보 대구지사 기자로 일해 보지 않겠느냐? 고 물었다. 자신이 추천하면 발령을 받을 수 있을 거라면서...뜻밖의 제의를 받아 잠시 당황했다. 나를 인정해 주는 것 같아 고마웠지만, 약간의 틈을 주어 사양했다. 실력도 모자랐지만, “저가 낳은 자식은 저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울진신문을 두고 떠나 갈 수가 없습니다.”
1995년 여름 무렵이었다. 당시 나보다 먼저 등산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개포동의 뒷산을 함께 올라가게 되었는데,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다보니 다리가 무겁고 숨이 가빠졌다. 한참을 올라가다가 잠시 쉬는 데 그 휴식이 꿀맛 같았다. 그러나 쉬고 나서 다시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니 이제는 다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숨도 찼지만 현기증까지 나서 도저히 산을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정상에 이르지 못하고 내려오고 말았다.나는 전방의 수색대에서 1년간 혹독한 훈련을 이겨냈고, 100km 산악행군에서도 낙오를
먹구름이 사방을 감싸더니 한바탕 여름 소나기를 퍼붓는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까닭에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비를 피하기로 했다. 카페 창가에 앉아 잠시 꿀맛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안쪽에는 나란히 배열된 노트북에 공시생들이 머리를 싸매고 공부에 열중이다. 문득 ‘공부’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빗발이 굵어졌다 다시 가늘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금방 그칠 것 같지 않다.그러고 보면 ‘빗발’이란 말이 참 재미있다. ‘빗발’에서 ‘비[雨]’는 확실히 알겠는데 ‘발’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빗줄기가 마
초가삼간의 행복 33 지난 호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말했다. 세계적 미래학자 두 사람은 전통문화와 첨단산업이라는 각각 다른 측면에서, 대한민국은 장차 세계 중심국가로 성장할 것을 예측했다. 그 중 앨빈 토플러가 2001년 5월 《위기를 넘어서 :2 1세기 한국의 비전》 이라는 보고서에서 제시했듯이, 현재 대한민국은 IT 강국으로서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반해 문화적 입장에서 토인비가 진단했던 한국의 ‘효사상 (한국 문화의 총칭)’ 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음을 지적했다. 토인비가 효를 근본으로 하는 한국문화에 관심을
어느 한국인이 처음으로 라스베이거스에 갔다가 겪은 이야기라고 한다. 혼자 호텔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소로 올라가는데, 다음 층 문이 열리면서 유명한 액션배우 에디 머피 (Eddie Murphy)와 경호원들이 우르르 탑승했다. 맨 안쪽에 들어간 에디가 문 앞에 바짝 붙어 있는 한국인에게 말했다. “파이브”. 애디와 일행들의 험상궂은 인상에 잔뜩 겁을 먹고 있던 그 사람은 무슨 뜻인지 몰라 꼼짝하지 않고 그대로 벽만 보고 서있었다. 에디는 동양인이 ‘파이브(five)’를 몰라서 그러는 줄 알고 손바닥으로 엘리베이터 벽을
천혜의 아름다움을 지닌 내 고향 죽변을 자랑합니다. 죽변4리 등대 (드라마 세트장) 일대의 마을, 3리, 2리의 송정마을, 1리의 잿마을, 후정리의 방축골, 봉평리, 자연친화농법을 자랑하는 화성리, 죽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동해의 절경은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죽변에는 스카이바이크 관광산업시설, 해양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국내 유일무이한 해양과학 교육중심기관인 국립해양박물관, 곧 완성되는 수산물복합공간 이 모두는 우리 죽변의 귀중하고 자랑스러운 관광자원입니다. 동해안의 관동팔경 탐방로와 연결되는
유월이 오면온정 김용수 해마다 유월이 오면, 우리 집안의 가족사와 함께 20대에 홀로 되어 오로지 신앙의 힘으로 어린 두 남매를 어렵사리 키워 온 숙모님 (작은 어머니) 의 고단하고 슬픈 삶이 생각난다.그리고 단 하나 뿐인 형제를 동족상잔의 전쟁에 빼앗기고 비통하게 사셨던 아버님의 탄식과, 유월 유일 현충일 날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로 시작되는 비장한 현충일 노래가 생각난다.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서당 공부를 잠깐 하셨던 아버지는 일찍이, 어린 나이에 그 당시 지배국이던 일본으로 건너가
초가삼간의 행복 32 얼마 전 윤여정 배우가 오스카 여우 조연상을 받았다. 참으로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한국 언론들의 줏대 없는 호들갑을 보면서 수치와 모욕이라 할 만큼 자존감에 상처를 받았다. 적어도 역사의식이 반듯하고 민족의 자긍심이 있다면, 윤여정배우의 수상에 대한 기사의 방점은 그가 출연한 ‘미나리’ 라는 작품과 뛰어난 연기력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한국인 최초’ ‘동양인으로서 두 번째’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그의 재치 있는 영어실력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쏟아지는 것
옛날에 어떤 왕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과연 백성들에게 선(善)한 정치를 베풀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감(懷疑感)을 느끼고 있었다. 왕의 초대를 받고 찾아간 현인(賢人)은 그가 충분히 선한 정치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왕이 우연히 경험했던 일화(逸話) 떠올리게 한다. 어느 날 왕은 궐 안을 거닐다가 제사에 희생될 소가 끌려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왕은 문득 소가 애처로워 보였다. 불쌍히 여긴 그는 죄 없는 소가 벌벌 떨면서 사지로 가는 것을 차마 못 보겠다며, 소를 다시 외양간으로 돌려보내게 한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