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절과 오판김진문 논설위원1960년대, 재야 사학자 임종국 선생이 쓴『친일문학론』은 친일파 연구의 효시라 할 만한 책이다. 이 책에는 일제강점기 때 변절한 친일문학인들의 작품과 행적이 나온다.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졌던 최남선, 이광수, 서정주 등을 포함해 수많은 작가들이 망라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친일파연구가 일천한 때여서 발간초기부터 문단에
"대체로 이 아홉 고을은 모두 바닷가여서 주민은 고기잡고 미역따며 소금굽는 것을 생업으로 한다. 그래서 땅은 비록 메말라도 부유한 자가 많다."한국의 명저 이중환의 강원도 편에서 울진을 포함한 강릉 등 동해안 아홉 고을을 묘사한 문장이다. 고기 잡고 미역 따는 일이야 지금도 생업이지만 소금 굽는 일은 사라진지 오래다.
논설위원 김진문필자는 소나타를 10년 넘게 타고 있는데 요즘 고장이 꽤나 잦다. 몇 년 전에는 주행 중 엔진이 타버려 새로 갈았고, 가끔은 부주의로 밧데리가 나가 긴급 출동을 호출해야 했다. 요 며칠 전에는 바퀴에 이상이 생겨 정비소에서 제동장치를 고쳤다. 둘레 지인들은 이제 10년 이상 탔으니 폐차하라고 은근히 부추기나 아직도 괜찮은데 뭘 바꾸어? 하지만
정호승의 ‘결빙’ ... 순간은 뜨겁다/ 꽝꽝 얼어붙은 겨울강/ 도도히 흐르는 강물조차/ 일생에 한 번은/ 모든 흐름을 멈추고/ 서로 한몸을 이루는/ 순간은 뜨겁다여행 당일인 11월 10일 토요일 오전8시, 울진군청 광장. 하늘엔 구름이 끼고 바람이 다소 불었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비가 온다고 하였지만, 구름 사이로 비치는 파란하늘이
이종주 (사단법인 장날 상임이사)방남수 시인의 첫시집을 받았다. 표제시가 ‘보탕’이었다. 보탕이란 뜻도 모른 채, 시를 읽었다. 시를 읽고 나니 설명이 있었다. 보탕의 표준말은 ‘모탕’인데, 강원도와 경상도 일부 지방에서는 방언으로 보탕이라고 쓰며,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이라는 뜻이었다.그 시
서면 쌍전리 독자 배정훈“아, 그래도 박근혜가 돼야 돼!” “여자라서 안된다니까 그러네. 여자가 대통령이 되불믄 나라에 망조가 든다는 거여.” “임마여, 그래도 박정희 딸내미잖여. 믿어보자고. 지 아비 맹키로 제대로 함 갈아엎어불랑가 아나? 울진이 요만크름 사람 사는 것도 다 박정희 전두화이 때 용 쓴
논설위원 김진문산길을 가는데 뭔가 차바퀴에 뿌직하는 느낌에 차를 세웠다. 개구리인가 싶었는데 사마귀였다. 찻길 동물사고(roadkill)가 어디 한 둘이겠는가 마는 어쨌든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런데 저 앞에 몇 놈이 진(陣)을 치고 있다. 가을 햇살에 아스팔트 바닥이 따뜻해서 나온 게지. 아니면 사냥을 나왔든가. 모두다 배를 아스팔트 바닥에 딱 대고,
논설위원 김진문아침 일찍 발품을 팔아 오른 낙동정맥 봉우리! 800고지다. 안일왕산성 부근, 벼랑 끝! 아스라한 대왕 소나무(일명 안일왕산소나무)를 보는 순간! 내 몸이 뒤틀린다. 둘레의 풍광과 함께 아득하다! 아, 저건 단순한 소나무가 아니라 하늘을 꿈꾸는 용송(龍松)이다. 아니 신령스러운 영혼이 담긴 신목(神木)이다.산신령이 따로 없겠다! 낙동정맥의 푸
바람도 없는 땡볕아래그늘이 그늘을 보듬는다.나무들도 제마다 그늘을 만들어산새들을 품어준다.산들의 큰 그늘 넉넉한 풍경이 된다.산 너머에서 허겁지겁 달려온 구름 녹색 들판에 흐르는그늘이 된다.흘러가서 오지 않은 시간이제 그늘로 어딘가에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 있을까?저 미루나무 잎!햇볕에 반짝이는 사랑 노래를 보라!그 사랑노래는 비로소 그늘이 되어 아늑한 숲이
논설위원 김진문비 온 후 연호는 더욱 생기발랄하다. 연잎에 알알이 맺힌 수정보석들, 폭염에도 녹지 않는다. 수양버들은 휘휘 늘어졌다. 오랜만에 연호정의 기와 끝 하늘이 세수한 듯 파랗다. 연호둘레가 녹색정원으로 한 철을 녹음방초하며 지나고 있다. 연못생태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연호는 그야말로 온갖 수서곤충과 조류, 식물들이 번성을 구가하고 있다. 언제 새끼
나는 최인호의 소설 ‘상도(商道)’라는 책 제목만 보고서는 ‘장사에도 도가 있을라나?’하고 의아해 했지만, 읽고 나서는 장사에도 도가 있고 장사꾼들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도가 될 수 있다는 감동을 받았다. 특히 가득 채워지지 않는다는 계영배(戒盈杯)의 경계를 통해서 이를 실천해 살아간다면 세상풍파를 줄일 수 있고,
갑작스러운 폭우로 주택 침수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는 요즘 작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피해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똑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 보다 비 피해에 대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축대붕괴,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생기고 그동안 내린 빗물이 지반에 스며들면서 낙석이
논설위원 김진문예로부터 울진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는 세 갈래 큰길은 흥부의 십이령, 온정의 주령, 그리고 매화에서 시작되어 영양으로 넘어가는 고초령으로 알려져 있다. 해발 700여미터의 일명 『높을재』라고 하는 고초령(高草嶺)! 나는 이 높을재를 달리 이름하고 싶다. 그래서 高草嶺이 아닌 민초들의 온갖 애환-괴로움과 어려움-이 깃든 苦楚嶺으로. 그럼에도 이제
바로 내가 사는 집 앞에서 발생하고 있는 쓰레기 문제와 배수 문제를 보면서, 가끔씩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발전적 사고방식으로 생활 또는 공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부다.약 한달 전 집 앞 소방도로의 굴곡진 부분에 아스팔트 포장을 했다. 그런데 깨끗이 포장되기 전보다도 더한 생활불편을 겪게 되고 보니 고마운 생각보다는 원망이 앞선다.이곳은 예전부터 장마
최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의정 운영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즉시 대표직 사퇴서를 냈다. 한수원에서는 임직원들 비리에 대해 국민들께 고개숙여 사과드리며, 10만 시간 사회봉사 활동으로 반성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정부와 정당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외교, 정부 정책, 재벌, 군, 교육, 법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는 요즘,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기 위해 바다나 강, 계곡 등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해 물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친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윤활유가 될 수 있는 즐거운 여름휴가지만 자칫하면 각종 안전사고로 휴가를 망칠수도 있으니 항상 안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매년 물놀이 안전사고는 6월~8월 집중적으로 발생하였고 여
김주영 선생님 집필실 현관을 열고 자전거를 탄다. 솔숲을 지난다. 유월의 솔숲은 맑고 푸르다. 솔가지에는 후투티가 노래하고 솔숲에는 잔솔 사이로 까치가 산책한다. 참새들의 비행은 귀엽다. 다투어 피어나는 식물에게 무릎 꿇어 잎을 맞춘다.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무릇 햇빛과 공기와 물만으로도 자급자족하는 건강한 식물이 있어야 동물도
피라미드는 250만 개의 바탕돌이 하나하나 쌓여서 마침내 가장 꼭대기에 머릿돌이 하나 놓인다. 그리하여 시간을 이긴다. 머릿돌이 창조성이라면 바탕돌은 인문학과 기초 과학일 터이다.삼성은 바탕돌을 소홀히 한 탓에 핸드폰을 팔아서 벌어들인 돈의 절반을 퀠컴사의 특허료와 생산, 검사, 장비 구축 비용 등으로 지불한다. 어디 삼성 뿐인가? 허겁지겁 모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농촌에서는 닭서리, 콩서리, 복숭아, 참외, 수박서리가 재미삼아 있었다. 서리란 청소년들이 모여서 과수원의 과일이나 논밭의 곡식 등을 주인 몰래 조금씩 따거나 베어다가 나누어 먹으며 노는 놀이문화이다. 그 당시에는 들키더라도 주인이 대개 용서하고 넘어 갔다. 농촌에서 자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는 이 서리 문화가 아련한 추억으
이종주/시인, 사)장날 상임이사어느 나라에 왕이 있었다. 왕위를 물려받고 나라를 시찰해 보니 엉망이었다. 신하들은 게을렀고 백성들은 굶주렸다. 국고는 비어 있었고 아무도 나라를 걱정하지 않았다. 왕은 고민 끝에 자신의 습관을 고치고 왕족을 다그쳐서 건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신하들도 설득했다. 그러나 좀처럼 나라 살림은 나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