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 논설위원
울진신문 애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기쁨과 행복, 그리고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올해는 단기 4344년 신묘년, 토끼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다른 시각에서 본 덕담을 하고자 합니다. 그 시각이란 이 시대의 성실,경쟁,공정,상생 대한 가치관입니다.

첫째, 성실의 아름다움입니다. 이솝이 추구한 가치관은 느림보 거북이의 성실함이 재빠른 토끼의 게으름보다 낫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순무식한 토끼는 자기능력을 과신하고, 낮잠만 자다가 패하고 말았습니다. 목표(방향)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가는 거북이의 무서운 저력을 무시했습니다. 결국 성실한 거북이가 승리했습니다. 목표를 향한 노력과 성실의 가치관은 이솝시대나 오늘날이나 변함없이 존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오늘날과 같이 속도와 정보, 경쟁으로 민감한 시대에 잠자는 토끼가 어디 있겠습니까? 토끼의 쫑긋 세운 두 귀는 정보의 안테나요, 지혜로 반짝이는 두 눈, 재빠른 속도감 따위는 정보시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속도에는 경쟁이 뒤따릅니다. 따라서 『빨리빨리』라는 속도의 민감성과 정확성을 요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우직한 느림보는 도태될 뿐입니다. 뭐든지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경쟁시대는 인정사정이 통하지 않습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이 경쟁 상대자이기 때문입니다. 나만 존재하고 너는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경쟁만이 능사인 사회는 따뜻한 가슴이 결여된 비인간화를 부추길 뿐입니다.

셋째, 남보다 앞서려는 속도와 경쟁에는 자칫하면 기회주의와 반칙이 끼어들 수 있기에, 거북이가 “너는 뭍에서 잘하지만 나는 바다에서 잘 하거든, 달리는 장소를 바꾸자!” 애초부터 공정하지 않은 경기라고 문제 삼을 수도 있겠습니다.

공정에는 출발점의 조건, 기회균등,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이 뒤따릅니다. 따라서 공정한 사회는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사회, 법 앞에 평등한 사회, 승자가 독식하지 않는 사회, 기회와 실력이 주어지면 역전과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 서민과 약자가 보호 받는 사회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정의로운 사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아직 공정한 사회로 가는 합당한 조건들과 장치들이 많이 미흡한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부르짖는 공정한 사회가 한낱 정치적 수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넷째, 거북이의 잘못은 없을까요? 잠자는 토끼를 깨워 함께 정상에 올라야 하는데 자기만 욕심을 부렸습니다. 토끼와 거북이는 함께 산에 올라가야 합니다. 강에서는 거북이가 토끼를 업고, 물을 건너고, 땅에서는 토끼가 거북이를 업고 뛰어야 한다는 것, 협동정신입니다. 팀워크 정신입니다. 그래야만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 일등만이 최고가 아니라 최선을 다한 꼴찌도 함께 가야 합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선을 위한 상생입니다. 무엇이 공동선인지는 공동체 구성원의 합의가 있어야 하겠지만요.

애독자 여러분! 지난 경인년은 호랑이의 사나움이 넘쳤든 한 해였습니다. 더구나 남북관계가 힘과 힘의 대결로 맞서 우리는 불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결코 좋은 전쟁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가 잘 되어 평화의 시대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신묘년 새해는 만인이 만인에 대한 경쟁만의 세상이 아니라 토끼가 주는 따뜻함과 거북이처럼 성실한 사람이 대우받고, 너와 나 함께 상생하며, 평화롭고 공정한 우리 사회가 되기를 함께 기원합시다. 울진신문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여러분들의 눈과 입과 귀를 대변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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