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농에서 논,밭 2만5천여평 경작하는 대농가로 성장

농사는 해볼만한 천직, 남은 여생도 땅에다 승부를 걸 것

 

요즈음 경종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농사는 짓는 만큼 적자라고 한다. 그래서 자식들이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실망한다. 그런데 울진읍 온양리 온곤동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온 김윤복(57세)씨는 다르다.

그도 많은 빚을 지기도 했고, 소를 키우다가는 허리가 휘기도 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김윤복씨는 농사는 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확신한다. 평생 농사를 지었지만, 먹고 살만해지기는 겨우 4~5년 전부터라고 하면서도.

특히 경종농업을 하는 농사꾼이면서도 자신의 직업에 이처럼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다.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패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런데도 무엇이 그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주었을까.

그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새 작목의 시험재배를 통해 결과에 상관하지 않고, 연구하고 몰두하는 실험정신 즉 도전정신이었다.

그가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영농규모를 보면 그가 얼마나 소처럼, 곰처럼 열심히 일하는 지를 알 수 있다.

김윤복씨 두 부부가 짓고 있는 벼농사 규모는 약 17,000평이고, 밭농사 규모는 약 8,000평이다. 보통 아침 7시경부터 일을 시작하여 저녁 7시까지 하루 열두시간을 일한다니. 이처럼 열심히 일하면 하늘이 도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웃사람들은 그에게 ‘곰티’라고 별명을 주었다.

지난해는 운이 좋았다. 벼, 배추, 무, 고추, 마늘, 감자 등의 농사를 지어 지금까지 최고 농업소득인 약 8천만원 소득을 올렸다. 사람들은 벼농사의 소득이 제일 떨어지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그는 소득은 적지만, 많이만 지으면 벼농사 소득이 안정적이라고 하는 데는 놀랍다. 천상 농사꾼이다.

그러나 절반은 농사비용이다.
특히 농기계 수리·관리비가 많다. 트랙터 2대, 콤바인 2대, 경운기 1대, 포크레인 1대, 차량 3대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다음으로는 인건비다. 일시에 일손이 필요할 때는 사람들을 산다. 그런데 요즈음은 농사품을 사는 것이 쉽지도 않다고.

그가 남들하고 틀리는 또 한 가지 실험정신이다. 울진 농민들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새 작목을 찾아내어 시험재배를 한다. 지금까지 시험재배가 성공한 적은 없지만, 계속 도전하고 있다. 앙골라 토끼 사육, 파인애플 재배, 과수원 조성, 약초 재배 등 여러 가지를 시험했다.

지난해는 약 200여평에 유럽에서 인기가 있는 버찌와 비슷한 기능성 과일 ‘블랙초크메리’를 시험재배하고 있고, 2년전부터는 1,500평에 ‘아피오스’(인디언 감자)를 재배하여 수확기를 맞았다.

아피오스는 북미원산의 콩과 덩굴성식물로서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 우유 2배의 칼슘과 철분, 비타민 E, 카로틴, 식이섬유가 다량 들어 있어 당뇨, 고혈압, 강정, 강장, 항노화, 아토피 개선에 큰 효과가 있어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농사 이제 힘들고 싫증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농사는 인생을 걸어볼만한 직업이므로 남은 여생도 농사에 승부를 걸어 볼 것이란다. 평생을 고향에서 땅을 일구며 살아온 사람, 그가 고향을 지키는 울진 사람이다. 이런 성실한 울진지킴이가 아직 포상 한번 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상했다.


                                                               /전병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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