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우리나라 유아교육기관으로는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공·사립 어린이집 등이 있다. 그 기능을 크게 교육과 보육으로 나눈다고 할 때 교육부문은 교과부나 도교육청 관할의 국·공립, 사립유치원이 맡고 있으며, 보육은 보건복지부 관할아래 어린이집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보육과 교육기능이 혼재된 상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원화 되어있는 두 기관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법령정비, 주도권다툼의 부처이기주의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보이나, 향후 유아교육의 공교육체제 확립은 시대의 과제이기도 하다.

최근 교육당국에서 울진공립단설유치원설립추진단을 구성하였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는 유아교육 공교육체제 확립의 기반 조성이라는 교육정책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이고 의미 있는 일이며, 그간 울진지역도 공립단설유치원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여론의 지속적인 요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단설유치원이란 5학급이상의 공립유치원으로 기존의 소규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는 달리 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전용시설과 독립된 운영체제를 갖춘 미래지향적인 유아학교 모델이라 하겠다.

우선 시설면에서 병설유치원은 설립당시부터 재정부족으로 초등학교에 남는 교실을 이용, 더부살이를 해온 격으로 유아의 신체 구조에 맞지 않은 초등학생을 위주로 한 학교시설과 설비라서 유아안전이나 질 높은 교육활동을 전개하는데 걸림돌이 된 것은 사실이다.

단설유치원은 일반교실, 유희실, 기록관, 계단실, 종일반취침실, 행정실, 보건실, 학습준비실, 급식실, 화장실, 도서실등의 교실과 놀이터와 같은 야외 시설이나 설비를 유아의 발달에 적합한 교육환경으로 갖추게 된다. 교직원 구성 또한 원장과 전문교사, 보조 인력들이 배치되어 업무의 효율성과 교육과정운영의 자율성 확보로 체계적인 유아의 안전, 영양, 보건위생 등에 있어서 질 높은 교육이 가능하다.

교육복지측면에서 저소득층 미취원 유아의 취원율을 높임과 동시에 유아의 특수교육, 다문화가정 등의 소수자를 배려한 학급개설이나 교육도 가능하게 되어 교육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학부모의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다. 교육비부담도 대도시 뿐만 아니라 읍·면지역에서도 공립보다 사립의 교육비가 비싼 형편이다.

또 하나는 유아교육의 위상 제고이다. 공립유치원은 투명한 임용과정과 지속인 연수와 연찬으로 우수한 교사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으나 시설의 열악성, 전문경영체제의 미흡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의 제한이 있어 타보육시설이나 사립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는 측면도 있었다.

따라서 단설유치원은 쾌적하며 안전한 시설에서 이름에 걸 맞는 유치원교육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한편 취원대상 유아는 울진읍을 중심으로 울진, 울진남부, 노음, 삼당의 4개 병설유치원으로 그 범위가 결정되었다 한다. 이는 당국에서 단설유치원 설립으로 타 유치원과 보육기관들의 원아수급에 따른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설립예정 부지도 자연생태와 전원환경과 교통접근성을 고려한 읍남리 근처라고 하니 아주 적절한 곳으로 생각한다. 어쨌든 추진상 어려움과 민원제기 등의 문제는 당국과 수요자, 그리고 관련기관들이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공립단설유치원설립! 어느 곳에 있든지, 어느 계층이든, 어떤 형편에 있든지 교육비를 걱정하지 않고 부모들이 마음 편하게 유치원에 보낼 수 있도록! 유아들은 지금보다 더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그래서 교사들은 더욱 신명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것, 따라서 모든 유아가 현재에 공평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어른들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책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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