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지난 7년 전의 전철을 밟고 있다. 04년 울진원전 5,6호기 분 특별지원금 647억원 사용 형태와 비슷한 수십 가지 사업에 쪼개 쓰려하고 있다.

신 울진원전 1,2호기 특별지원금 1,245억원의 사용 계획을 세우면서. 매년 10년간 들어 올 기본지원금 약 2천억원을 포함하며, 총 규모 약 3천억원이나 되고, 10년간 한수원 집행 지원금 약 1,800억원을 포함하면, 약 5천억원에 달한다.

구상 자체는 대단해 보인다. 국`도비와 민자를 합한 1조 1천억원을 포함하면, 전체 약 1조7천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계획안이다.

그러나 신울진 1,2호기 특별지원금 1,245억원을 종자돈으로 보아야 한다. 주변지역에 지원되는 기본지원금과 한수원이 직접 사용하는 지원금을 울진군의 장기계획에 포함시키려는 것은 해당지역 주민들과 한수원의 동의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달 두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오는 16일 확정 발표될 울진군의 용역결과서는 30억원이 들어가는 소규모 사업에서부터 40여개의 사업에 쪼개어 쓸 계획이다. 04년 초 울진군의회가 집행부의 647억원의 20여개 사업안을 주민의견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통과시키자, 시민 단체 등 주민들도 백지화하라며 야단이 났다.

나는 04년도에 ‘원전특별지원금 647억원의 사용처 결정을 재고하라.’ 는 이번 주장과 비슷한 논설을 쓴 적이 있다. 당시 울진군 행정수반의 자질이 심히 의심스럽다며, 강력히 질타했다. 사업선정의 원칙도 기준도 없는 백화점식 계획이었다.

당시 죽변청년회장은 의회 사무실에 똥물을 퍼부어 수개월 영어의 몸이 되었다. 그 당시 군의회는 집행부의 647억원 사용에 대한 동일 안을 04년까지 7년 동안 3~4회 부결시켰으나, 결국은 통과시켜주고 말았다. 그동안의 수백억원의 이자를 날렸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이는 없었다.

개인도 얼마간의 돈이 모이면, 대학갈 아이 등록금으로 준비하고, 좀 더 많이 생기면, 아이들 결혼 자금으로 쓸 계획을 세운다. 억 단위 이상의 돈이 생기면, 집을 사거나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울진군은 어찌된 영문인지 연초에 사업의 타당성 용역을 주면서, 푼돈 만들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 돈의 의미는 일본의 후쿠시마 사태에서 보듯이 군민의 생명수당이다. 이 돈의 성격에 걸 맞는 사용기준과 사업 선정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군 예산의 편성도 특별회계 재원을 그 목적에 맞게 세우듯이, 이 돈의 성격이 특별하므로 특별한 사업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첫째 국`도비를 지원받아 이미 타`시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은 제외되어야 한다. 둘째 특정 계층이나, 특정분야 사람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사업은 안된다. 전체 군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이익이 돌아가는 사업에 써져야 한다.

셋째 생산성이 있고, 고용 창출효과가 큰 사업에 투자되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 1천억원 이상 투자될 대단위 사업에 써져야 한다. 기본지원금과 한수원의 직접 집행 지원금 사용이 합의돼, 최소 3천억 ~5천억원을 종자돈으로 한다면, 최소 단위사업 규모가 1천억원 이상이 투자될 큰 사업이라야 한다.

이 돈을 사용할 곳을 많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면, 좋은 구상들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독립 법인체를 만들어 뭔가 울진에서 가능한 공장을 세우든지, 송이나, 대게, 금강송과 관련한, 전국에 없는 특화된 관광타운을 조성하든 지, 금강송 생수공장이나, 대규모 황금소금을 생산할 염전조성 사업도 한 가지가 될 것이다.

건국대 병원에 심장병환자들이 몰리면서 활성화 된 것은 파격적인 조건을 제공하고 초빙한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 한사람 때문이다. 서울중앙병원의 문덕복 외과의사나,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김홍경 한의사를 초빙도 생각해 볼 일이다. 꿈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돈 3~5천억원을 가지고 하지 못할 사업은 없다.

그리고 고구려 소리 열두마당 재연 유일한 보유자 효성스님과 함께 울진군을 고구려 성과 문물을 보유한 ‘고구려군’으로 만들어 볼 계획을 세우든 지, 민사고나 축구전문학교 같은 학비 잔액 무료의 특수학교를 세운다든지, 초`중`고생 수업료, 급식비, 교복비 등 전액지원이나, 10년 뒤 전국체전을 유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용역업체에서는 3차례나 주민 공청회를 가지고, 지역의 오피니언리더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이번 계획을 수립했다는 데 사실인 지도 궁금하고, 울진군에서는 피 같은 돈 용약비만 날렸다는 아쉬움이 크다.
지금이라도 원전지원금 사용계획과 관련하여 주민의견을 충분히 듣고,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어 고뇌할 민`관 위원회 같은 제3의 단체를 만들어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전병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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