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진 문 논설위원
청년 울진신문! 울진신문이 10월 5일로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1991년 10월 5일, 정론직필의 기치를 내걸고 지역신문을 만들기 시작한지 20년의 세월이 흐른 것. 참으로 소중한 20년이었다.

이제 창간 초, 창간준비위원과 편집에 참여했던 필자로서 소중한 20주년의 그 의미는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것은 20주년이 우리나라 지역신문의 앞날, 즉 한국 지역신문의 100년 대계를 가름할 수 있는 분기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기점에 선 울진신문은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20년 역사의 중요성보단 앞으로의 80년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역에도 언론매체가 5개나 되고 인터넷에 나오는데 뭐 하러 종이신문 보나”고들 한다. 그렇지 않다. 종이신문은 인터넷과 다르다. 다만 종이신문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정보 홍수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정보의 갈증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청년 울진신문은 군민들이 목말라하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창간당시 벽촌 울진에서 지역신문을 창간하고자 했던 전병식(현 주필) 후배의 발상과 제의를 필자에게 하였을 때 뜬금없는 소리로 여겼다. 그의 지론은 이제 민주화시대를 맞아 군단위의 지역 신문이 하나쯤은 꼭 필요하며 누군가가 해야 한다는 것, 문제는 신문 창간에 드는 재정 등. 그러나 돈은 자기가 해결할 테니 기사작성 등 편집과 취재 등 글 쓰는 일을 도와달라는 것, 하지만 창간이 될까? 창간이 된다하더라도 끝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대로 밀고 나갔고, 나로선 창간발기에 참여 할 인사들을 소개해 주고, 신문의 편집방향, 기사작성 등을 조언하였다. 이렇게 하여 울진신문은 경북에서도 드물게 태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간당시 자기 일처럼 도와주신 몇 분들이 기억나기에 거명함을 양해바란다. 여러 어려움에도 창간준비위원장을 수락해준 도경호님(현 수의사), 신문제호를 써주신 고 남종순 문화원장님, 제1대 사장 정원영 선배님, 울진신문 상징(로고)과 만평을 그려준 김성준 선배(현문화유산해설사), 사무실 집기마련에 도움을 김종헌님(현 한의사)재정적으로 후원해준 김일진 선배 (현 기원운영)등이다.

또 하나는 사실 지역신문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일천했던 당시, 남상민 후배(현 유엔사무국아태환경담당관)가 제공한 우리나라 군 단위 지역신문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홍성신문(1988년 12월 1일 창간)자료는 당시에는 아주 훌륭한 모델이 되었고, 남봉우 후배(현 내일신문 편집국장), 강진철 후배(전 부산일보 편집부장) 등의 조언은 울진신문 창간과 편집방향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밖에도 창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분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당시 신문편집은 컴퓨터에서 뽑은 기사를 대지에 일일이 칸을 나누어 붙이는 수작업이었다. 그러다 보니 기사 분량을 가늠하지 못해 다시 떼고 붙이는 일도 많았다. 지금의 매킨토시로 편집·인쇄하던 것과는 달리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1991년, 원전건설 반대 운동이 한창때는 호외를 만드느라 밤새는 즐거움과 약속한 광고가 늦게 들어와 신문 발간 일을 넘기기도 했으며, 필자와 창간준비위원 몇이 정치적 기사 게재가 문제되어 검찰조사를 받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잠시 정간, 재정적 어려움 등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고비를 잘 넘겨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에도 울진신문이 정론직필, 문향재건, 군민총화라는 창간정신에 충실했는가를 묻고자 한다. 다시 말해 지역의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하는 역할, 지역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치는 따뜻한 가슴, 지방권력과 자본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견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대안의 모색, 그간 독자와 군민들로부터 받은 사랑과 성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공익정신을 지켜왔는지 겸허히 되돌아보아야 한다.

따라서 울진신문은 화합, 평등, 감시, 대안, 공익의 다섯 가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이를 통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은 물론 군민이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깨어 있는 신문’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길 바란다.

청년, 울진신문, 더욱 변화 · 발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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