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 김진문
생뚱맞은 비유와 표현일지 모르나 선거는 전쟁이다. 전쟁은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총칼을 든 군대가 투입된다. 무력이 강할수록 유리하다. 선거의 승패는 민심의 흐름이 좌우한다. 여기에는 표를 가진 대중이 투입된다. 이른바 유권자다. 유권자의 지지와 선택이 결정한다. 다수표를 얻는 자가 정치지도자가 된다. 여론조사로 민심의 흐름과 그 지지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최후의 승리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올해는 두 차례의 표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총선과 대선이다. 민심은 표심이다. 표심의 양상을 나름대로 짚어본다.

1대 99의 대결 양상이다. 빈부 격차가 가져온 양극화 현상이다. 이른바 경제적 박탈감이다. 수출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는데 내 주머니는 텅텅 비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는 가진 것 없는 99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은 부자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려고 당명을 급히 바꾸었다. 그 진정성은 두고 보아야겠지만 어찌 보면 꼼수일 수 있다. 그렇다고 진보라 이름 붙은 야당들은 그 반사 이익을 챙길 것인가? 언감생심일 수 있겠다. 하지만 민심은 물 따라 흐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크게 보아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다. 민주와 독재의 대결이다. 아직도 남아 있는 일제의 식민잔재와 독재후예들에 대한 심판의 장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 선택에 대한 결과와 책임은 유권자의 몫이다. 여당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따라서 4.11 총선의 표심은 12월 치러지는 대선의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또 하나, ‘꼴보수’라는 탐탁지 않은 오명이 붙은, ‘우리가 남이가’ 하는 영남권 민심이 이반되고 있다. TK와 PK의 분리조짐이다. 어찌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른바 노풍이 낙동강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과연 노풍은 강풍이 될까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인가? 이에 맞선 박풍은 성공할 것인지? 부산 경남이 옛 야도野都로 변할 것이지? 노일병 부활과 박일병 구하기의 적벽대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 승패는 제갈공명만이 알 것이다.

그리고 눈여겨 볼 것은 우리나라 최초 청년정당의 태동이다. 민주화 이후 그간 정치에 무관심했던 2030세대들의 정치 감각과 의식이 깨어나고 있다. 이들 세대는 기성 정치권이 그들을 대변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청년 실업자 100만 시대, 연애, 결혼, 출산도 포기한 3포 세대, 암울한 미래를 그들 스스로 개척하고자 나섰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청년정당이 의회에 진출하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청년정당의 출현은 우리 정당사에 이변으로 그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되는 현상이지만 후보자의 난립은 어지럽다. 정치인은 평소 대중을 위한 봉사와 희생의 덕성을 지니고, 몸으로 실천해야 하며, 정책적 식견이 탁월해야한다. 우선 인물다운 인물인지 눈여겨 볼일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은 정치를 소나 개나 하는 쇼로 보는지? 이른바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무개념형, 철새형, 뻔뻔형, 과거水형, 탐관오리형의 인물들은 철저히 유권자가 응징해야 한다. 따라서 4월 총선은 지도자 깜냥도 안 되는 같잖은 인물들을 분리수거하는 대청소날이 되어야 한다.

진보나 보수를 막론하고 후보 난립에 따른 현명한 교통정리가 승패를 좌우한다. 이는 합종연횡, 단일화여부에 달렸다. 하지만 때로는 무소속이 강세를 발휘하기도 한다. 울진은 어떤가? 각개전투를 할 것인가? 단일화로 공동전선을 형성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공천 여부와 단일화가 승패에 주요인이 될 것이다. 민심의 사자성어는 반면교사로 흐르고 있다.

노벨문학상 시인 엘리어트는 그의 시 『황무지』에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길러내는 4월은 잔인하다고 했다. 과연 올봄, 4월은 잔인한 死月이 될 것인가? 누가 승리의 한 떨기 라일락꽃을 피울 것인가? 이미 총성 없는 전쟁은 시작 되었다. 선거의 계절, 사월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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