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물질은 방사선을 내는 물질이다. 원전이건 핵무기이건, 우라늄이 핵분열하면 약 200가지 정도의 방사성물질이 만들어진다. 이론적으로는 200가지 방사성물질이 모두 환경으로 유출될 수 있는데 세슘, 플루토늄, 스트론튬, 옥소, 삼중수소, 코발트 등이 그것이다.

이 200가지 방사성물질은 모두 방사선을 방출한다. 어떤 것은 알파선만을, 어떤 것은 베타선만을, 어떤 것은 감마선만을 방출하고, 어떤 것은 감마선과 베타선을, 어떤 것은 알파 베타 감마선을 함께 방출한다. 또 방출되는 방사선의 에너지도 방사성물질별로 다르다. 어떤 것은 강력한 에너지를, 어떤 것은 약한 에너지를 방사선에 실어 내보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방사성물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

그 오해란 방사성물질을 한 개만 먹어도 큰일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같은 방사성물질이라도 반감기도 다르고, 내보내는 방사선의 에너지도 다르며, 우리 몸의 구성성분(물, 탄소, 질소 등)과 화학적으로 작용하는 방법도 다르고, 인체 내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다르다. 당연히 그 영향도 방사성물질별로 다르다.

그래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에서는 200가지 이상 되는 방사성물질을 인체에의 영향 정도, 즉 독성을 구분해서 기준치를 만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기준치도 ICRP에서 만든 기준치를 근거로 만들었다.

후쿠시마나 울진원전에서 방출된 방사성물질이 공기나 음식물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갈 수는 있다. 문제는 그 양이 얼마인가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기준치보다 적으면 아무 문제가 안 되는 건데, 사람들은 기준치의 1/100이나 1/1000이라도 음식물 속에서 어떤 방사성물질이 발견되었다면 큰 일이 나는 줄 안다. 건강 측면에서 본다면 그건 그냥 발견되었다는 의미 이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국민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말을 정부나 원전에서 하는 것이다.

방사성물질의 양은 베크렐(Bq)이라는 단위를 쓴다. 예를 들어 “채소 1 kg 속에 세슘-137이 5.5 베크렐 검출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그렇다면 방사성물질 1 베크렐은 무게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까? 방사성물질별로 다르지만 대략 수 조 ~ 수 천조 분의 1 그램 정도 된다.

수 백조 분의 1 그램을 먹는다고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런 독한 물질이 있을 수 있는가. 우리 인체가 그렇게도 민감하고 정밀한 시스템인가. 만약 우리 인체가 그런 시스템이었다면, 인간은 변화무쌍했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벌써 멸종되었을 것이다.

위에 기술한 인공 방사성물질 말고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자연방사성물질도 우리 생활환경에 많이 있다. 특히 칼리-40(K-40)이나 라돈-222(Rn-222)라는 자연방사성물질은 우리 주변에 상당한 양으로 곳곳에 퍼져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으로부터 단 한 순간도 피폭되지 않을 수 없다.

인공 방사성물질이나 자연방사성 물질이나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은 똑같으며, 나오는 방사선도 똑같은 방사선이다. 따라서 같은 방사성물질이라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똑같다. 인공 방사성 물질이라고 더 독한 것은 아니다.

올해 3월, 경북대학교 방사선과학연구소에서 주민설명회를 통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쌀 1 ㎏ 속에 칼리-40이라는 자연방사성물질이 33 베크렐 들어있었다. 칼리-40이 33 베크렐 들어있는 쌀을 우리는 매일 먹고 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 마찬가지로 칼리-40 대신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한 인공 방사성물질인 세슘-137이 33 베크렐 정도 들어있는 쌀을 먹어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방사능에 대한 지나친 우려, 그것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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