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큰 관심을 보여준 선거였다. 아직 성차별이 심한 한국사회에서 첫 여성 대통령 배출은 하나의 큰 사회적 진전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대표 국가격인 미국에서도 역대 45명을 뽑은, 무려 2백년이 넘어가는 대통령 선거사에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오바마가 흑인 유색종으로서 미국의 첫 대통령에 당선되자, 나는 감격해 눈물을 글썽거린 적이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선진국에서도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은 심하다. 민주주의 역사가 미국보다 유구한 유럽에서는 아직 유색인종 국가 수반은 선출되지 못했다. 미국은 역시 다르구나! 미국인들의 프론티어 정신이야말로 곧 남보다 한발 앞서가는 선구자적 정신과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 당선을 비중있게 다루었다. 지구 한 곳의 미개사회가 비로소 문명국으로의 진입이라도 하게 되었다는 듯이. 프랑스 AFP 통신은 “전 독재자의 딸’ 인 박 후보가 승리할 것 같다.” 는 뉴스를 세계 언론사에 타전했다.

그 외 중국의 신화통신을 비롯한 세계 주요 통신사들도 경쟁적으로 “박 대통령 18년 통치의 정당성을 입증하게 되었다.” “박 후보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과 확대된 소득 격차, 줄어든 일자리, 재벌에 대한 반대 등을 물려받게 됐다.” “추운 날씨에도 이번 대선 투표율은 75.8%에 달해 1997년 이후 가장 높았다.” 며 관심을 보였다.

또 “박 당선인이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이래 숱한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을 구해내고, 마침내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며, 박 당선인은 “원칙과 신용을 중시하는 정치인" 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중국의 환구시보 인터넷판에서는 “한국의 이번 대선이 보수와 진보 세력의 대접전 양상으로 전개된 가운데, 20∼30대의 젊은 층은 문재인 후보를, 50대 이상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쏠림 현상이 심했다.” 고 분석했다.

나는 특히 환구시보의 논평에 매우 공감한다.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 당선의 일등공신은 문재인 후보이고, 이등공신은 이정희 후보라는 생각이다. 만일 문재인 후보가 양보하여 안철수 박사가 야권의 단일후보가 되었다면...

국민들은 새정치를 원하고 있었다. 무엇이던 오래가면 썩는다. 또 그렇게 되더라도 가끔은 어항 청소를 해주듯이 물갈이가 필요했다. 국민 정서는 이번 선거를 새정치 대 구정치의 대결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친노 중심인물인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 되고, 이정희 후보가 지원하면서 중국의 환구시보 논평처럼 자연스레 진보 대 보수의 대결이 되었다. 결국 약한 상대가 후보가 되었고, 이정희 후보는 결정적으로 보수(?) 세력의 대결집을 도왔다.

이정희 후보는 네거티브의 선거의 전형이었다. 비젼을 내세우기보다 상대의 약점을 너무 심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적 치적은 간 곳 없고, 독재정치만 부각시킴으로서 형평성이 떨어졌다.
박근혜 후보는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논리력이나 비판력은 약했지만, 참을성이 대단했다. 전례없는 진흙탕 싸움에서 심지어 미소마저 띄우며, 끝까지 표정관리를 할 수 있는 내공이 돋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멋진 분은 안철수 박사였다.

“나는 선거 초반기부터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반드시 이뤄진다.” 고 믿었다. 만일 단일화가 여의치 않으면, 안 박사는 ‘그렇게 실행한 것처럼’ 자신의 꿈을 접고, 대의를 위해 자진 사퇴할 분이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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