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똑같은 것을 찾아보라고 하면 이것 저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언뜻 떠오르는 게 일란성 쌍둥이라고 할 지도 모르나, 자세히 따져 보면 태어난 시간이 다르고, 자라면서 성격과 운명도 다르게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또한 한 금형으로 같은 모양을 여러 개 새겨 사출이나 프레스기로 찍어 보면 언뜻 보기엔 같은 모양으로 보이나, 그 위치와 소재에 따라 눈에 쉽게 식별되지 않는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나 자신은 어떤가? 외모는 물론 시간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고, 감정과 신념도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같은 것’이란 없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된다.

생명체는 종종 다른 종족을 적으로 여기며, 같은 종족끼리 무리를 이루며 살아오고 있지만 같은 종족 간에도 끊임없는 다툼이 이어지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요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바로 ‘사회적 갈등’이다. 지역간, 세대간, 종교간, 정치적 이념간 갈등이 점점 위험 수위에 접근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다름과 틀림”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게 나와 같을 수 없는 데 나와 다른 것을 “틀린다 (즉, 나쁘다)”라고 인식하는 버릇이 잠재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린다=나쁘다=잘못됐다고 생각하다보니 끊임없는 갈등이 생겨나고, 분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왜 나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단정하고, 그것을 바로 잡아야 되겠다고 우기다가 다투고 쌍방간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내 생각이 틀릴 수가 있고, 다른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하며, 영원히 혼자 살 생각이 아니라면 나와 다른 것을 그 나름대로 인정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 화이부동(和.而.不.同 자기와 같지 않은 것과 화합하는 것) 은 혼자서는 살아 갈 수 없는 인간에게 던져진 값진 화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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