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중국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재능이나 경험, 성실성이나 경제력보다도 인맥을 잘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인간관계를 잘 형성하면 일이 의외로 잘 풀릴 수 있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은 같다.

그런데 사람들간의 네트웍 즉, 인맥은 중국말로는 꽌시(關係)인데 좀 특별한가 보다. 중국인들은 이 꽌시에서 자기사람과 외인을 철저히 구분한다고 한다. 가족, 친척, 친구 등 자기사람이면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도와 주려고 하는 반면, 외인에 대해서는 아주 무관심하며 차갑고 냉정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중국인들과의 꽌시는 한번 맺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일단 만들어지면, 유지하기는 쉽고, 강한 친밀감으로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친구의 어려움을 도우려하는데, 우리말로는 ‘의리’ 쯤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인들과의 사이에서 한번 꼬이면 풀어내기가 거의 불가능한 데, 이때에도 법적인 해결보다는 꽌시를 통한 처리를 더욱 중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성공은 인간관계 즉, 인맥관리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어디서 본적이 있는 것 같은 데 명확하지는 않다. 대한항공의 조중훈 회장인가? 조회장이 기업을 일구어 오늘날의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한 미국인의 도움이 기반이었다고 한다. 6.25 직후 마침 자동차 정비술을 가졌던 조회장은 우연히 외진 도로에서 자동차 고장으로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곤경에 처한 미국인을 발견해 자동차를 고쳐주었는데, 도움을 받았던 이 미국인이 조회장을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본사는 ‘울진사람 인명록’을 편찬하고, ‘울진사람 교류회’를 열기위해 수개월째 애를 쓰고 있다. 이 사업은 울진의 역사에 남을 사업임으로 울진신문 운영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지금까지 11회 차례 회합을 가지며, 보완하고 수정해 왔다.

울진사람 인명록이 오래되면 울진의 인물사가 될 것이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류회를 통해 소중하게 맺게 될 꽌시는 애향심과 동향인으로서의 강한 유대감으로 개인적인 발전뿐만아니라,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사는 첫 해인 올해 울진사람 인명록 수록 목표인원을 약 5백명선으로 잡았다. 매년 약 5백명 정도를 추가 등재하여 약 3천여명에 이를 때까지 해마다 증보판을 내게 될 것이며, 이들을 기본대상으로 할 울진사람 교류회는 ‘울진땅이 없어질 때까지’ 매년 개최될 것이다. 

“Y그룹 경제연구소 김00 박사인니까? 울진사람 인명록에 수록된 프로필을 보고 전화를 하오. 나는 울진군청 예산과장이오. 할아버지가 전에 원자력발전소 소장이었다면, 내 친구의 아들이니 말을 놓겠소. 울진군에서 죽변~울릉간 관광페리호를 띄우려고 합니다. 우선 재원 마련을 위해 외환 전공인 김박사에게 문의하오. 민자 유치보다는 외국 차관을 들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는데, 김박사는 어떻게 생각하오?”

“저는 지난번 울진사람 교류회에서 뵈었던 00대학 건축학과 교수 기대춘입니다. 울진통고산 건축대표 공00 대표님이시죠? 선배님의 문의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아드님의 건축학 공부를 위한 유학은 미국의 00주립대가 좋겠습니다. 권위있는 교수진이 많고, 학비가 싸고 유학생에 대한 특전이 많습니다.”

울진사람 인명록은 울진의 인재은행이 될 것이고, 연륜이 쌓이면 울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울진사람들의 연결 고리가 될 것이다. 이 얼마나 울진발전에 필요한 귀한 자산이며, 유산이 될 것인가!
연유가 이러할진데 몇몇 이 사업에 딴지를 거는 인사들이 있다면 그들은 누구이며, 무엇을 바라는 인사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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