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사람 인명록편찬위 간사 김진수

               김진수 간사
두 스님이 시골길을 가다가 시냇물을 건너려는 데 마침 큰비가 내린 뒤라 물이 많이 불어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선녀같이 예쁜 여인이 물가에서 안절부절 하며 건너편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 스님이  “부인, 제등에 업히세요.” 하니, 잠시 망설이던 여인이 스님 등에 업혀서 냇물을 건너게 되었다. 물을 건너자마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두 스님은 가던 길을 계속 걸어 가는 데, 한참 말이 없던 다른 스님이 작심한 듯 무겁게 입을 열었다.

“스님의 몸으로 어찌 젊은 여인을 가까이 하십니까?” 하였다. “저는 그 여인을 내려 놓은 지 오래인 데, 스님은 아직도 그 여인을 업고 계시는군요.” 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기쁜 일, 슬픈 일, 나쁜 일, 좋은 일들을 수없이 겪게 된다. 그때마다 그 여운이 남아 다음 일을 하기 힘들 때도 많을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그 일은 그 일로서 끝난 것이고, 다음일은 새롭게 연결 되는 것인데, 자칫 지난 일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보면 새로운 일을 망칠 수 있고, 건강을 헤칠 수도 있다.

방하착(放下着)은 ‘집착을 내려놓으라.’ ‘마음을 편하게 하라.’ 는 뜻일 것이다.
자신이 집착하는 것 중에 과연 내 목숨(건강)과 바꿀 만큼 가치가 있는 게 있을 까를 생각해 보라. 그 집착이 얼마나 나와 주변을 불편하게 하고, 실지로 얻어 지지도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

서산대사의 詩 구절이 생각난다. 生也一片浮雲起요. 死也一片浮雲滅이라. (산다는 것은 한조각의 뜬구름이 생겨 나는 것이요, 죽는다는 것은 한조각의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생명에 대한 집착마져도 내려놓으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대사의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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