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기상대장 최성식

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철이 다가오면 기상대에서는 강수와 습도 예보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다른 계절보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산불을 의식해서이다. 

봄철은 산간의 눈이 녹아 없어지고, 햇살이 점차 강해지며, 겨울부터 이어져 온 강수량 부족과 강한 바람으로 인해, 겨울을 지낸 초목이 매우 건조해져 산불 발생에 아주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계절이다.

산불은 계절적으로 겨울과 봄에 빈번하고 그 중 봄에 가장 자주 발생한다. 이는 10년간(2003∼2012)의 계절별 산불 발생 추이에서도 나타난다. 남한지방의 연평균 강수량이 약 1350mm 인데, 연 강수량의 약 25% 밖에 되지 않는 겨울과 봄에, 연 중 산불의 약 86%가 몰려 발생하고 특히, 봄에는 58%로 산불 발생이 가장 많다 ( 그림 1). 
  
무엇보다 울진과 같은 태백산맥의 동쪽지역은 지형적인 원인으로 다른 계절보다 3, 4월에 강풍이 잦기 때문에 산불이 한번 발생하면 대형산불로 번지기 쉬워 특히,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통계를 보아도, 전국에서 발생하는 산불중 동해안 산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이지만 피해면적은 60% 이상을 차지하여, 동해안 산불은 대형산불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 평균, 10여명의 사상자와 수십억원의 재산피해를 일으키는 산불은 입산자의 실화(43%)와 논․밭두렁의 소각(17%), 담뱃불실화(9%) 등 인위적인 실수가 주요한 원인임을 한번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그림 2) .

  산불이 국가적 재난이 될 수 있음에 따라, 산불 발생 가능성을 미리 알리고 대비하고자  산림청(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기상조건과 지형, 숲의 상태 등을 종합 분석하여 4단계로 위험등급을 나눠 산불위험지수를 제공하고 있고, 기상청은 산불 등 화재발생에 주요한 기상요소인 실효습도를 기준으로 건조특보를 운영 중에 있다.

이 따스한 봄철, 푸른 자연의 생동감을 느끼러 야외로 가는 것은 좋지만 불씨는 집안에 두고 가볍게 떠나자. 더불어, 산림청의 산불위험지수와 기상청의 건조특보의 정보도 같이 챙겨보는 것도 좋겠다.

                                ※ 자료: 2012 산불통계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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