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울진군민회 십진회장 강 태 희


온 국민이 애도하고 슬퍼할 수밖에 없는 큰 사건이 일어났다. 법을 위반한 여러 사안들이 조합되어 수많은 꽃다운 청소년들의 영혼을 앗아가고 말았다.

가득 채워야할 평형수 부족으로 배가 기운 시점부터 보여준 선장과 선원들, 구조하러온 해경의 초동 대처들을 볼 때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없게도 대형 참사를 일으킨 소수의 책임자들 때문에 온 국민이 공분하고 애통해하고 있는 것이다.

1914년 겨울, 영국의 극지탐험가인 어네스트 섀클턴은 동료 27명과 함께 인듀어런스(인내)호를 타고 남극횡단에 나서게 된다. 출항한 지 몇 달 후 남극을 가까이 두고 빙하에 갇히게 되자 꼼짝없이 배를 버리고 얼음위에서 필사의 탈출을 도모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을 반기는 것은 굶주림과 추위 그리고 죽음뿐이었다. 섀클턴과 5명의 대원들은 구조요청을 위해 목숨을 건 항해를 떠난다. 마침내 천신만고 끝에 구조선을 이끌고 돌아옴으로써 단 한명의 대원도 잃지 않고 빙하에 갇힌 지 634일만에 기적적으로 무사히 영국으로 생환할 수 있었다. 섀클턴은 비록 남극횡단에는 실패했지만, 성공보다 더 위대하고 감동적인 지도자의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온 세상에 보여주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면서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분노하지만, 고 박지영씨와 같은 의사자 몇 분의 고귀한 책임감으로 인해서, 우리들은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정부는 이번 참사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일벌백계의 책임추궁은 물론, 법제도의 재정비와 부정부패의 척결을, 국민은 준법의 생활화와 우리 모두의 자기반성을 통해 나라 전체의 도덕심과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이 바로 희생자분들의 원혼을 위로하고 더는 이와 같은 대형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게 된 몇 분 의사자들의 희생정신과 숭고한 책임감 앞에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존경의 마음을 올려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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