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식 울진기상대장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 시작 전부터 이른 더위로 몸살을 앓았다. 철도레일이 늘어나 열차가 탈선하고, 제주도에서는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여름철에는 이처럼 폭염뿐만 아니라 비 피해도 유의해야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연강수량의 2/3가 여름철에 집중될 만큼 많은 비가 온다. 여름철 집중호우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주요 몇 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집중호우란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서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초기에는 보도용어로 시작되었지만 점차 일반화되면서 현재는 기상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1시간동안 30mm이상 내리거나, 하루동안 80mm이상의 비가 내릴 때 또는 연강수량의 10%에 상당하는 비가 하루에 내릴 때를 말한다. 이런 집중호우의 원인 중 하나는 장마전선을 예로 들 수 있다.

해마다 6월 말경이면 장마전선이 한반도 남쪽해상에 그 모습을 나타내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고,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만나면서 장마전선은 형성된다.

6월 말경에는 주로 남부지방에 영향을 주다가 점차 북상하면서 우리나라 전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에 의해 많은 비가 온다. 이때 상층에 차가운 공기가 머물러 있다면 집중호우의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집중호우의 또 다른 원인으로 태풍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게 되면 태풍의 오른편에서 습하고 따뜻한 남풍이 불어 다량의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많은 비가 온다.

동해안의 경우 태풍이 남해안으로 접근하게 되면 백두대간의 지형적인 효과에 의해 집중호우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바람이 산사면을 따라 강제상승되는 경우 강한 상승류에 의해 비구름의 발달을 더욱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2002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강릉지역에 하루 동안 870.5mm의 폭우가 내린 것이 그 예이다. 또한 태풍은 간접적으로도 집중호우의 원인이 되는데 이는 태풍이 몰고 온 수증기가 장마전선에 더해지는 경우이다. 지난 2006년 화남에 상륙한 태풍 빌리스에 의한 호우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어 매우 덥고 습해 공기가 쉽게 불안정해진다. 낮 동안 강한 일사에 의해 공기가 가열되고 상층에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대기불안정이 높아져 국지적인 소나기가 빈번히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집중호우의 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평소 뉴스, 인터넷 등으로 알려주는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집중호우가 예상되면 주택의 하수구와 집주변 배수구를 점검하고, 대피할 때 집안의 수도와 가스밸브를 잠그고 전기차단기를 내려두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평소 안전한 대피 장소를 알아둬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계곡이나 침수위험지역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올 여름, 호우에 철저히 대비하여 비 피해없는 여름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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