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보는/ 이 몸뚱이를 "나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과 시간, 열정, 정성을 쏟아 붓습니다. 예뻐져라, 멋져라, 섹시해져라, 날씬해져라, 병들지 마라, 늙지 마라, 제발 죽지 마라!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 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 노쇠화 되고, 암에 노출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닐진대, 누구를 내 것이라 하고, 어느 것을 내 것이라고 하던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

이 세상에서 누구나/ 짊어지고 있는 고통인 것을! 피할 수 없으면 껴안아서/ 내 체온으로 다 녹이자. 누가 해도 할 일이라면/ 내가 하겠다.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자.

언제 해도 할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에 하자.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종일 울겠다. 짜증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하루종일 얼굴 찌푸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듯이 싸우겠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내려 논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 보다 더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 공간이 됩니다.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은 정말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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