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인체에 무해하다, 시민단체... 유해하다


SBS, 당진화력 주변 765kV 아래에서 점등실험 

전원연결 없이 '광선검으로 변하는 형광등‘ 보도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삼합리 주민들이 345㎸ 송전탑 아래에서 형광등을 들고 전자파 영향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북면 신화리 마을 주민들은 수십년간 고압선 아래에서 살고 있다. 주민들은 2012년부터 고압선의 전자파 피해 우려의 문제를 제기하며, 이에 따른 피해보상과 마을 집단이주를 요구하고 있다.

장헌달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 한울원전의 345KV 고압 송전선로가 공중으로 마을을 가로질러 통과함으로써, 수십년간 전자파 피해의 우려속에 살아가고 있는 중에, 2016년 경 신한울원전 1,2호기가 가동되면, 이의 발전량도 함께 실어보내기 위해 초고압에도 견딜 765KV 송전선로 승격을 위한 변전소 개량 공사 중.” 이라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고압송전탑 아래에서 형광등 전구에 저절로 불이 들어오는 현상대해 인체에 유해하다 무해하다를 두고, 상당한 논란이 벌어진 사실이 발견됐다. 이에 대한 내용을 집중소개한다.

지난 1월13일자 SBS 모닝와이드에서는 '광선검으로 변하는 형광등' 이라는 제목으로 당진화력 주변 765kV 송전선로 아래에서 전원연결 없이 저절로 불이 켜지는 형광등에 대해 보도했다.

땅에 꽂거나 손에 들고 있어도 불은 어김없이 들어왔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송전선로 아래에서는 대부분 형광등에 불이 켜졌으며, 인근지역인 서산시 팔봉면의 345kV 송전선로 아래에서도 형광등에 불이 들어왔다.

당시  765kV 송전선로에서 70~80m까지 떨어진 거리까지 불이 들어왔으며, 345kV 송전선로는 그 보다는 짧은 30~40m까지 불이 들어왔다. 특히 서산시 팔봉면의 경우 송전선로에 인접한 가정집 바로 옆에서도 형광등이 들어오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자렌지에 형광등을 넣고 돌리면 불이 들어오는 것과 같은 원리다. "형광등이 켜지는 건 자연적 현상으로 인체에 무해하다." 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오마이 TV>는  '송전탑 형광등 실험' 을 통해 "송전탑 영향을 보여주는 실험의 의미를 모르는 동문서답이다." 라고 응대함으로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력과 일부 전기공학자들이 인체에 무해한 '쇼'라고 비판하자, 에너지관련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이 실험들은  "송전선로 영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인체 유해하다." 고 반박하고 있다.

 

송전선로 아래 형광등 불 들어와도 인체에는 무해?

<오마이뉴스>는 지난 8일 충남 당진화력발전소 부근 765kV 초고압 송전탑 아래 농로에 폐형광등 50여 개를 꽂았더니 빛을 발했다는 실험을 보도했다. 송전탑 주변에 형성된 전자파 가운데 '전기장(전계)'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지만,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자기장(자계)' 존재를 의미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관련기사: 765kV 송전탑 아래선 전기 없어도 불이 들어온다 )

다만 <오마이뉴스>는 처음에 전기장과 자기장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아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자파는 전기장(전계)과 자기장(자계)으로 구성되는데, 송전선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에서 인체 유해성 논란이 이는 건 '자기장'이다.

하지만 보통 전기장과 자기장은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폐 형광등이 빛이 발했다는 건 자기장도 발생했음을 보여주고 실제 대한전기학회가 한국전력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 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76만5000V 송전선로 80m 이내에는 평균 3.6밀리가우스(mG) 전자파가 생성된다 '라고 나와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4일 이런 차이를 기사에 반영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지난 10일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송전선로 아래에서 형광등 발광은 전계에 의한 자연적인 현상으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근거로 보도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다만 전계(전기장)와 함께 발생하는 자기장 유해성 논란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형광등과 자기장 무관? 달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봐"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형광등 실험의 목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송전탑의 영향을 눈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 면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에 미국, 독일 등 초고압 송전탑 반대 운동이 있는 곳에서 이런 시위는 송전탑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주는 보편적인 시위 방법" 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공자들이 대학 1, 2학년 때 배우는 전자기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초등학교 수준으로도 전류 흐름에 따라 자기장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라면서, "실제로 10월에 방문한 당진 송전탑 밑에서 나는 4mG 이상의 자기장을 직접 측정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전공자들이 '저건 자기장 때문에 켜지는 것이 아니다' 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들은 말 그대로 '반칙' 이고,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고 있는 형국" 이라고 꼬집었다.

김영창 아주대 에너지학과 겸임교수는 "60Hz 사이클로 흐르는 교류 전력 특성상 송전선로와 떨어진 금속판 사이에 '무효 전류'가 흘러 형광등에 불이 들어올 수 있다" 면서, "형광등 점등은 전계 때문에 발생하지만, 전계와 자계는 늘 함께 돌아다니는 것" 이라고 밝혔다.


 "전자파 유해성 입증 안됐다고 무해하다는 것 아니야"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경우, 그것은 피해가야 할 이슈가 아니라 제대로 맞붙어야 하는 이슈" 라면서, "'위해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보다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송전탑이 들어선 이후 암환자가 속출했다.' 는 주민들의 주장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실제 '송전선로 전자파(자계)와 암 발병의 인과관계' 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도 아니다.

앞서 슬로우 뉴스>가 인체 유해성 반박 근거로 활용한 <전자신문> 기사 ([이슈분석] 송전탑 전자계, 인체에 유해한가 ) 조차 안윤옥 서울대 교수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진행한 '154/345kV 송전선로 주변 지역의 암 유병 양상 생태학적 역학 조사 연구' 결과, "송전선로 전자계와 50세 이상 간암·위암 발병과의 일부 통계적 상관성이 도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준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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