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신한울건설소 주임 최재영


깊어가는 가을, 즐기기 위해 길을 떠났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마음이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떠나는 아침 하늘은 높고 바람은 시원했다. 우리 일행은 울진 국유림관리소에서 간단한 인원점검을 하고, 본격적인 대왕 금강송 탐방을 시작하였다.

산행에 앞서 우리 일행을 맞이하는 불영계곡의 울긋불긋한 단풍과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는 여행의 즐거움과 휴식의 묘미를 일깨워주는 하나의 재미였다. 울진군 서면 소광리 솔평지에 들어선 우리 일행은 오솔길을 시작으로 가을산행을 시작하였다.

햇볕이 따뜻하게 우리 일행을 감싸기도 하고, 산들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식혀 주기도 하였다. 그렇게 한 시간 반을 걸어 목적지인 대왕 금강송에 도착하였다. 처음 본 대왕 금강송 풍경에 ‘우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옛날 조선시대 풍경화나 한 폭의 수채화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실로 장관이었다.

가파른 절벽에 비스듬히 위치한 대왕 금강송을 지지하는 역동적인 뿌리의 모습을 보고 필자는 대왕 금강송이 이 자리에서 겪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대왕 금강송은 하단에서 상단으로 회오리치며 올라가는 형상으로 이 나무의 기운이 하늘로 향해 있는 듯 했다.

특히 상단부분은 하단과 달리 나무 속살이 드러난 형상이었는데, 햇빛에 투영된 모습이 황금빛을 보이고 있었다. ‘대왕 금강송’이란 이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필자는 가만히 대왕 금강송에 손을 대고, 눈을 감아 보았다. 맑은 공기와 싱그러운 바람이 나를 감싸고 돌아나가는 듯 했다. 산행의 피로도 잊을 수 있었다.

간혹 고된 비바람에 대왕 금강송 가지가 손상된 부분도 보이고, 인위적으로 잘라나간 듯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관리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였다. 앞으로도 이 모습 그대로 오랫동안 같은 자리를 대왕 금강송이 지켰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들었다. 이후 간단한 점심식사 하고,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그리고 아쉬운 이별의 순간, 뒤돌아서는 마음 한켠이 뭉클했다.

직장을 따라 울진에 온 지도 어느덧 3년이다. 하산을 하면서 지역의 자랑인 대왕 금강송의 존재에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 3년 동안 지역사회에 대해 소홀하지 않았나? ’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울진 근처에 여러 명소를 다녀보고, 친구나 친척들에게 알리는 여행길라잡이 역할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대왕 금강송을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나아가 울진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뜻 깊었다.

끝으로 이번 산행 아낌없이 도움을 주신 울진신문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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