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사)한국JC 제45대 중앙회장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타기 시작합니다.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이 단풍드는 날이 아니겠어요? 도종환 시인이 ‘단풍드는 날’ 에서 그렇게 얘기했지요.

누가 가을을 남성의 계절이라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가을은 여성의 계절 같아요.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라는 시를 읽으면, 가을꽃 국화를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라 했고, 이해인 시인의 가을을 노래한 시를 봐도 감성적인 흥이 여성적이니까요.

울진은 산과 바다가 있어 가을정취를 만끽하기 그리 어렵지 않겠죠? 불영계곡의 단풍이야말로 으뜸이 아니겠어요. 지난 여름 열정의 파도를 가을바람에 날려버리면, 마음 한 켠이 혹시 허전하지는 않으세요?

최근 우리사회가 “참 많이 변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대통령이 여자이고, 이젠 어딜 가나 여성이 주요 요직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여성의 역할과 대우가 아직 약한 나라이고, 우리사회 곳곳에 남성위주 권위적인 문화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울진지역의 정서와 각종 공공시설이나 다양한 문화를 즐길 만한 곳에 울진여성들로서 만족하거나,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고 생각하세요?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요, ‘여성의 세기’입니다. 여성의 역할과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믿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사람 사는 동네답다’ 라고 느낄 정도로 각종 문화와 다양한 시설, 환경이 잘 보존 유지되는 동네가 될 수 있도록 울진 여성님들이 그 역할을 자임하여 역사적인 소명을 다해 보세요.

가을이 깊어갑니다. 부족함과 작은 테두리를 확! 박차고 일어나 울진거리를 거닐어 보세요. 울진거리에 기를 불어넣어 주세요. 거니는 순간 가을 울진과 가을 바닷바람을 농익게 할 겁니다.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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