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남 행곡 출신 전종길씨

[고향으로부치는편지 열아홉번째]고향! 이야기만 들려도 향수가 코끝으로 찡하여 온다. 봄에 산꼭대기에 쌓인 눈 녹듯이 그 모든 것이 금새 스르르 녹아내려 꼼짝 못하게 되어버리는 내 고향 울진! 내 고향 울진은 천혜의 비경(秘境) 불영계곡에서 구비구비 흘러 내려오는 왕피천의 주천대 물은 60년대만 하여도 어린 소년시절 백사장(白沙場) 시냇가에서 동무들과 소꿉놀이하다가 목이 마를때 달려가서 엎드려 그냥 벌컥벌컥 마셔도 배탈이 없는 속이 시원한 꿀맛 같은 옥수(玉水) 였다. 그 옥수(玉水)가 흐르는 팔월의 염천 냇가에서 지금은 자취를 감춰버린 민물고기들을 재미삼아 수십년을 잡아도 씨가 마르지 않았고 수질이 1급수 이상에서만 서식하는 은어는 지금도 유유히 흐르는 왕피천과 함께 내 고향을 대표하는 민물고기 이다. 또한 태백산 줄기의 한 자락으로 길게 뻗어 내려온 불영계곡은 우리나라의 희귀동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기도 하며, 특히 대도시 미식가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고 있는 울진송이가 많이 나기로도 유명한 고장이기도 하다. 그 송이의 서식처인 소나무 가운데는 금강송 혹은 적송을 꼽을 수 있는데 조선시대 임금님이 살았던 서울의 경복궁 근정전을 보수하는데 쓰여 질 정도로 귀중하고 이름난 소나무이기에 국가에서 중요한 산림자원으로 인식하여 보호 육성되고 있다고 하니 울진만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보배이기도 하다. 지금의 근남면 수산리 구 검문소에서 울진읍 대흥리간 36번 도로가 개통되기 전의 이 구간은 어린시절 나에게 추억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단풍이 든 늦가을에 아버지를 따라 조상님들의 묘사를 지내기 위해 다니던 능선에서 바라본 계곡의 비경(秘境)과 절경(絶景)은 이제까지 보아온 우리나라 산하의 절경(絶景) 가운데 그 어느 곳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직도 나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동영상으로 머리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동해의 청정지역 바닷가에는 해산물과 어패류들이 즐비하여 그것을 캐고 주우면서 수평선 너머로 어린 소년 시절에 큰 꿈을 키웠었다. 동해의 푸른바다 연안에서 잡히는 울진대게는 그 맛이 또한 일품이고, 잔치 상에 어김없이 올라오는 울진문어의 그 맛은 도시 미식가들에게 굉장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울진은 대게와 문어가 유명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고장이다. 천혜 자연의 비경 태백산 줄기의 하나인 불영계곡과 동해의 푸른 바다는 어린 소년 소녀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커다란 꿈을 펼쳐 나가기 위한 훌륭한 자연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전답(田畓)을 지키면서 도시로 떠난 아들 딸들이 언젠가는 모두가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기대감으로 추수가 끝난 가을들판을 뒤로하고 오늘도 뉘엿 뉘엿 서쪽으로 넘어가는 늦가을의 석양처럼 고향하늘을 바라보고만 있을 부모님과 가족 친지 선후배들을 생각할 때 그저 주름 지워지는 눈가에 가슴 한구석에서부터 찡하게 작은 눈물이 핑그르러 돈다. 동해바닷가 백사장에서 검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큰 꿈을 꾸면서 고향을 떠났던 우리 기성인들은 이 아름다운 추억과 소중한 기억을 바탕으로 이제 세계속으로 뻗어나가는 환태평양 시대에 그 울진에서 세계적인 행사인 2005년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열린다. 끝없이 뻗어가는 저 동해의 검푸른 바다와 같이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는 동해바다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과 같이 힘차게 뻗어 가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종길씨는...근남면 행곡1리(샘실동) 출신, 노음초등, 울진중, 울진고 졸업, 현재 대구시 경제정책과 근무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