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논단]지금 울진군에서는 백암성박물관의 건립을 추진하다가 일단 제동이 걸렸다. 군의회는 설치조례안 상정을 보류하였으나, 집행부 측은 문제점이나 미비한 점을 보완하여 계속 추진할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울진군내 기독교 목회자들과 울진참여연대 측의 적극적인 반대의사 표명을 두고 남쪽에 설치하려는 것을 마치 반대하는 것인양 울진 남북의 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불순한 의도마저 였보이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에는 아마 반대활동에 앞장 선 사람들이 주로 울진 북부지역 사람들이므로 해서 그러한 발상의 빌미가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사업을 추진하려는 측에서 십분 조장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 측의 입장은 울진 전체 어디든지 안된다는 주장이며, 남쪽이기 때문에 아니면 하필 온정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논리가 아니다.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것은 장차 울진전체 군민들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서 매우 위험스러운 기미이므로 그러한 현혹에는 군민들이 전혀 동요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추진하려는 측의 여론조작의 징후는 본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여론조사 과정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투표 마지막 날 불과 수시간 만에 180여명이 찬성 쪽에 투표를 하여 70%에 달하던 반대여론이 40%대로 떨어지면서 찬성여론이 앞서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피 관리자가 조사를 해 본 바 컴퓨터 전문가 두 사람이 프로그램에 침투하여 무더기 투표를 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본사는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하여 향후 울진신문의 인터넷 여론조사 신뢰도를 높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도 울진에 성박물관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그 반대 사유의 첫째는 정말 울진에 들어오는 성관련 작품들이 예술품인가 하는 것이다. 본인이 고교시절 어둑한 저녁 냇가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목욕을 마치고 둔덕으로 막 올라 선 여학생의 우유빛 나신을 보고, 그 숨막히는 아름다움에 완전히 매료되어 한 순간 넋을 잃은 적이 있다. 조물주의 최고 걸작품이 무엇인 지를 알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청년기 겉잡을 수 없이 펄펄 끓어 오르던 평소의 성적욕구나 음탐한 생각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관능을 자극하는 작품이 아니라 인간의 심성에 호소하는 심미적 순수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온정에 들어 올 성 박물관에 전시될 사진, 그림, 조각들을 통한 남녀 교합 등의 노골적인 장면들을 보고 그러한 예술적 감흥을 일으킬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은밀한 것은 은밀하게 두어야 그 자체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번 째는 울진의 이미지 문제이다. 그동안 울진은 무장공비 원자력 등으로 별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다가 울진하면 00박물관으로 불려 질 것을 생각하면 사업성이 있더라도 장차 울진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가능하면 회피하고 싶다. 그리고 세 번째는 울진군의 재정능력이다. 작은 지자체에서 예술작품 35억원어치를 과연 소유하고 이를 관리할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 정도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대기업이나 국가에서 소유하고 관리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지역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먹고 살기 위한 몸부림은 이해하지만, 좀 더 연구하고 고민하면 다른 대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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