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사람 / 우 부구


울진은 위도 37.0˚ 경도는 129.4˚ 에 위치해 있다. 겨울(12~2월) 평균기온은 4.6℃이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울진보다 위도가 조금 아래인 안동의 겨울(12~2월) 평균기온이 -0.7℃로 무려 5℃ 이상 큰 차이가 난다.

비슷한 위도 상에 있는 봉화나 영주, 안동 같은 지방보다 울진 사람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것은 하늘이 준 복이다. 겨울이 따뜻하므로 울진은 봄도 빠르다. 부산의 겨울(12~2월) 평균기온은 4.7℃ 인데, 울진과 별 차이가 없다. 봄 소식도 부산과 비슷하게 온다.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으로는 산수유, 매화, 목련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산수유는 가장 빨리 봄을 알려 주면서, 겨울동안 움추렸던 가슴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부산에 산수유 꽃이 피는 시기가 대략 2월 하순경인데, 울진 해안가에도 2월 하순에서 3월 초순이면 산수유가 피어난다. 

산수유 꽃이 피는 봄이 오면,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산수유 축제가 열린다. 인근 봉화를 비롯하여, 의성, 양평에서도 산수유 축제를 한다. 산수유 축제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전남 구례 산수유 축제다.

2014년 구례 산수유 축제는 3월 22일에서~ 3월 30일까지 9일간 열렸는데, 15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왔다. 꽃 한송이 한송이가 모여서 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각종 축제에 많은 노력을 쏟아 붓는다. 하지만 엄청난 노력에 비하면, 과연 얼마만큼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지 의문이다. 별다른 인위적인 준비없이 꽃을 피워서 관광광객을 오게 하는 것은 어쩌면, 가장 경제적인 관광사업일 것이다.

구례의 축제가 성공할 수 있는 요인 중의 하나는 전국에서 가장 빨리 산수유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구례의 날씨가 의성이나 양평보다 꽃을 빨리 피우기 때문이다. 따뜻한 겨울을 간직한 왕피천은 구례보다 매년 일주일 정도 앞서 산수유 꽃을 피운다.

이 또한 울진이 받은 선물 -즉, 울진의 겨울 따뜻한 날씨-이며, 보배이다. 나는 지금 세 번째 울진의 보배론을 펼치고 있다. 첫 번째 보배는 울진의 금강대왕송이며, 두 번째 울진의 보배는 인근 봉화와 영덕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울진의 겨울 날씨가 따뜻하다는 것은 덜 알려진 듯하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백병산과 통고산이 매서운 북서풍을 막아 주면, 동해바다 겨울 난류가 가져오는 따뜻한 공기가, 왕피천과 불영계곡에 포근히 머물게 된다.

울진 왕피천과 불영계곡의 아름다움은 이미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보배는 가꾸고 다듬어야 그 가치를 발휘한다. 중국 전국시대 화씨의 구슬 (和氏之璧 화씨지벽) 도 겉으로 보이기엔 돌로 보이던 것을, 장인이 갈고 다듬은 다음에야 최고의 보배가 될 수 있었다. 울진의 날씨도 어떻게  활용을 하느냐에 따라 보배로서의 가치를 가질 것이다.   

왕피천과 불영계곡의 봄 단장으로는 꽃 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이왕이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꽃부터 열매까지 버릴 것이 없는 산수유나무가 어떠할까! 지금은 왕피천 주변에 산수유나무가 몇 군데 밖에 없다.

망양정 바닷가에서부터 왕피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강 따라, 들 따라, 마을 따라 노란 산수유 꽃을 심자! 수만 그루가 만발하여 산과 강과 푸른 바다가 어울려서 한 폭의 그림이 된다면, 대한민국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명소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빨리 봄맞이 손님을 맞이하는 최고의 고장이 될 것이다.
한송이 한송이 꽃이 모여 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오게 만들 것이다.
사람농사와 마찬가지로 나무농사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 않는다.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임기내에 무언가 이루려는 정치인들에게는 인기가 없을 지 모른다.

그러나 울진 군민과 군수, 공직자들은 10년이 아니라 100년 후에라도 울진에 이익을 가져오는 일이라면, 기꺼히 삽과 괭이를 들고 일어서야 한다.

울진의 날씨는 하늘이 준 보배이고, 보배는 가꾸고 다듬어 나가야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울진은 또 한 번 보배의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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