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소나무재선충병 예방 대책마련 부심

1988년 부산 동래구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래 고성·하군, 창녕시 등 경남지역에서 추가로 발생한데 이어 인근 포항시까지 급속도로 세를 넓혀 가는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한 예방대책 마련에 울진군이 부심하고 있다. 소나무의 에이즈(AIDS)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 하늘소가 재선충(材線蟲)이라는 병원균을 옮기면서 생겨나는 병으로, 재선충이 소나무의 가도관을 막아 수액의 이동이 중지되면서 급격히 말라죽게 된다. 애초 일본에서 원숭이를 국내 동물원으로 들여오면서 원숭이 우리에 사용된 소나무가 재선충병의 화근으로 작용했고, 그 후 16년 동안 꾸준히 확산되기는 했어도 부산과 경남지역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올해는 확산 속도도 빠르고 기장군에서만 최대 20만 그루 이상의 피해 소나무가 발생되는 등 피해 범위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우리나라에 상륙한지 16년 동안 고사한 소나무가 56만여 그루라는 점을 볼 때 최근 확산되는 전개양상은 가히 엄청난 파괴로 불릴만 하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울진군은 소나무재선충병의 피해 및 예방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11월25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산림업무 담당자와 유관기관, 관내의 주요 공사업체, 영림작업단, 목재가공·조경업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서로간에 의견을 교환했다. 중앙 정부 또한 전국 최고의 금강소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울진군으로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방지 및 예방을 위해 특단의 처방을 준비하고 있다. 그 처방책으로 정부는 빠르면 12월 중순까지 울진군으로의 북상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인접한 포항지역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극심한 지역(16ha)내에 자라는 1만7천여그루의 모든 나무를 수종에 상관없이 베어내어 소각하거나 분쇄하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은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극심한 포항지역에서의 벌목과 소각 등이 북상을 당분간 유보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파악된 소나무재선충병의 감염경로가 대부분 사찰의 개축용, 음식점, 찜질방, 제재소, 조경업체등에서 사용하기 위해 외부에서 들여온 소나무가 주요 원인이었으므로 특정지역에서의 개벌(皆伐)이 완전한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염려한다. 수목의 다른 병해충과는 달리 일단 감염되면 100% 말라죽고 마는 재선충병은 현 확산속도를 저지할 수 있는 대비책을 시급히 세우지 못하면 서면 소광리의 금강소나무숲은 물론, 50년 이내 한반도의 소나무 전체가 전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울진군은 소나무재선충병의 울진 진입을 막고자 산림병해충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피해목이 도로공사현장, 톱밥공장, 찜질방 등에서 사용되는 자재로써 관내에 진입되는 것을 금지시키기 위해 홍보에 주력하고, 산림에 대한 사전 예찰조사를 철저히 하여 피해목을 발견하면 즉시 벌채하고 훈증 처리하는 등의 방제책으로 확산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각종 공사현장과 목재생산공장, 농가의 자재와 조경목 조달시에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지역의 소나무와, 피해목으로 생산된 톱밥과 퇴비는 이동이 금지되어 있다¨면서, ¨이를 위반하면 관계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며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명동기자(uljin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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