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회장에 주상용 전 서울경찰청장 취임


권영호 전 인터불고그룹 회장은 폐선 한 척을 밑천 삼아 굴지의 원양업체를 키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지역 출신으로 기업 그룹을 일군 인터불고 창업자인 권영호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같은 지역 출신인 주상용 전 서울경찰청장이 2대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24일 권 회장의 이임식과 주 신임회장의 취임식은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모든 권한을 신임 회장에게 넘겨 준 권 회장 이임식 직후인 25일 그룹 모태 업종인 해외 수산업에 전념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주 회장은 취임 후 지난 23일 10여개에 이르는 그룹 계열사의 경영 효율화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도약전략본부와 전략홍보실 등을 신설하는 등 창립 후 처음으로 그룹 본부 조직을 신설했다.

다음은 지난 21일자 매일신문 홍준헌, 최병고 기자가 쓴 인터불고 그룹과 창업자 권영호 회장에 대한 기사를 전재한다. <편집자 주>


인터불고그룹 창립 35주년 '새 도약'…

권영호 前 회장은 누구? 100억$ 넘는 순자산 보유 '스페인 선박왕'…

세계 계열사 20여 곳, 장학금 100억 기부/
 
 
권영호 전 인터불고그룹 회장은 원양어선 선원으로 시작해 스페인 선박왕 자리에까지 오른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어릴 적 꿈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부자가 되는 것'이었던 그는 1980년대 자신이 세운 '인터불고(Inter-Burgo) S.A.'를 시작으로 스페인(조선소, 골프장)과 네덜란드(동양식품 유통업), 앙골라(수산업) 등에서 인터불고그룹 20여 개 계열사를 경영, 100억달러가 넘는 순자산을 보유한 다국적 대기업 그룹 회장으로 우뚝 섰다.

국내에서도 서울의 인터불고 수산, 부산의 냉장회사, 스포츠 마케팅 회사 IB스포츠 등을 설립하는 등 어릴 적 꿈을 이룬 그는 전 세계의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돕고자 1986년 동영장학회를 설립, 한국과 중국,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100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권 회장의 성공 신화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경북 울진의 어촌에서 태어난 권 회장은 부친을 일찍 여의어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려웠다. 이 때문에 그는 부산 동아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26세 나이로 대림수산 원양어선 선원으로 취직했다. 일찍이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1971년부터 스페인 라스팔마스 주재원으로 근무했고, 약 10년간 일한 후 개인 사업을 시작하고자 회사를 그만뒀다.

성공의 계기는 우연처럼 찾아왔다. 1979년 스페인의 한 부두에서 폐선을 앞둔 일본의 노후 어선을 발견한 그는 그간 번 돈 2만달러로 배를 사들였고, 이를 수리해 떠난 첫 출항에서 기적 같은 만선을 기록해 30만달러라는 큰돈을 벌었다. 당시 중고 선박 14척을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이었다. 그는 이듬해 원양어업사 '인터불고 S.A.'를 세웠다.

인터불고란 스페인어로 '화목한 마을'이라는 뜻이다. 권 전 회장은 그 이름처럼 직원 간 유대를 중시하며 회사를 점차 키워나갔다. 1982년 세계 수산업계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아프리카 앙골라를 개척, 한창때는 50여 척의 원양어선으로 조업할 만큼 크게 성공했다.

그는 평소 고향인 경북에 많은 애정을 보였다. 1985년 그룹이 자리 잡기 시작할 때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를 시작했다. 호텔인터불고 대구`엑스코와 인터불고경산컨트리클럽 등에는 그의 애향심이 그대로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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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용 신임 인터불고그룹 회장은 누구?

경찰 고위간부 출신…권 前 회장과 각별    
 

인터불고그룹 주상용 신임 회장은 권영호 전 회장과는 각별한 인연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 회장은 1978년 경찰간부후보 26기로 경위에 임용된 후 경기 김포`서울 강동서장, 서울청 수사부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대구경찰청장 등을 거쳐 2010년 서울경찰청장(치안정감)으로 명예퇴직했다. 2011년에는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권 전 회장은 경찰 고위간부 출신에다 경북 울진 동향인 주 회장의 이력을 높이 샀다는 평가다.

인터불고는 주 회장 전에도 경찰 고위간부 출신을 영입한 적이 있다. 2001년부터 2012년 5월까지 인터불고그룹 국내사업부 회장을 지낸 고 성희구 전 치안감이다. 대구`경북 경찰청장, 경찰청 경무국장을 지낸 성 전 회장은 인터불고호텔 사장을 지내며 호텔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터불고그룹 관계자는 "현재 주 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을 돌아보며 경영 상태를 파악 중이다"고 전했다.

                                                                              /사성진 영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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