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바살협 중앙회 부회장


조선 초기 우리 역사상 대표적인 청백리(淸白吏)로 알려진 황희 정승은 사실상 그렇지 않았다. 대사헌이 된 황희는 뇌물을 좋아해서 ‘황금 대사헌’이라 했고, 요즈음 말로 하면 ‘황금 검찰총장’인 셈이다. 매관매직의 흔적도 있다.

조선 초 ‘2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에게 맞섰던 박포의 아내가 노비와 바람을 피운 죄를 짓고 황희 정승 집에 숨어드니, 오래동안 자신의 정부(情婦)처럼 숨겨두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국회의장을 역임한 박희태 정치인은 골프를 하면서, 자신의 딸보다 어린 캐디에게 성추행을 하다가 고소를 당해 형사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 그 여파로 모 대학 석좌교수직 재 위촉이 철회되는 망신을 당했다.

또 그의 지나간 이력에는 부산지검장 시절 3천 여 명의 강제노역과 많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 ‘형제복지원’ 사건의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기억도 없는데,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는 식이었다고 한다. 이런 박희태 정치인은 정당 대변인 시절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말솜씨로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유명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경남의 초등학교 학생 무상급식을 중단했다.  홍 지사는 선별적 복지정책을 주장하면서 민감한 정치 사안마다 큰 승부수를 던져 정치적 성공을 추구하려 한다.

그는 야당시절 국회 대정부 질문 때, ‘정의의 사도’ 처럼 당시 여당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거칠게 몰아붙이는 저격수 역할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 그가 최근 미국출장 중 근무시간 중 몰래 골프를 즐기다가 들통이 나 곤욕을 치루고 있다.

제15대 국선 때는 서울 송파 갑에서 출마하여 당선이 되었으나, 불법선거 운동이 들통 나서 대법원에서 500만원 벌금을 선고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정의를 외치면서 “대한민국을 거대한 세탁기에 넣고 돌려 부정부패를 세탁했으면 좋겠다.” 라는 얘기를 한 적도 있다.

위 특정 인물들의 일생사례를 살펴보면 좀 의아해진다. 뭔가 앞뒤가 맞질 않는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국가의 최고 도덕관과 정의감을 요구하는 권력 핵심 공직에 몸담았던 자들이라는 것이다.

모두 현직에 있을 때 정의를 거창하게 외치며, ‘정의의 표상(表象)’처럼 행동했었다. 그런 그들의 숨겨진 이면은 전혀 겉과 속이 맞지 않는 표리부동(表裏不同)의 대명사 같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가 생각난다.

필자는 요사이 ‘바르게살기 운동본부’에서 활동을 한다. 지인들이 묻는다. “홍 회장은 얼마만큼 바르게 살아요?” 농담으로 “바르게 살지 않으니, 바르게 살라고 저를 바르게살기 운동본부에 보낸 것 같아요” 라고 말이다. ‘바르게 살자’라는 생각만으로도 자세가 달라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제 어느 정도 먹고살만한 세상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성숙한 선진국 시민’이 되는데, ‘정신적인 가치관 완성’을 추구할 때다.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모순·이중·아이러니한 모습을 극복해야 한다. ‘신독(愼獨: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지 아니한다는 뜻)’을 실천해 보자. 모순(矛盾)도, 이중(二重)도, 아이러니(irony)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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