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없어요...울진읍시장 빈 점포 속출


월수 2백만원 넘어가는 집 20%에 불과/

대형마트 내년 오픈, 울진시장 몰락 시간문제/

도로, 주차장 넓히고 주변 상가 육성해야/

상인 세대교체하고 공동구매 공동판매 하고/

먹거리 특화...전국 쇼핑 관광객 유치해야

       노희국 울진읍상인회 회장
요즈음 울진시장에 들어가 보면, 곳곳에 점포 세준다고 써 붙어 있다. 장사를 할 세입자는 들어오지 않고 하나 둘 시장을 떠나고 있으니, 빈 점포가 심심찮게 눈에 뛴다. 그만큼 장사가 안돼 먹고 살기 힘들다는 반증이다.

젊다고 해봐야 40~50대이지만, 이들마저도 투잡을 하든지, 심각히 전업을 고려하고 있다.

노희국 울진읍 상인회장의 얘기를 듣자면, “지난 2005년 이후로 매출이 줄어 예전 수입의 1/3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월 수 2백만원이 넘어가는 가게는 시장전체 점포의 20% 정도.” 이라고 하니, 더 이상 듣지 않고도 울진읍시장 상인들의 생활고충을 알 것 같다.

조규도 부회장은 “지난 10년 전 우리나라 재래시장 개수는 1,372였는데, 10년 동안 약 400개가 소멸돼 현재는 1천여개에 못 미치고,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향후 10년안에 500여개가 없어져, 우리나라 전체 재래시장은 450여개 정도 남을 것.” 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소개했다.

또 그는 “울진시장도 이러한 시대적 추세에 예외가 될 수 없다.” “현재대로 방치되어 이대로 간다면, 향후 10년내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크고 번듯한 마트에 싱싱하고 값싼 물건들이 있는데, 누가 재래시장을 찾을 것인가?” “재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시대적 추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

문을 열고 있어도 찾아오는 손님이 없으니 물건은 팔리지 않고, 빈 점포만 점점 늘어나고, 가속도가 붙으면 재래시장이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 울진시장이 사라진다면 울진군내 다른 재래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노희국 회장은 “울진에 한 개의 재래시장이라도 존속시키려면, 먼저 시장 상인들이 똘똘 뭉쳐야 하고, 울진군 공무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이다. “먼저 상인들이 힘을 합쳐 울진시장에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볼거리가 있고, 먹을 거리가 있고, 즐길거리가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는 것이다.

이는 상인들만의 힘으로는 힘들고, 울진군의 적극적인 육성 지원책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상품이 신선하고, 다양하고, 쾌적한 환경의 재래시장을 만들어 놓았을 때, 울진시장이 살고 지역 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다. 
이런 절박한 시점에서 울진시장의 운영현황, 울진시장이 처한 문제점과 육성방안, 선진 재래시장 성공사례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 설명>


◆울진시장의 운영현황 ...울진읍 재래시장은 크게 세 범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작게는 울진군 소유 시장부지 위에 70여개 들어가 있는 비가림 시설이 설치된 장옥 상가, 군유 시장부지 위에 지어진 개인 상가, 군유 부지를 제외한 시장 주변 상가이다.

 

 

 

 

 

 

 

상인회 가입대상 점포는 시장 주변상가를 포함해 모두 약 160여개 정도이다. 이들 점포 중 현재 상인회 가입 회원상가는 140여개이다. 상인회에 가입하려면 19명 이사회의 동의를 받아야하고, 2년간 준회원 기간을 지나 정회원이 된다.

이사회는 회장, 부회장 2명, 감사2명, 총무와 13명 이사들로 구성되는데 임기는 2년이다.
집행부에서 주로 하는 일은 하는 일은 도로, 주차장 관리, cctv설치·관리, 청소, 장옥건물 관리, 화장실 관리 등이다.

상인회의 수입은 월 수입 278만원이고, 연세 수입 약 1천만원이다. 월수입 내역을 보면, 먼저 군에서 월 150만원씩 지원받고 있다. 그리고 과일가게 10칸 점포세 40만원, 채소가게 10칸 점포세 40만원, 어물전 16칸 중 현 영업점 12칸 점포세 48만원이다.

연세 수입은 장옥 70칸 중 상인회에서 4.5칸을 관리하는데, 여기에서 연간 임대료 1천만원이 들어온다. 1칸 6평의 장옥 상가 70여개 점포는 65.5칸 월 4만원의 임대료는 군에 직접 받아가고 있다.

상인회 수입의 지출은 간사 1명 월급 80만원, 관리원 1명 월 50만원, 화장실 청소 월 30만원, 전기세 등 공과금 월 50만원, 장옥 등 하자보수 월 20만원, 기타 약 20만원으로 매월 약 250여만원이 지출되고 있다. 남는 돈은 회원들에게 상품권을 배부하고, 선진 재래시장 견학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울진시장의 문제점... 시장에는 사람들이 북적여야 한다. 사람들이 몰려들어야 물건도 팔리고 먹을거리도 만들어진다. 먼저 사람이 오도록 해 놓아야 몰려든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상인회 측에서는 자신들이 변화해야 할 문제점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몰려오지 않고 점점 멀어져가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물건이 신선하지도, 다양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특히 채소와 과일은 가정 생필품인데, 기존의 마트들과도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부들은 재래시장에서는 시골에서 캐온 자연산 산나물이나 구입한다는 것. 같은 시장안의 과일집에서 넘겨받아 판매하는가 하면, 5일장에 장꾼들의 물건을 받아 팔고 있으니, 신선도와 가격쟁력에서 떨어져 장옥 전체 과일집 판매량이 장옥 밖의 한 개 과일집 판매량에도 못 미친다는 것.

채소전도 이와 비슷한 양상인데. 이렇게 울진읍 재래시장전 전체가 퇴색하다보니, 사람들이 점점 오지 않아 덩달아 어물전도 위축되고 있다고. 어물전 16칸 중 4개 칸이 비어 있을 정도라는 것.

이에 대해 한 상인회원은 이러다가는 다 죽는다고 하소연을 하면서, 심지어 장옥 한 칸 월세를 올려 상인들이 젊어져야 한다는 색다른 주장을 펴기도 한다. 그는 월 임대료가 고작 4만원밖에 안하니, 평생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노인네들이 경노당 놀이터로 여기는 지, 장사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것. 

상인회 모 간부는 울진시장 문제점으로서, 상인들의 노령화, 주차 불편, 소규모의 비경제성, 상인들의 의식 저수준, 시장주변 상가 비활성화, 물건 고객선 밖 전시 등을 꼽고 있다.

◆ 울진읍 재래시장의 육성방안 ... 울진시장 상인들은 내년 상반기 울진농협의 대형 마트가 개업되는 시기를 울진시장 상가들이 본격적으로 문을 닫기 시작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구. 국민은행 울진지점 자리에 건물을 철거, 부지 6백평을 확보하여 3백평에 주차장을 만들고, 나머지 부지에 3층 건물을 지어 1층 3백평 전체에 대형 마트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 듣고 있는 지각있는 상인들은 뭔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다 죽는다 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첫째가 교통이라는 것. 지금은 여러 방향에서 도로가 뚫렸지만 협소하여 제 기능을 할 수 없으므로, 더 넓혀 직선으로 뚫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주차장이다. 얼마전 연호정에서 내려오는 물길 건너 금산재 아래 80여대의 주차장 확보 공사에 들어갔는데, 이것으로는 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 미지수다. 울진시장 한가운데 쯤에 고층 주차장 시설이 들어서야 해결 될 전망이다.

다음은 시장 물건들의 신선도 유지와 다양화로 대형마트들과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상인들이 젊어져야 하고, 공동구매와 공동판매를 하기 위한 조합을 결성하든지, 적정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한 상인은 아예 시장 주변상권을 활성화켜 내부 침투를 노려야 함으로 시장 주변 군유부지를 불하하여 신축 건물을 쑥쑥 올리게 하여 분위기를 바꾸든지, 아니면 시장을 전부 헐어 대형 주상복합 빌딩을 지어 분양하면서, 1~2층을 상가로 만들자는 제안도 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 안목에서 울진재래시장을 특화하여 특별한 종목에 우위를 두어, 전국의 관광 쇼핑객이 몰리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 상인회원은 이제 재래시장은 공산품이나, 마트에서 취급할 수 없는 음식점 같은 품목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서 볼 때, 울진군수와 울진군 공무원들의 재래시장살리기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없으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 선진 재래시장의 성공사례... 시장 상인들은 전 김광오 전 경제과장을 떠 올린다. 그 동안 많은 과장들을 거쳤지만, 김광오 과장 만큼 울진재래시장 살리기에 열성적인 관심을 가져준 과장이 없었다며 고마워하고 있었다. 상인대학과 선진지 견학을 통해서 울진상인들의 의식을 많이 깨우쳐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울진상인들은 전반적으로 재래시장이 쇠퇴하는 가운데서도 활성화 되어 번성하는 선진 시장들을  매년 상·하반기 2회 버스 2대로 견학해 오고 있다. 서울, 경기, 전남, 경북 등의 여러 시장을 살펴봤다.

상인회원들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 마트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대도시 같은 곳에서도 재래시장이 살아남은 경우를 많이 보아 왔는데,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시장 안에 들어서면, 울진시장 처럼 고객선을 넘어가는 물건 내놓기가 없어 시야가 끝까지 시원하게 뚫렸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장 상인들의 연령이 모두 젊고 친절하며, 세 번째는 활성화 된 시장은 모두 먹거리로 특화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원주시장와 속초시장에서도 보았고, 경주 중앙시장과 전남 순천과 장흥시장에서도 느꼈다는 것이다. 

속초시의 경우, 속초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 공무원 2명이 2년간 상주하다시피 투입되었는 데, 이제는 전국 여행사에서 속초에 오면, 꼭 들러가는 관광코스가 되었다는 것이다. 공동구매 공동판매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집단화 된 씨앗호떡, 튀김류, 닭 강정, 젓갈 전에는 맛보고 사가려는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전남 장흥 재래시장에는 전국에서 유명한 쇠고기 전문 시장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고 한다. 장흥군 공무원과 상인회에서 힘을 합쳐 만들었는데, 78개의 정육점이 집단적으로 늘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

수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장흥시장도 울진시장 처럼 목숨이 달랑거려 속속 문을 닫을 형편이이어서 점포 평당 4만원선에 거래 되었는데 장흥군의 본격적인 재래시장살리기 이후 지금은 평당 무려 1,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취재를 하면서 울진군의 누가, 무슨 생각으로, 어떤 행정을 펼치는가 에 따라 울진재래시장의 운명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병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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