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유곡, 걷고 싶은 힐링의 길


산림청에서 울진~봉화 십이령 옛길 복원

금강송 숲 보호 위해 1일 80명 예약제 탐방

◇울진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생태문화 관광도시 건설로 인한, 스토리텔링 여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울진은 강원도 호산과 인접한 경북 최북단 동해와 맞닿은 곳에 있다. 바다와 가까워 바다를 닮았을 것 같지만, 오히려 산으로 둘러싸여 산림비율이 86%에 가까워 숲을 더 닮았다.

울진은 바다와 산이 공존하듯 서로 품고 있다고 할까? 그래서 울진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울진 대게, 울진 금강송, 금강송이, 울진엑스포공원, 덕구온천, 백암온천, 성류굴, 관동팔경인 망양정, 월송정, 한울원자력발전소 그리고 전국 최고의 생태경관보전지역이 잘 가꾸어지고 정비된 울진생태문화 관광도시를 떠올린다.

여기에 한 곳을 더 추천한다면 바로 예약탐방가이드제로 운영하는 '울진 금강송 숲길'이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에 있는 이 숲길 탐방은 하루 80명만 예약제로 탐방이 허락된다. 허가 없이 입산할 경우 관련법에 의거 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울진 숲길은 지금의 이름이 붙여지기 전까지 울진십이령길, 울진 보부상 길, 울진 숲길 등으로 통했다. 이 이름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쓰인 이름이다. 주로 보부상(등짐장수)들이 울진에서 두천리를 지나 봉화를 넘나들며 물건들을 날랐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숲길은 울진의 싱싱한 해산물을 내륙 깊숙이까지 건네주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오늘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보부상 길이라 부른다. 또 보부상들이 봉화까지 길을 가는데 넘어야 할 고개가 열두 고개라 하여 십이령길이라 불리기도 했던 것. 이 지역 어르신들에 의하면, 자신들이 어릴 때 보부상 일행들을 볼 수가 있었다고 한다.

옛 길은 울진(흥부장, 죽변장, 울진장) 에서 출발해 ▷쇠치재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저진치) ▷너불한재 ▷한나무재(작은넓재) ▷넓재(큰넓재) ▷꼬치비재 ▷곧은재 ▷막고개재 ▷살피재 ▷모래재 등으로 열두고개를 넘고 넘어 봉화로 이어졌다.

울진~영주간 36번국도가 뚫리기 전까지는 동해와 내륙을 잇는 가장 중요한 길 중 하나였고, 그만큼 통행량도 많았다. 지금은 작은 고개로 보이지만, 곳곳에는 서낭당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길을 만든 선조들의 흔적인 축대도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울진에서 출발해 하루 거리인 두천리(지금의 금강소나무숲길 시작점) 에는 보부상들이 묵어가는 주막거리로 성행(盛行)한 때도 있었다 한다.

오늘날 이 길은 일부구간 산림청의 관할 임도로서 산림관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지만, 곳곳에 '진짜' 옛 길이 그대로 남아 보존되고 있다. 약 70~80년 가까이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않아 나무와 수풀로 뒤덮여져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하게 됐다.

                             ◇ 과연 울진은 힐링여행이 가능한 곳일까?

“울진에서 내륙 봉화까지 이어지는 보부상 옛길,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사는 금강송 군락지, 곳곳에 철마다 피어나 길손을 맞이하는 다양한 야생화가 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부른다. 이 길을 안내하며 설명해 주는 한 해설가는 이 길의 곳곳에 전설과 스토리가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탐방객들에게는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추천한다.

2007년도부터 산림청과 녹색연합, 울진참여자치연대, 울진군 등 민관이 힘을 합쳐 이 옛길을 길을 복원했는데, 옛 것을 다시 찾았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궁벽한 '산간오지' 개발이라는 이미지가 아니라, 금강송 숲과 자연, 보부상과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스토리가 있는 ‘인문’과 '자연'에 빠지도록 해준다.

울진 금강송숲길 관계자에 의하면, “3년 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대한 기존의 길을 살리는 방향으로 잡았다” 며, “이곳은 야생동물들이 많이 살고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그것에 유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동물인 산양이 많이 살고 있다고 귀띔한다.

산림자원이 풍부한 울진군은 그야말로 지상 최고의 자연유산과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고 관리되어 생태문화 관광도시라 명명한다. 특히 울진 금강송숲길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고 싶고, 걷게 하고 싶은 길이다.

하지만 1일 80명 한도내 예약(제한) 탐방제를 실시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현재 1, 2, 3길이 개설되었는데,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울진의 금강송 숲길은 지리산의 칠선계곡, 강원도 인제의 곰배령, 제주도의 거문오름 같은 명소 길들과 함께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고 한다.

                         ◇2014년 한 해 전국에서 1만9천여 명이 탐방

산림청은 1, 2, 3 세 개의 울진금강송 숲길에 80명씩 1일 적정 인원만을 출입시켜 자연 복원력을 증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외지 탐방객들이 몰려들어 지역주민들에 예상되는 피해는 감소시키고, 소득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이 금강송 보부상길은 북면 두천리와 금강송면 소광리를 중심으로 1, 2, 3 구간의 이 지역은 두메산골이기에 숙박을 원하는 탐방객을 모두 수용할 수도 없다. 숙박은 거의 민박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 온 금강송 숲길은 2014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1만9천여 명이 방문했으며, 지역주민들이 도시락 판매와 민박을 통해 총 1억7천여 만원의 소득을 올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울진 금강송숲길 예약문의는 ◇울진 금강송나무 숲길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 ◇숲길 안내센터 (TEL. 054-781-7118)로 문의하면 된다.

                                /백두산 프리랜서 기자(사건의 내막 대구·경북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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