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지난 12일 종편방송사는 경쟁적으로 북의 김정은의 '서울해방작전' 을 보도했다. 김정은이 앞에는 한 장의 남한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남북한 전쟁이 났을 경우, 북은 단거리 미사일로 남한의 6군데 제1차적 전략적 목표지점을 타격한다는 것이다.

그 6군데는 서울, 평택, 계룡대, 부산항, 동해, 울진이었다. 서울은 수도, 평택은 미군기지, 각 군 본부가 모인 계룡대, 한미연합전력이 집결한 부산항, 동해 해군기지, 그리고 파괴됐을 때 방사능으로 오염될 울진 원자력발전소라는 것이다.

북의 제1차적 전략적 타격목표 6개 지점은 모두 그만한 전략·전술적 가치가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울진은 원자력 발전소 집적지다. 현재 6기가 가동되고 있고, 2기가 건설중이며, 계획중인 2기를 포함하면 세계 최다 밀집지역이다.

만일 이곳에다가 실제 미사일 폭격을 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 지 상상하기조차 싫다. 북한이 제1차적 공격목표지점 6군데 속에 울진을 포함시킨 연유를 알만하다.

그런데 필자는 2012년 7월 본지에 ‘2박3일간의 반공교육’ 제하의 울진칼럼에서 이 문제를 거론한 적이 있다. 여기에서 나는 “우리나라 국방백서에 울진원전이 1급 보안시설이라고 한다.” “즉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을 때, 제1의 타격 목표가 울진원전이라는 말이다.” 라고 알린 바가 있다.

지난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재앙 5주기였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5주년인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전역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다. 지진에 의한 쓰나미로 1만8400여 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하고, 4기의 원전이 폭발했다.

지진으로 쓰나미가 후쿠시마 원전을 덮치면서 1~4호기 핵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타운(노심용융)이 일어나 대량으로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후쿠시마 원전주변 주민 18만여 명이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2009년 11월 ‘울진∼분천간 철도 누가 책임지나?’ ‘투자순위 3위, 22위 보다 밀려나’ ‘2011~2015 건설계획도 믿을 수 없다’ 는 보도를 한 적이 있다. 2011년 4월에는 ‘울진~분천간 단선전철 계획 완전히 빠져’ ‘4월초 국토부 제2차 국가 철도망 계획 발표’ 라는 2차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위의 북한의 울진원전 타격 계획과 분천~울진간 철도 계획의 실종, 이 두 가지 사례에서 공통점은 무엇인가? 울진과 관련된 굉장한, 울진사람들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심각한 내용들을 알렸으나, 당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수원을 상대로 울진사람들의 위험 수당을 청구했어야 한다. 하다못해 울진~분천간 철도계획을 없앨 것이 아니라, 조기건설의 특혜를 베풀어 줄 것을 요청했어야 한다. 심지어 본지의 철도 기사 서두에는 울진 정치인들, 울진의 대변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직접적인 내용도 있었지만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후쿠시마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후쿠시마 원전 폐로까지 40년 이상이 걸리며, 후쿠시마의 자연이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세계 최대의 원전 집적지에 살고 있는 우리 울진사람들은 후쿠시마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울진~분천간 철도 건설계획 같은 울진의 가장 중요한 현안들을 방치하다가, 선거 바로 밑에 무슨 행사처럼 뒷북치면서 이를 선거용으로 이용하는 몰염치는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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