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은 무엇일까. 바로 알레르기 비염이다. 최근 몇 년간 시중에 가장 많이 나온 치료제가 비염질환과 관련된 것들일 정도다. 특히 환절기에는 비염으로 고생하는 중장년층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비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나이가 들어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 경도 인지장애와 비염의 연관관계

조중생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노인 비염 환자를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와 비염의 연관관계에 대해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4년 1월 1일부터 2014년 12월까지 1년간 비염 증세로 경희대병원에 내원한 65세 이상 환자 44명(남성 16명, 여성28명)을 알레르기 유무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치매 검사와 함께 과거 병력, 약물 복용력, 후각 기능 검사, 비점막 내시경 검사를 진행했다.

이 중 치매검사를 통한 경도인지장애의 비율은 비염이 있는 그룹에서 70%로 나타났고, 비염이 없는 그룹이 52%로 조사되면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군에서 경도인지장애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비염으로 인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소실(또는 후각감퇴)을 보이는 환자에게서도 인지장애 비율이 매우 높게 관찰됐다. 모든 후각소실 환자에게서 경도인지장애가 나타났고, 일부 후각감퇴를 보이는 환자는 절반이 넘는 59%가 경도인지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는“노인들은 평소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에 따른 약들을 복용하고 있고, 콧속 비점막도 일반 성인과 다른 양상을 보여 알레르기 비염에 매우 취약하다.”며 “노인들이 좀 더 적극적인 비염 치료를 한다면 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비염 초기단계부터 적극적 치료 필요해

 최근 들어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두면,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비염 증세가 악화돼 수술을 받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경우, 수술을 받은 뒤 건망증까지 호전됐다. 비염과 치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조 교수는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뇌 기능에 문제가 되고, 치매까지 유발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코와 기도 같은 호흡기에 알레르기로 인한 염증이 생기면 뇌에도 염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최근 스웨덴 연구팀이 호흡기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실험용 쥐에 코를 통해 주입했더니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쥐의 경우 기도에서 염증이 생긴 것은 물론, 뇌의 광범위한 부위에서도 염증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와 두정엽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이 늘어났다. 비염의 증세가 가볍더라도 나이 들어 치매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초기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다수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의 견해다.

▶ 비염과 감기 구분법, 치매와 건망증 차이

 감기 때문에 생기는 비염과 달리 알레르기 비염은 기침은 없고, 재채기와 콧물이 나오는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지만, 오랫동안 반복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문제는 증세가 해마다 반복되고 뇌에 미치는 영향이 평생 누적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증세가 가볍더라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만일 콧물·코막힘 증상이 ‘2주 이상’지속된다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매와 건망증도 확연히 다르다. 건망증은 노화로 인한 기억장애를 뜻한다. 대게 저장된 정보를 다시 되짚어보는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서 생길 수 있다. 또 뇌에 저장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 현재 진행하는 일을 잠시 놓칠 수도 있다.

반면 치매는 측두엽이 제 기능을 못해 정보 저장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질병이다. 건망증과 치매는 증상으로 구분 가능하다. 노화에 따른 건망증은 대체 힌트를 얻으면 잊어버린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노화로 인한 치매는 정보자체가 뇌에 등록되지 않아서 조금 전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최근 들어 의학계에서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비타민 D 결핍이다. 워낙 사무직 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야외활동이 줄어든 것에서 생겨난 증상이다. 소위 햇빛을 많이 받지 못해 생기는 비타민 D 결핍은 인지 장애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너무 밀폐된 장소에 오래 있거나 사무직 업무가 과중하더라도 되도록 하루에 30분 이상은 야외에 나가 햇빛을 받는 것이 비염 예방에 좋고, 더불어 치매 예방에도 좋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도 좋겠다.

이에 한국건강관리협회경북(대구북부)지부 건강증진의원 허정욱 원장은 “가벼운 비염치료를 통해 큰 병을 예방하고 노후에도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하여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 홍보교육과 053)350-9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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