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며칠전 대구 발행 모 일간신문 사회면에 “도청 멀어진 동서남권 ‘우리가 경북 오지’” 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비웃음이 나왔다. 소제목에는 “소요시간 2∼3배 더 걸려/ 민원업무 보려면 하루 허비해야/ 도의원·공무원은 1박2일 출장” 이라고 달고 있다.

주 내용은 “그동안 경북 동부권의 한 축을 이끌어 왔던 포항시는 지리적으로 1시간(90㎞)이면 닿을 거리였던 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이전하면서 2시간30분대(150㎞)로 멀어졌다. 서부권인 구미시도 46㎞에서 77㎞로 30여㎞가 늘었다.” 는 것이다.

그런데 울진은 도청이 대구 있을 때도 3시간 반은 걸려야 했고, 현 예천 신도청까지도 3시간 반은 잡아야 한다. 교육공무원들도 울진에 근무하면 근무평정 점수에서 타 시·군에 없는 가점을 주고 있고, 수 일전 또 모 신문에는 경북경찰청에서 울진과 울릉 근무자에게 특별 휴가 제도를 신설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수년전에는 울진건강공단이 울진보다 인구가 적은 영덕건강공단에 흡수되어 울진출장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모든 것의 저변 공통된 원인은 교통불편이다. 울진은 큰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근무 기피지역이 된 것이다.

그러한 울진사람들의 심경은 아랑 곳 없다. 일간신문이 고속도로를 끼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교통 불편에 관한 내용을 사회면 톱 기사로 보도하는 것은 정부의 차별적이고, 불균형적이고, 울진 홀대적인 상황의 강조일뿐이다.

전에 언젠가 나는 울진을 ‘기초생활시군’ 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기본적인 교통, 교육, 의료가 해결되어야 하는 데, 울진은 아직 하나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교통 한가지만이라도 원활히 뚫리면, 인근 도시의 병원이나, 대학 통학에 숨통이 트일텐데...

강석호의원 직전의 김광원의원은 3선 당선 첫 일성으로 “길만 닦겠다!”고 선언했고, 울진사람들은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가능성이 희박했다. 하다못해 도로교통망 지도를 옆에 놓고 1인시위라도 하는 성의를 보여 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강의원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여러가지 공약을 했다. 울진의 교통망과 관련해서도 5가지 공약을 했다. 포항에서~삼척간 중부선 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36번국도 4차선 확장과 울진~신도청~보령간 고속도로 건설, 분천~울진간 철도연결 등이다.

그러나 우리 울진사람들의 관심은 김광원의원 시절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오직 하나다. 울진의 교통망을 제대로 연결해 달라는 것이다. 길만 뚫어놓으면 관광객이 찾아들어 먹고 살길이 생기고, 아프면 곧장 도시 큰 병원으로 가고, 아이들은 집에서 통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포항~강릉으로 연결되는 동해안권 교통망은 강의원만의 책임도 아니고, 울진사람들의 생존권이 걸린 숙원사업도 아니다. 울진으로 봐서는 스쳐가는 도로다. 국가적인 차원의 필요성에 따라서 철도든지, 고속도로든지 건설될 것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울진이 발전하고 먹고 살아야 될 길, 울진의 아들딸들이 수도권에서 오가야 될 길, 그 길은 바로 울진~영주간 도로다. 강 의원은 이제 힘있는 3선의원으로서, 4년 임기동안 여러 공약 중 한 가지만은 꼭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

울진~영주간 고속도로를 닦든지, 기존의 2차선 국도를 4차선으로 확장하든지, 그도저도 안되면 분천~울진간 철도라도 연결하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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