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소방서 김병호

 

내가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곳은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울진군이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천혜의 자연환경과 맑은 물이 흐르고, 깨끗한 동해바다가 있는 울진은 삶에 찌든 욕심도 내려놓고 돌아가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인지 지난해 울진소방서는 청렴도 향상을 위한 추진 실적에서 도내 17개 소방관서 중 1위를 하였었다. 모두 청렴한 공직자가 많은 덕분이었다.

그렇지만, 청렴한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환경 속에서 근무한다거나 혹은 단지 부패한 일을 하지 않는다고 청렴한 공무원이 된다는 논리로 접근하기에는 실상은 너무 험한 길이다. 그래서 청렴한 공무원은 사회적인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청렴이라는 것은 농번기의 농사일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자격증을 따듯이 일정 요건을 갖추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지루하고 참으로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현실의 공직생활은 수많은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산재한 수많은 업무 중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바로 그것이다. 맑은 물이 탁해지기 쉽듯이 청렴도 오랜 시간을 노력 하더라도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그르칠 수 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기다리면 자라나는 것이 이치지만, 부패라는 잡초도 함께 자라나기 마련이다. 청렴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매 순간 그 잡초를 뽑으면서 쉬지 않고 정진해 나가는 어려운 길이다. 무엇보다 그 일이 고되기에 주위의 유혹을 먼저 뿌리쳐야 하고 자신과의 싸움도 끝없이 해야 한다.

게으른 농사꾼은 자신의 작물을 망치기 마련이고 나태한 공무원은 나라를 망치고야 말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부지런한 공직자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 할 때 나라가 평온해지고 국민에 삶이 윤택해 질 것이다.

지난해의 울진소방서에서 거둔 청렴한 성과물은 모든 직원들이 농사일을 하듯이 매일 매일 부지런히 잡초를 뽑듯이 부패와 싸우고 자신을 정진해 나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농사일가 주는 가장 큰 진리는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콩 심은데 콩이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난다는 그 단순한 진리는 삶에 값진 지혜라 생각한다. 올해도 청정한 울진군을 그에 걸 맞는 청렴한 소방관들이 지켜내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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