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요즈음 우리나라 3대 정당 모두가 파벌간의 세력타툼이나, 이권개입,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으로 정상적인 체제를 유지하지 못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말문이 막힐 뿐이다.

최근 본사 기획실장의 자리에 보임된 남제동 선생은 평소부터 급진적인 개혁마인드를 지닌 분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그의 지론은 성악설에 근거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은 본래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해 자신의 권력과 부를 더욱 키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 본성적인 탐욕에 의해 의리와 도리를 저버려 심지어 '인간은 동물과 같다.' 고 주장한다.

최근 필리핀에는 마약사범들의 자수 행렬이 줄을 잇는다는 뉴스를 본다. 실소를 머금을 만큼의 기이한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기이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들의 정신을 썩어 병들게 하는 마약사범들에게 경고했다. 자수하여 용서를 빌지 않으면 처형하겠다고.

남 실장은 두테르테의 범죄와의 단호한 전쟁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 중 하나다. 두테르테처럼 강력한 수단으로 이 나라를 다스려야 정의와 인륜이 살아나, 인간이 살만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국록을 받는 공무원들이 범죄를 저지르면, 두테르테 정책에 버금가는 제약을 가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그런데 울진군도 우리나라 주요 정당들처럼 비대위 체제를 도입해야 할 것 같다. 행정부고 의회고 혁신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최근 울진군의회는 8명 중 3명이 뇌물 수수 혐의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7대 의회 들어서는 전반기 군의장이 불법행위로 의원직을 사직한 상황에서, 의원들과 공무원들의 공금 유용 사건이 터졌고, 이번에는 또 뇌물 사건이 터져 군민의 대표들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 공금 유용 사건도 아직 조사 중으로 2명 의원을 제외하고는 줄줄이 영덕검찰에 불려갈 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행정부 쪽도 의원들을 보고 비난할 입장이 못된다. 분천ㅡ울간간 철도 계획 폐지, 36번국도 2차선 건설, 동해선 철도 단선 건설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들에 대한 무능은 아예 거론조차 하고 싶지 않다.

작고 간단한 것들만 보더라도, 군수 측근들의 각종 이권개입, 특정인 업체에 공사나 용역의 하도급 집중 밀어주기, 1백억원 세수 손실 초래, 울진읍 체육공원 건설 등의 주민과의 소통 외면, 북면 고목2리 행정력 부재, 이런 것들은 정책이 아니라 개개인 공무원들의 정의로운 마인드에 따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들인데, 관리도 없고 책임도 없다.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고, 잘해도 누가 잘한다고 칭찬하지 않으니 혹시 실수할까 겁나고, 잘못해도 엄중한 처벌이 없으니, 오늘날 울진군은 무책임과 방임으로 인한 가치 혼란의 시대를 맞고 있다.

국회의원은 지방자치단체 공직후보자들의 공천권을 정치적 판단에 의해 공천하거나, 공천을 안할 것이 아니라, 울진 발전에 필요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공천을 해야 할 것이며, 당 소속 의원들의 윤리도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위법적인 문제를 일으킨 의원들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출당조치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군정은 군 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군민 전체를 이끌어 가야 한다. 울진군수는 울진의 최고 권위이자, 리더이다. 울진사회가 이처럼 망가져 갈 때, 리더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군수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군민들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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