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희의 창가에 앉아 (14)

 

‘숲새’ 는 저의 선배님께서 지어주신 제 별명입니다. 초목과 산꽃들이 푸르싱싱하게 우거진 숲 속은 신선하고 생기가 있습니다.

딱딱하고 삭막한 도시보다 새들이 둥지를 짓고 노래하기에도 좋은 곳이지요. 새들은 자유롭고 욕심도 적어요.

그들의 지저귐은 묘하게도 화음을 이루어 마치 아름다운 협주곡을 듣는 것 같습니다.

새들이 날개를 치며 날아오를 때, 내 안에서 아직 부화되지 못한 꿈들도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또한, 숲새네 노란벤치는 햇볕처럼 따뜻하고, 평화롭고, 안전하며 초록 잎들 속에서 더욱 눈길을 끌어요.

어린아이들이나 병아리, 개나리가 떠오르기도 하지요. 햇살이 들면 다른 색깔의 벤치도 노랗게 보이곤 해요. 밝고 선명해서 기분이 상쾌해지며, 세상 속의 사악한 위험으로부터 보호되는 자리랍니다.

굳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오지 않고, 두세 명씩이라도 번갈아 와서 오손도손, 도란도란 솔직하고 꾸밈없이, 욕심이나 계략 같은 것도 없이, 살아가는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이야기하고 느끼고자 제 문학의 방 이름을 ‘숲새네 노란벤치’라고 정했습니다. 서로 뜻이 맞고 오붓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잠시나마 휴식의 공간으로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최근에 중앙대학교에서 총동창회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저의 글 방을 마련하자는 제안이 있었기에 방 이름을 ‘숲새네 노란벤치’로 정하게 된 배경을 쓴 것입니다. (그림 : 박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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