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향지킴이 농사꾼 이성천
근남 행곡리 48동 하우스에 약 5천평 부추 재배
금강송면 출신, 남양주시에서 1만5천평 시설재배 경험

 

1백평 이상 하우스 48동에 실재배 평수 4,800평, 내년부터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부추를 재배할 계획이다.

이 정도 단일 작목 시설재배 규모이면, 아마 동해안 일대에서는 제일 큰 부추재배 농장에 들어가지 않을까

귀향하여 근남면 행곡리 일원에 하우스 채소농사를 지은 지 3년차인데, 올해는 연말까지 농사소득 2억5천에서 3억 정도를 예상하고, 내년부터는 연소득 3억에서~·5억 정도를 예상한다고 하니, 농사도 기업이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다.

그는 어린시절 고향을 떠나 서울 근교에서 중장비업을 했다고 한다. 25세경부터 작업비를 받지 못해 채소재배 시설 하우스를 넘겨받아 부업으로 시작한 것이 30세 경부터는 하우스 채소재배 전문인이 되었다고 한다.
 

어느날 갑자기 사업한답시고 사람들 비위 맞추는 것 보다 농작물에 정성을 쏟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완전 전업을 했다는 것이다. 최고 73동의 1만5천여평의 하우스에 각종 채소를 재배하여 연간 최고 8억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남양주시에서도 800동 하우스 기업농을 제외하고는 두 번째 규모였다. 이때는 농장인부도 평소 외국인 근로자 6명과 내국인 근로자 8명을 거의 고정 인부로 쓰고, 바쁠 때는 1일 약 30여명의 인부들을 쓴 기업농이었다.

그러나 채소농사란 것이 가격 등락이 심하고, 처음에는 기술부족으로 적자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여 큰 돈을 벌지 못하고, 그냥 먹고 사는 정도였다는 것. 그가 돈을 벌기는 불과 10여년, 약 25년의 채소 재배기술과 판매 경험의 노하우가 쌓인 결과였다.

그는 연작의 피해를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땅심을 돋우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는 “농사는 사람이 짓는 것이 아니라 땅이 짓는다.” 는 선문답을 한다. 영양가 높은 퇴비를 만들어 작물에게 먹이면 건강하여 병에도 강하고, 자연히 수확량도 증가한다는 것. 결국 그의 강력한 주장은 ‘땅심’ 이다.
 

부추에는 아릴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장에 좋다고 한다. 소화력 향상은 물론 변비를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말초신경을 활성화 해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인체를 따스하게 해주어서 몸이 찬 분들에게 좋다.

남자들의 정력에 좋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정력증강 뿐만 아니라 피로회복에도 아주 좋다. 부추는 지혈작용을 하기 때문에 부추를 환부에 올려두면 효과가 있다.

부추에는 특히 베타카로틴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인체에 유해한 활성 산소를 억제, 배출해 주기 때문에 노화방지 및 암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는 고향의 공기와 물이 좋아 귀농, 아니 귀향했다. 말년을 고향산천과 고향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귀향했다. 시설채소 약 30년의 노하우, 이것 하나만으로도 고향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줄 알았고, 고향 사람들 모두가 환영해 줄 줄 알았다. 울진에서는 평당 6만원 정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선도농업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만심도 있었지만...

그런데 귀향 3년반이 지난 지금 그는 고개를 흔든다. 40년을 떠났다가 돌아 온 고향은 객지보다 더 객지를 타 마음의 상처가 컸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했지만, 초기에는 정말 사람들 만나기가 두려웠을 정도였다 한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보니 남양주와는 다른 애로 사항이 대두됐다. 서울에서는 판매망이 잘 형성되어 있어 가락동 농수산물 경매시장에 출하하고, 간혹 특별한 경우에 대구시장에도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울진에서 부추 하우스 농사는 재배 적지라는 주장이다. 수도권 보다 겨울에는 기온이 높고, 여름에는 시원한 일기 때문에 사계절 시설채소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로사사항도 있고 의문 사항도 있다고.

울진농수산물 유통공사에서 판매대행을 해주고 있지만 불편한 점이 있고, 공공근로 때문에 작업인부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오는 10월 외국인 근로자 4명을 받아들인다. 지금의 영농규모는 고정인부 약 6명이 필요한데, 현재는 부부와 둘째 아들, 3명이 밤낮주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울진군에서는 고추농가에는 생고추 1Kg당 수송비 300원을 지원해 주면서 부추재배농가 수송비는 왜 지원해 주지 않는 지도 의문이란다. 그의 마지막 인사말은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이제부터 고향에서 돈을 벌면,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이성천! 어린시절 배고픔과 외로움을 견디어 오늘날 부추재배 전문 대형 농사꾼으로 변신하여 돌아왔다. 고향사람들에게 농사꾼으로서 귀감이 되고, 농사를 지어 돈을 많이 벌어 그의 말년 고향을 향한 꿈이 영글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남제동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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