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중의 이런저런 이야기(55)


 

경계는 없다. 시선은 어디까지든 뻗어나간다. 크고 환한 창문처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존재에 대해 상상하고 렌즈를 통해서 그리워하며 설레임으로 헤매는 시간, 나도 모르게 가슴은 뜨거워진다. 새로운 시선은 새로운 사진을 만들기 때문이다.

사진은 잘 나오는 게 전부가 아니다. 남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찍어야 사진은 재밌다. 자동 놔두고 수동으로 사진 찍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람의 의도대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수많은 선택의 권리가 순간을 누르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세상에 살아 숨 쉬는 것은 아름답다. 추억의 발자국을 찾는 것은 더 없이 즐겁고 의미 있다. 카메라를 통해 본 세상은 맨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느낌 그대로 모험과 신비로 가득 찬 일상의 세계로 이끈다.

나는 그만 사진이란 일상의 기록에 심취하고 만다. 언젠가 지금이라는 눈부신 세계는 사라진다. 무한히 글을 쓸 수는 없지만 사진은 무수히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오늘도 나는 카메라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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