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아무추어 무선사 박정환씨를 찾아서

 

취미활동에서 여가·레저활동까지 가능

/울진군에서도 재난·사고 지원팀으로 활용해야... 경주지진 발생 즉시 포착

/ 나곡 출신 배테랑, 한울 2발 방사선안전팀 차장

 


This is 6K5VLI, 6K5VLI in Ulchin of South Korea. Grid Location is PM47QD. I am standing by now. Over! CQ CQ.....! 울진인 가운데 보기 드문 취미를 즐기는 재미난 인물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잠시 그의 일상을 들여다 본다.

요상한 장비와 복장을 하고서 범상치 않은 용어를 써가며, 열심히 어딘가에 무전기로 호출하는 독특한 인물- 박정환씨- 그는 북면 나곡3리(나실마을)에 살고 있는 박정환(한울본부 2발전소 방사선안전팀 차장)씨를 만났다.

북면 나곡리 태생으로 나곡의용소방대원이며, 과거에는 청지회에서 노인봉사단체 회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지역사회 활동에 열심이며 남다른 고향사랑을 아마추어무선을 통해 실천하고 있다. 울진에서 유일하게 1급 아마추어무선자격증과 미국 2급 자격에 해당하는 FCC General Class 아마추어무선자격(호출명 KG7OMS)을 보유하고, 사단법인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경북본부 울진지부 회원으로 활동하는 6K5VLI 박정환씨를 통해 재미난 취미활동, 무선통신을 이용한 사회봉사 등에 대해 들어본다

 

1. 아마추어 무선에 대한 설명
아마추어 무선사- 햄(HAM)은 인터넷의 보급과 휴대전화의 발전으로 인해 급격히 쇠퇴하여 이제는 철 지난 과거시절의 놀이로 전락하였다. 햄(HAM)이 일반인들로부터 점점 세간의 이목과 흥미는 사라져가는 상황이지만, 아마추어무선의 효용성과 존재감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믿는 이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전국각지에서 교통방송 통신원 활동, 물놀이 구조봉사, 등산/계곡 조난자 구조의 지역봉사활동, 대규모 재난사고 지원활동, 안전캠페인,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아마추어무선장비와 인력을 활용하여 아마추어무선 단체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취미생활에 있어서도 여타의 레저 유형과는 달리 전기/전자에 대한 지식과 기초적인 전파원리 이해, 전기/전자장비의 운용 등의 기술습득과 연구가 필요할 뿐 아니라,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정부기관으로부터 무선국 허가를 얻어야만 누릴 수 있을 만큼, 접근이 쉽지 않아 과거에는 고급취미로 대우받았던 여가활동이다.

 

2. 햄(HAM)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누군가를 사귀거나 존재를 알게 되어 순수한 우의를 나누는 목적으로 하는 취미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아마추어무선은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키며 공손한 어투와 행동으로 교신을 즐기는 자체로도 매우 좋은 취미이고 지역사회 통신지원 봉사활동에도 유용한 장점으로 인해 아마추어무선이 사라지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지요. 하하하.”

또 이들 아마추어무선사들은 자신들이 많이 교신하는 것을 가장 큰 자랑으로 생각한다. 특히 미지의 누군가와 대화 또는 신호를 주고 받고서 얻게 되는 교신확인증(QSL Card)은 무선사들 간에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기쁨으로 여긴다.


3. 아마추어무선의 여가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취미로서의 아마추어무선은 아주 재미난 것들이 많습니다. 일반인들이 접할 기회가 없어서 공개되어 있지 못하다보니 그 즐거움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아마추어무선인들 간에는 매우 많은 분야에서 무선기기를 이용해 재미있는 활동과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ARDF라는 것이 있지요. 운동으로도 좋고 레저로도 매우 좋은 것인데 동유럽에서 첩보원 양성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경기로 발전한 거라고 합니다. 시간나면 한 번 같이 가실까요? 하하하!

그 외에도 SOTA(산정상교신), IOTA(도서교신), Dxpedition(원정교신), 인공위성추적교신, 월면반사교신(달표면에 전파를 반사하여 지구로 돌아오는 신호를 즐기는 교신) 등등 매우 많은 레저용 교신이 있습니다. 게다가 안테나 자작이나 무전기, 오디오 자작도 즐기는 모임이 있고 중고무선기기를 사고파는 정크시장(Junk market) 모임과 아마추어무선인들의 한마당 축제인 필드데이(Field Day)와 무선사들 간의 모임인 아이볼 미팅(Eye Ball meeting) 등도 있어서 관심과 흥미만 있으면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즐길 것들이 넘쳐납니다요.”


 

4.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자신이 경험한 아마추어무선방식의 장점을 소개하며 울진에도 시급하게 아마추어무선의 지원과 관심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해 경주에서 2차 지진이 일어났을 때였을 겁니다. 경주에서는 휴대전화와 유선전화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된 적이 있었지요. 그때 저는 저의 무전실(shack room)에서 서울과 경주에 계시는 오엠(-Old Man의 약어로 통상 국장님이라고 상대방을 호칭하는 아마추어 용어)간의 단파교신을 청취하고 있었는데 경주에 계시는 어느 오엠(OM)께서 지금 방금 지진이 난 것 같다며 무선실이 또 약간 흔들리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집사람에게 전화해서 경주에서 지진이 또 났다고 알렸지요. 그랬더니 뉴스에 아직 그런 내용이 안나온다고 하더군요.

“경기도 양평군에서는 오래 전에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비상통신지원활동으로 지역사회에 활용하고 있지요. 이후 경기도청에서도 이와 유사한 도조례를 제정하여 제도권 하에 두고 있으며, 몇 해 전부터는 경상북도청에서 직접 관심과 지원을 하여 울진지부에서도 재난통신지원단원(10명)이 활동 중에 있습니다. 울진 지자체에서 먼저 할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박 무선사가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전국 오지인 울진에서 일개 아마추어단체가 타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초단파용 중계기(Repeater)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단파(VHF)용 중계기는 군 관할지역 전체를 통제권에 두는 울진 지역망 중계기와 경상북도 본부를 연결하는 경북권역망 중계기 그리고 전국과 연결되는 광역망중계기를 모두 보유하고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만 잘 관리하고 유지하면 재난대응에 대한 정보전달과 비상전파는 손쉬운 일이라 말한다. 재난발생 시 인적자원이 풍부한 아마추어무선사들이 나서서 지원해줄 수 있다. 또한 개인들이 단파(HF)무선기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국내·외를 모두 연락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추어무선사들이 보유한 차량에는 대부분 긴급통신을 위한 VHF무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들은 차량용 베터리와 엔진 발전기를 이용해 언제든 이동무선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예비군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무전기는 안테나가 교신 가능한 통달거리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아마추어무선사들은 직접 무전기에 사용할 안테나를 만들기도 하고 만든 안테나를 이용해 시험발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각종 재난 사고 시에 아마추어무선사는 최고의 역할을 한다고 그들은 단언하기도 한다.
 

5. 아마추어무선단체와 각급 기관들이 MOU체결이 시급한 과제라고 보는데
“아마추어무선은 많은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봉사단체인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해수욕장 인명구조대, 등산객 구조, 산림화재, 재난업무, 통신지원행사 등에 아주 유용합니다. 하지만 그 운용 목적에 있어서 아마추어무선은 대단히 제한적입니다.

전파법에서 말하는 아마추어무선의 정의를 들여다보면, ‘금전상의 이익을 위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인 무선 기술의 흥미에 의하여 행하는 자기 훈련 통신과 기술적 연구의 업무’ 라고 규정하고 있어 일반 레저활동용이나 업무용 무선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때문에 무선기기를 이용해서 일반적인 지역주관행사에 무작정 동참하기는 위법성이 많고 비상용으로서의 역할에만 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인명구조, 조난사고 등과 같이 위기상황에 의한 긴급통신만 인정이 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요청한 행사에 정식적인 공문요청을 받을 경우, 관계기관에 이동무선국 신고를 필하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자유로운 취미를 위해서는 이동무선국 신고 후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전파법이 사회활동을 위한 아마추어무선사에게는 너무 가혹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6. 울진군에 바라는 게 있다면
“무전기는 교신(交信)하라고 있는 것이고, 전화기는 통화(通話)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무전기 대신 전화기를 사용하면 된다는 발상은 밥이 없어서 배가 고파 굶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손자가 쌀이 없으면 라면 끓여먹으면 되는데 왜 굶었느냐 라는 식의 이야기와 같습니다.”

울진군에서도 조례를 제정하여 아마추어무선을 확대하여 각급 지역 기관단체에 무선사들이 배치되고 평소에는 취미로 긴급 시에는 통신지원 자원으로 활용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타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했듯이 울진군에서도 특정 단체(울진아마추어무선 단체)만을 위하는 법령 제정보다는 각급 기관이나 민간단체에 아마추어무선자격을 취득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도록 장려하고, 각 단체를 대상으로 기술경연 대회 등을 펼치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대응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다면, 울진의 재난과 재해에 대한 대응능력이 한 단계 도약하여 발전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인석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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