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 (시인 · 논설위원)

 

지역문화원장은 그 지역의 전통문화나 정신문화를 사회적으로 대표하는 사람이다.

울진문화원 연혁에 따르면 1955년 3월, 향인 임대득 씨 등이 울진군청 공보실에서 미국과 정부의 시책 홍보 영상을 만든 것을 울진 최초의 문화원 기능으로 보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 뒤 1976년 8월, 독립운동유공자인 산해 전영경 선생 등이 뜻을 모아 울진문화원을 설립, 초대원장으로 임상규 씨가 선임되었다. 이로 볼 때 울진문화원은 타 지역에 비해 꽤 오랜 연륜을 가지고 그간 지역문화 예술발전을 위해 매진해온 터였다. 어려웠던 시절, 지역문화 예술발전을 위해 애쓰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역대 울진문화원장은 초창기에는 회원 추대로 선출하였다. 회원이 얼마 되지 않아 추대제가 가능했다. 1995년경 사회 전반으로 민주화가 확산되면서 회원가입이 급격히 증가하자, 직선제가 대두되었다. 추대제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었으나, 직선(투표)제가 문화원 활동의 회원 참여도를 높이고, 원장 신임과 평가 등의 의미가 있어 장점이 크다고 본 대다수 회원들의 의견이 관철되었다.

제10대 울진문화원장 선거가 내년 2월 중에 치러진다. 현재 시중에 들리는 바, 출사표를 던진 분들이 이미 회원들을 상대로 선거운동에 돌입한 것 같다. 이제 2개월여 남은 선거운동기간 중 선의의 경쟁을 당부하면서 몇 가지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지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적, 철학적 식견을 갖춘 사람이 뽑히길 바란다. 지역사회의 문화와 정신적 지도자가 울진사회의 역사와 전통, 지역문화에 대한 연구와 경험적 문화지식, 그리고 현대사회와 문화에 대한 경륜과 안목은 문화원장으로서 필수적 소양이라고 본다.

둘째, 공명정대한 선거운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울진문화원은 500여 명이나 되는 회원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으로 울진지역의 문화예술단체 가운데 으뜸이다. 비록 일반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한다. 선거과정이 공명정대해야 결과에 대한 승복과 회원들의 신뢰가 형성된다.

셋째, 울진의 문화와 문화원을 한층 도약, 발전시킬 수 있는 확고한 신념과 비전,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역대 원장들이 발전시킨 문화적 기반을 바탕으로 21세기에 걸 맞는 지역 문화 창달에 기여할 능력 있는 인물이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넷째, 지역문화의 수장으로서 울진문화원의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도자여야 한다. 지역에 상존하는 세대 간 문화 예술적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견해를 표명할 수 있어야 하고, 지역 문화예술단체나 동호인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한편 관련기관, 집행부에도 기관장으로서의 자기 의견이 필요하다.

지역 문화원장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되어서는 안 된다. 학식과 인품, 덕망을 가진 사람이 선출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제10대 원장 선거가 원만하게 치러져, 울진 문화와 예술이 한 단계 발전하고, 지역의 정신적 리더십이 갖추어지는 뜻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유권자 회원들 제위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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