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유기농의 대명사 행곡리 안무희씨

▶황토촌 오리쌀 생산자 안무희씨
2005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불과 270여일 앞두고 울진군은 이의 성공적 개최와 이를 통해 울진을 친환경농산물 생산 중심고장으로 만들고, 울진의 농가 소득을 높여 나가는 계기로 삼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본사에서는 금번호부터 현재 작목별로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10여 농가들을 심층취재하여 울진의 친환경농업의 실태와 향후 소득 경쟁력, 그리고 친환경농업방법과 기술 등에 관해 10회에 걸쳐 연재할 계획이다. 그 첫회로 전국적으로도 소수농가이고, 울진군내에서는 단 한 농가뿐인 근남면 행곡리 함질 마을의 울진 친환경농업의 선구자 안무희씨의 오리농법의 벼 유기재배를 소개한다.

토착미생물발효퇴비 제조 땅심 키워
오리쌀, 일반쌀보다 2배 이상 고소득


안무희(59세)씨는 본래 이 마을에서 태어나 가정이 어려워 중학교를 졸업하고, 63년 환중인 조부와 부친을 이끌고 넓은 농토를 구할 수 있다는 강원도 철원 평야로 이주, 그곳에서 약 24년간 농사를 짓다가 건강이 안좋은 것을 계기로 87년 함질 마을로 귀향하였다.
그는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근본은 건강한 먹거리에 있다고 믿었고, 마침 한국자연농업협회가 발간하는 월간 유기농업 기술전문지를 구독하게 되면서 충북 괴산에 있는 자연농업교육원에서 조한규 회장으로부터 교육을 받고 난 후, 유기농법에 몰두하게 되었다 한다.

그리하여 농약없는 영농방법을 찾기 시작하여 처음에는 판매보다는 자급식량용으로 오리농법에 의한 벼농사를 짓게 되었는데, 지금은 8년째 자신의 3천평 논 전체에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처음 2년간은 오리의 생리를 잘 몰라 제초가 안되고 벼의 훼손도 많았지만, 지금은 오리농법의 문제점을 모두 파악 이를 개선하여 관행농업보다 쉽게 농사를 지으며, 더많은 수출을 내고 관행농법의 2배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어 그의 이름은 울진유기농법의 대명사가 되었다.
# 유기농법의 방법과 기술

▶직접 만든 토착미생물 발효퇴비
유기농법은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이 풍부한 퇴비를 이용해 땅힘을 길러 작물의 내병성을 키우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질 좋은 농산물의 다수확을 얻어내는 영농법인데, 현재의 우리나라 농법은 지금으로부터 과거 약 50여년 동안 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 농토의 건강에는 관심없이 약탈농업 형태를 띄어 왔다.

이러한 관행농업 방식을 계속할 경우 토양은 황폐화 되고, 그로 인해 더 많은 비료를 주어야 하며, 각종 병충해의 발호로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해야 하므로 결국 이것을 먹고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우리 인간들은 생명에 대한 위협을 받게 되었다.

안무희씨는 호맥이나 질소 고정율이 좋은 헤아라베치를 논에 심어 출수기 직전 베어 그 자리에 깔고, 갈아 엎어 녹비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토착 미생물을 확대배양하여 쌀겨+깻묵+게껍질+폐화석+축분+왕겨나 톱밥+산흙에다가 각종 유기물을 혼합해 발효제를 만들고, 이에다 전체 무게의 약 80%를 차지하는 논흙이나 밭흙을 섞어 숙성시켜, 고농축 토착미생물발효퇴비를 자가 생산한다는 것이다.

이 발효퇴비를 모심기 전 150평 한마지기 당 약 165kg(약 55kg 들이 3포 정도)를 뿌려 녹비와 함께 갈아 엎어면, 이것으로 비료를 주는 일은 완료된다.
관행농법에서는 지효성인 일반퇴비를 밑거름으로 주고, 이삭이 필 무렵 이삭비료를 따로 주고 있으나, 고농축 비료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발효퇴비는 투입되는 즉시부터 작물이 지속적으로 양양분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밑거름으로 한번 만 시용해도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가 천연농약을 만들어 영양제 겸용으로 살포하는데, 이것은 병충해를 직접 죽이거나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작물의 체질을 튼튼히 하여 내병성을 키워 병충해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한방영양제, 천혜녹즙, 목초액, 유산균, 생선 아미노산, 천연인산칼슘을 섞어 만들어 3~4회 살포하면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 천연농약 겸 영양제는 벌레들이 잎사귀 등을 갉아 먹을 수 없도록 작물의 몸체가 견고해 지게 하고,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 관행농법의 인접 논에서 병충해가 발생해도 전염되거나 충해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천연농약은 사람이 소량을 섭취해도 아무런 해가 없어 농사를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인 농약으로부터의 위험에서 농부들을 해방시킨다.

# 오리의 제초관리

▶직접 만든 식물성 농약과 영양제
오리농법의 주제는 논 한편에 오리의 집을 짓고 논의 바깥 둘레에 철망을 쳐 오리를 풀어 오리의 이동에 따른 갈퀴 질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잡풀을 없애는 방법이다. 마지기 당 15마리 정도의 어린오리를 모내기를 한 후 약 10일 전후 방사하여 출수 직전에 오리를 가둔다.

오리를 이용해 제초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우선 모를 심기 위해 써래질을 할 때, 논바닥을 잘 골라 평탄하지 않으면, 물이 적은 곳에는 수작업 등으로 제초를 해야함으로 오리농법의 취지가 반감된다.

또 오리사를 지을 때 벼 포기 사이의 골 방향 한편에 짓지 않으면, 벼 이양 초기 오리먹이를 줄 때 오리들이 골을 따라 오지 않고, 가로질러 달려와 어린모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그리고 오리들의 출입이 빈번한 오리사 가까이에는 논 바닥을 약간 높게 하여 논물 수위를 낮추지 않으면, 먹이를 줄 때 벼 포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 또한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 농비와 소득
안무희씨의 영농규모는 논이 약 3천평이고, 채소밭이 약 300평, 그리고 오리 축사가 약 150평이다. 여기서 그는 연간 약 영농수입 약 2천300여만원을 올리고 있다.
관행농법에 의한 수입의 2배 이상이다. 그것은 유기농 쌀 생산에서 약 2천만원을 그리고 청둥오리 300마리 판매가에서 3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안씨는 처음 2년동안 유기농법을 해보니, 수확량은 약 10~15% 감소했지만, 가격에서 2배 이상을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지금까지 8년간을 계속해 왔는데, 지금은 수확량에서 오히려 약 15% 정도 증수되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기농법은 화학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핵심적인 잇점이 있으나, 농비와 품에 있어서는 관행농법과 비슷하게 들어 가는데, 3천평의 유기쌀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5백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그가 생산한 유기농 쌀은 생산초기에는 울진농협 판매망과 한화콘도내 슈퍼, 그리고 울진원전 사원아파트 등에서 판매 하였으나, 최근에는 거의 전량에 대해 수수료 3%를 주고 울진농협의 하나로마트 울진·죽변점을 통해 11월부터 다음해 4·5월까지 위탁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울진군에서는 금년에 오리농법을 장려하기 위해 오리사, 오리구입비와 사료대, 논 주위 철망 설치비용으로 300평당 약 50만원 정도의 오리농법 초기년도 투자비용을 지원했다 한다.

# 친환경 농산물의 유통

▶황토촌 오리쌀
얼마 전 그는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있은 경북도 농산물 전시회에 참가했다가 도내 23개 시군에서 출품한 농산물 중 정부로부터 친환경농산물로 인증을 받은 쌀이 전혀 출품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현재 대대적인 친환경농업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 울진군에서는 다른 시군보다 먼저 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터 엄격한 심사와 관리를 통한 최고 품질의 친환경 농산물의 인증을 받도록 하면, 시장 경쟁력이 생기면서 유통문제도 자연히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금년도 울진의 친환경 쌀 판매 문제는 울진군의 주관으로 농협에서 전량 수매하여 왕피리 소재 한농복구회의 유기농산물 판매망을 통해 처리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한다.
조곡 40kg들이 한 포대에 6만4천원에 수매를 하는데, 일반 벼보다 판매 수수료를 떼고 불과 3천원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일반벼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포당 5만8천원에 생산량의 약 25%만 수매하는 반면, 울진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벼에 대해서는 전량을 수매하는 잇점을 준다는 것이다.
# 친환경농업 육성의 필요성과 방안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의 개방으로 중국 등 농산물 대국의 외견상 질 좋고 값싼 농산물이 밀려 올 때, 우리의 건강한 먹거리를 지키고 주식의 외국종속을 막아내기 위해서 정부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에 파격적인 지원정책을 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농림부에서는 이러한 방향에서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
울진 같은 경우에 금년도에는 경지면적의 약 10%에 달하는 약 542ha에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여 전국에서도 친환경농업 면적이 농지면적 비율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지만, 이를 생산한 농가에서는 판로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정부에서 이를 장려했다면, 이를 따라 준 농민들의 친환경 농산물의 판매까지도 책임을 져 주어야 한다. 장차는 유기농법이 가격 등의 경쟁력에서 앞서지만 현재로서는 수확량의 감소에다가 판로까지 걱정해야 한다면,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 장려 정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울진군에서는 친환경농업 농가들의 모임을 육성하여 이들이 서로 재배기술과 농산물 판매 등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류하여 울진의 친환경 농업기반을 넓혀 나가고, 울진 농산물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는 교두보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병식 편집국장
 
2004-12-08 오전 9:45:30 입력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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