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유기농의 원조 기성 황보리 임춘빈씨

▶울진유기농의 원조 기성면 황보리 임춘빈씨
# 한국 최고 농사기술의 독농가

유기농법의 장점은 우리가 좋게 생각 할 수 있는 모든 것입니다.
농약과 비료를 안치니 품이 적게 들어 농사 짓기가 쉽고, 생산량이 증가하며 품질이 뛰어나고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열매가 단단하여 저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일반 농산물의 최소 두배 이상을 높은 값을 받으면서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니 고소득이 보장됩니다.

정확히 지난 74년도에 처음 밭 270평에 유기농법 수박을 생산하여 당시 논 50여 마지기의 쌀 생산 소득을 올린 후, 줄곧 고추 딸기 토마토 등으로 작목은 바꾸었지만, 30년 동안 유기농법 만을 고집하는 농사를 지으며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울진 유기농의 원조인 임춘빈씨의 확신에 찬 주장이다.

금년에는 비닐하우스 3천평에 방울토마토를 재배했는데, 10kg 1박스에 7만원을 받은 것은 지금까지의 방울토마토 국내최고가 였으며, 현재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5kg 포장단위에 보통의 방울토마토는 6~7천원에 위판되지만, 임춘빈 원조의 것은 2만2~3천원에 판매되어 기성농협 통장으로 입금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다른 농가에 비해 3~4배의 소득을 올려 금년 방울토마토 판매 수입이 1억원을 넘 길 전망인데, 농비는 방울 토마토를 수확하기 위한 품삯을 포함 약 1천만원에 불과해 년 농업소득 순수입이 1억원에 육박하는 한국 최고 농사기술의 독농가이다.

없어서 못 파는 유기농 농산물
30년간 땅심키우는 농법 고집


▶직접 만든 유기질 비료 거름
# 수박귀신…울진 유기농의 원조

그는 영덕 출신으로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70년대 초 부인의 몸이 아파 빈손으로 귀향. 처가인 온정 가까운 기성 황보에 자리 잡았는데, 방울토마토처럼 수박도 일반농가에서는 기술적으로 재배하기 까다로운 작목으로 당시 울진에는 수박을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어 대구 근교에서 비싼 값으로 사 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유기발효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일본의 유기농법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도지 밭 270평을 얻어 반 시험삼아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비닐하우스 이용 유기농업으로 수박농사를 지었는데, 년중 3회 수확을 하여 고소득을 올리니, 보통 한 번 심어 1회 수확하는 일반농법의 농사꾼들을 그를 보고 수박박사보다도 기술이 더 좋다며, 「수박귀신」이라 불렀다.

그런데 그 수박 맛이 설탕처럼 달아 이 소문을 듣고 사러 왔던 상인들은 설탕물을 주입하지 않고는 수박이 이렇게 달 수 없다며, 믿지 못하고 그냥 돌아 간 상인들도 많았다고....

당시 울진지역의 고급 술집 술안주로서 팔려 나가기도 했는데, 그때는 부르는 게 값이었고, 부산진 시장에서부터 전국의 상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울진 임춘빈의 수박은 고가에도 없어서 못 팔았다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영농기술이 군내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한창 통일벼 재배를 장려하던 시절 기성면에 볍씨 10가마의 집단 못자리를 설치할 때는 그가 기술적인 관리 책임을 맡은 적도 있다고 한다.

# 유기농법의 핵심은 유기질 비료
그는 작물이 성장과 결실을 하기 위한 각종 성분을 공급 받는데 있어 그 비중을 굳이 나눈다면 잎의 광합성작용이 30%이고, 토양으로부터 필요한 양분의 공급이 70%로서 광합성 작용을 위한 빛의 공급은 농부가 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지만, 땅의 생리와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에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농업의 승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유기농법의 핵심은 질 좋은 유기질 비료를 적절히 주어 얼마나 땅심을 키워 주느냐에 달렸다. 그것은 작물이 질 좋은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병해없이 튼튼하게 잘 자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질 좋은 영양분의 공급은 결국 섬유질의 발효를 위한 미생물의 왕성한 번식환경을 얼마나 잘 만들어 주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만들어 놓은 유기질 비료 거름더미 거죽을 삽으로 긁어 내자, 거기에는 잘 뜬 메주처럼 허옇게 뜬 효소들로 인해 거름더미인 지, 효소 덩어리인 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미생물의 활동이 최대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수박귀신 임씨는 언제, 어떤 재료들을 어떻게 채취하여 어떤 효소들을 어느 정도 배합하여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 가에 대해서 30년간을 연구하고 실천해 온 사람이라고 보면, 그의 농법의 핵심기술이 무엇인 지 알게 될 것 같다.

그는 연간 낙엽이 진 100여톤의 생 나무들을 수집해서 파쇄한 후 미생물 발효 효소와 섞어 30여톤의 유기질 비료를 자가 생산한다. 그는 우리가 보통 진한거름이라고 알고 있는 돼지똥이나 소똥 등 축분은 부식질이 부족하여 유기질 거름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데서 우리의 기존 상식을 뛰어 넘는 농법임을 짐작할 수 있겠다.

유기질 거름을 만드는데 축분이나 볏짚이나 풀 종류를 사용하지 않고 묵은 생나무 목질부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은 그 속에 많이 들어 있는 섬유소가 농작물 열매의 맛을 좋게 하기 때문이라 한다.

세계적 경쟁력 갖춘 최고의 농부, 국내·외 권위있는 학자들도 방문

▶임춘빈씨의 토마토하우스
# 유기농 기술의 전수

그의 농법을 연구하기 위해 국내 유명대학의 박사들은 물론 농촌진흥청, 종묘회사 관계자 들은 수시로 방문하여 실증적 경험을 가진 수박귀신의 의견을 듣고 가고, 심지어 중국과 일본의 유기농에 권위있는 학자들까지도 한국 최고수준의 실제적 기술과 이론을 갖춘 임춘빈 박사의 체험을 듣고 간다고.

지금까지 우리는 서면 한농복구회가 유기농 선진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농에서도 수시로 방문하여 서로간의 의견을 교환하며, 임박사로부터 자문을 얻어 가고 있다 한다.

최근에는 영덕군의 요청으로 시금치 유기재배 기술에 대해 특강을 하는 등 시군 단위의 유기영농 작목반에 성공사례를 들려주기 위한 강연에도 바쁘고, 특히 구미와 성주의 수박 등 작목반에서는 임박사가 원하는 규모의 최신 시설재배 농장을 만들어 줄테니 이사를 와 자신들에게 영농기술만 지도 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 제주도 밀감재배 작목반에서 유기재배 기술자문을 구하기 위해 단체로 방문해 온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일의 맛은 핵산이 좌우하는데 현재의 제주도 밀감밭은 너무 밀식되어 있으므로 솎아내기를 하여 수형을 개심형(開心形)으로 바꾸면, 채광과 통풍이 잘되어 수량도 증가하고 품질이 좋아 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토양의 수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배수관리를 철저히 하면 토양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 당도가 높아질 것이며, 규산질 비료와 염소분말을 적당량 사용하면 질소성분의 흡수가 약화되고 작물이 건강해져 병해가 없을 것이라고 자문했더니, 그들은 지금 한창 밀감나무 솎아내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구미, 군위, 의성, 상주, 문경, 영주 등지의 16개 개인농장에도 년간 2~3백만원씩을 받고 계약을 체결 유기농법에 대한 기술자문을 해 주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관리는 미생물 생산회사인 「한국 라이프」 정영진 상주 지점장이 자진해서 대행해 주고 있다고 한다.

# 유기농법 실천과 문제점
나는 아직도 현대식 하우스를 갖지 못하고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다.
24살의 나이에 병든 아내를 치료하면서 찢어지게 가난했던 농사꾼 부모 대신 맞이로서 7남매를 공부시키고 다 출가시키고 본인의 자식들 남매를 키우느라 무일푼에서 시작한 오늘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무던히 참고 인내해 온 결과이다.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욕심을 부리면 실패한다. 특히 유기농법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은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유기농 초기 성공을 보고 따라했던 기성의 후배가 수박 유기재배에 실패했다. 당장 잘 자라지 않는다고 화학비료를 주고 병충해가 붙는다고 농약을 쳐서는 안된다.
유기농법으로 1천평만 농사를 지으면, 년간 농비를 제하고도 약 5천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임박사 자신이 책임지도를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정부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가는 분명히 농사가 더 잘되고 수입이 증가해야 하는데, 수확량은 줄고 다시 일반농법으로 전환하는 것에는 두가지의 문제점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리 좋은 약도 어떤 사람에는 치명적인 독약으로 작용할 수 있듯이 죽어 있는 토양의 상태를 잘 살펴 그에 따른 처방을 해야 하는데 이걸 잘못 파악하여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함으로서 오히려 작물의 성장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아직은 기술적인 면에서 유기농에 대한 정부의 기술지도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는 수박농사로 울진군수가 주는 신지식인상은 받았지만, 아직 정부에서 지정하는 유기농 인증은 받지 않았다. 30년 유기농 임박사는 그러한 인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3~4배의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파는데, 번거롭기만 할 것이란다.

그리고 농산물 포장박스 제작 비용을 군비로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도 시간 아깝다며 자비로 하고 있다는 데는 그가 얼마나 미생물과 발효, 토양과 식생을 연구하고 농사에만 몰두하고 있는 지를 느낄 수 있다.
그는 WTO니 농산물시장 개방이니, 그런 것에는 전연 아랑곳 하지 않을 수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고 수준의 농부이다.
그가 울진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전병식 편집국장
(2004-12-08 오전 11:47:55 입력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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