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 삼율4리 정실마을 고추유기농 김상환씨

▶땅심을 돋구기 위해 게껍질, 톱밥, 돈분, 한약묵지, 쌀겨, 들깻묵 등을 넣고 발효시킨 밑비료를 보여주고 있는 김상환씨
김상환(64세)씨가 본격적으로 유기농사를 지은 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기농을 시작한 지는 5년 째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유기농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건강을 위해서 인데, 5년 째 농약을 안치고 화학비료를 안 주고 자신이 직접 키운 쌀과 채소 등의 유기농산물을 먹게 되면서 유기농산물이 몸에 좋다는 것을 체험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먹어보면 유기농산물의 맛을 알게 되고, 한번 먹어 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며, 농촌에 사는 사람들은 농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먹거리는 유기농법으로 직접 지어 먹을 것을 권유하는데, 최소한 성의만 있으면 텃밭이라도 일구어 채소만이라도 가꾸어 먹으면 건강에는 더 없이 좋을 것이라고.

평소 유기농산물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후포농협의 추천으로 2001년 충북 괴산에 있는 한국유기농협회에서 주관하는 139기 3주간의 자연농법 교육을 받고 왔다.
그는 본업이 건설업으로 농업은 부업삼아 시작했는데, 현재 경작면적이 약 1천여평으로 600평의 하우스에서 유기농 시설채소를, 나머지 약 400평에는 논농사를 짓고 있는데, 농관원으로부터 지난해 무농약 재배농가로 인증을 받았다.

그는 금년에 6백평의 하우스에 유기농법으로 고추농사를 지었는데, 내년 울진친환경농업엑스포를 대비하여 18농가가 참여하는 유기농고추작목반을 구성하여 회장을 맡고 있다.
이제부터 그는 본업을 유기농사꾼으로 변신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지금까지는 전통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것보다 소득이 적었다. 그것은 비료를 주지 않으니 잘 크지 않았고 농약을 치지 않으니 병충해의 피해를 입어 우선 전체적인 수량도 적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후포지역에서는 자신의 유기농 고추를 먹어 본 식당이나 가정에서 보통 가격의 약 2배나 주고 사가지만, 도회지에서는 비료와 농약을 주어 잘 기른 보통농법의 상등품의 채소가 대우를 받고 품질이 떨어져 보이는 유기농 채소는 거들떠 보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금년에 재배한 유기농 고추 일부를 포항에 있는 전문 농수산물시장에 농관원으로부터 인증받은 유기농 재배의 농산물이라고 표시를 하여 출하를 하였지만, 경매사들 마저도 관심조차 보여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애초 유기농법으로 자신의 먹거리 생산에 목적을 두었고,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 개의치 않았는데, 부업삼아 5년 째 계속하다보니 이제는 기술적으로 욕심이 생기고 자신감이 붙어 본격적인 유기농법을 실행하여 보통농법보다는 고소득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보통농법으로는 1평 당 고추 5포기에서 마른고추 한 근을 수확하기 힘드는데, 지금 자신은 두 근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한다.
보통재배의 마른고추 한 근 가격이 6~7천인데, 유기농 고추는 한 근에 1만원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 현재 벼가 평당 약 2500원의 농가 소득을 올려 주는데 비하면 유기농 고추농사는 현재의 수준으로도 벼농사의 약 8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충북 음성에서 고추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최고기술의 고추농사꾼 이종민씨 농장을 견학하면서 농사꾼의 수준이 얼만큼의 차이를 낼 수 있는 지를 실감했다고.

그는 현재의 기술로 한 평에 고추 6그루에서 품질 최상의 마른고추 6근을 생산하여 근 당 1만원에 판매하여 평당 6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것.
결국 같은 작물이라도 누가 어떤 토양에서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이처럼 현격한 차이를 내는 것을 볼 때 농사에도 연구하는 농사꾼과 연구하지 않는 농사꾼의 차이를 현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러나 고추박사 이종민씨가 추구하는 것은 김회장이 추구하는 것과는 근본부터 틀리다. 이종민씨가 어떻게 하든 농사를 지어 돈을 많이 버는데 목표를 두었다면, 김회장은 먹거리에서 인간의 건강한 삶을 먼저 생각하는 농사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종민씨가 좋은 화학비료와 농약, 그리고 공장에서 생산한 영양제를 최대한 이용하여 다수확과 외관상의 품질이 뛰어 난 고추를 생산하는 전통농법의 농가인 반면, 김회장은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자연농법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유기농법으로도 이종민씨가 생산하는 다수확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한다. 그는 유기농법을 위해서는 유기질퇴비로서 토양의 땅심을 최고로 돋구워 주고, 작물에 필요한 자연 발효영양제인 액비를 적절히 사용하면, 충분히 화학농법의 생산량을 따라잡을 수있다고 믿고 있다.

고추 한근에 1만원선…벼농사의 8배 고소득
부업삼아 시작한 일이 이젠 진짜 ‘유기농꾼’


▶생장촉진제인 사과 적과 동자액으로 만든 영양제 액비
그는 우선 땅심을 돋구기 위해 가을 수확기가 끝나면,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규산질 성분이 많은 벼 생짚을 구하여 적당한 길이로 잘라 넣어 2~3회 갈아 뒤집어 토양에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고, 고추 정식 약 20일 전까지 부식케 한다.

그리고 평해 비랑영농에서 생산한 게껍질과 톱밥, 돈분을 섞어 만든 유기질 비료에다 한약묵지, 쌀겨와 들깻묵을 섞어 1차 발효 후 2차 약 30일 이상 충분히 발효시켜 밑거름으로 사용한다.

그가 보여준 약 20여평의 창고형식의 발효 중인 유기질 퇴비장에는 천연액비 약 10여 종이 놓여져 있었는데, 이것이 발효시킨 천연영양제 겸 천연농약으로 지금까지 그가 직접 개발하고 제조한 기술창고라고 소개했다.

질소질이 빈약한 토양을 위해 인분을 발효시켜 만든 액비, 인산칼슘 성분이 많은 돼지뼈에다 현미식초를 넣어 발효시킨 액비, 생장촉진제인 사과 적과 동자액으로 만든 영양제 액비 등 엽면시비용 여러 개의 천연 액체비료 통들이 있었는데, 거기에다 미네랄 성분을 보충하기 위해 약 3%의 바닷물을 섞기도 한다고.

기본적으로 유기농업을 하기 위해서는 땅심을 가꾸어야 하는데, 마사토와 쇠똥을 섞어 약 3년간 숙성하여 적정량을 넣어주고, 키토산 비료와 오리농법에 의한 토양의 산성화를 막아주기 위해서는 25% 함량의 황토로 객토를 해 주어야 하는 데, 울진에는 그 성분이 약 15% 이상의 객토원이 없어 장차 대대적인 유기농업을 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유기농을 관에서 장려하기 위해서는 유통 등의 농업기반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란다.
예를 들면 유기농을 하기 위해서는 산성비를 막아 주는 하우스 등의 기본시설 필요한데, 가장 저렴한 비닐하우스로 설치해도 평당 약 6만원이 들어 농가 부담이 적지 않고, 유통에 있어서도 금년부터는 왕피리 한농복구회에서 판매대행을 해주고 있지만 농협 등에서 적극 나서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일군 기계농협 같은 데서는 유기재배 농산물을 전량 팔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우스 재배에는 반드시 물이 필요한데, 물이 부족한 곳에는 당국에서 암반관정 등을 개발해 주어야 하나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 자신의 농장 주위에도 물만 풍부하면 유기농 하우스 재배 단지를 만들 수 있으나 3년 째 암반관정 개발을 요청하고 있으나, 약속은 하면서도 실행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그의 농산물 시장의 개방에 따라 한국 농업이 살아 남는 길은 유기농법의 장려로서 가격면에서 일반 농산물보다 현재도 전반적으로 약 30%가 높고, 몇 년만 공들이면 잔 일은 많지만 품이 적게 들고, 농비도 적게 들며, 농약의 공포에서 해방되며, 장차 농가 소득을 보장해 줄 유기농법의 장려에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병식 편집국장

(2004-12-21 오전 9:21:51 입력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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