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변 출향인 최대호

 

죽변항 확장공사 사진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간 산업화의 여파로 난 개발되어 버린 죽변 모습이 늘 마음 아팠는 데, 공사 막바지에 이른 멋진 모습을 보면서, 죽변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를 기원합니다

동네 초입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겨주는 죽변 뒷산이 묵직한 분위기의 볼품없는 건물로 인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듯합니다. 공원이 되어 죽변사람들에게 휴식처가 되어야 할 그 명당자리에 언제 어떻게 들어섰는지...

북쪽에서 들어오다 보면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반세기 전 공항을 만든다고 그 아름다운 해송이 가득한 모래밭을 깔아 뒤집어 훼손시켜 놓더니, 이젠 원자력발전소 단지가 들어서서 사람들이 찾지 않는 잊혀진 후정리 백사장, 그곳은 우리 어린 시절 호연지기를 기른 수련장이었습니다.

고기잡이 배로 가득찼던 죽변항구도 옛날의 활기를 잃은 지 오래되었고, 원전건설 여파로 많은 건설인력이 유입되면서 죽변 시내는 유흥가 분위기로 바뀌었고, 원전 발전기금은 주민들간 반목만을 키운 듯합니다.

이렇게 퇴색일로에 있던 죽변이 이번 항구 확장공사를 계기로 멋진 어항과 관광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와서 머물고, 그리고 다시 찾아 오고 싶은 항구마을이 되기 위한 제안입니다.

첫째, 지역특성과 문화유적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훼손된 대나무 밭 주변을 과감히 복구하고, 흔적만 남아있는 봉수대를 재건하고, 죽변 뒷산의 공원건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죽변항의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둘째, 기존의 죽변 관련된 문화소재를 발굴하여 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죽변출신 ‘최완규’ 작가가 공들여 유치한 드라마 “폭풍 속으로” 의 촬영 세트장에는 자판기뿐입니다. 관광객들이 어디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실 카페도 없습니다. 주변 개발을 위해 규제를 풀어 주면 어떨까요?

죽변 등대 지역은 작가 ‘박범신’의 “소설 대동여지도” 에 고산자 김정호가 여러번 방문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소설이라 사실여부를 떠나 이러한 소재도 관광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등대마을이 이태리 서부 해안 절벽마을인 “친테꿰레” 처럼” 독특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관광객들이 사시사철 붐볐으면 합니다.

그밖에 이중섭화가와 쌍벽을 이루었던 “유영국” 화가를 기리기 위해, 그가 운영하던 파출소 건너 옛 양조장 건물을 지역출신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문학관으로 만들면 어떨까요?

셋째, 앞으론 관광항으로서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그 성공적인 관광항을 위해서 어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줄어드는 어획량에도 불구하고 수산자원을 잘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동해안을 내려오다 보면 가로등이나 도로펜스가 모두 같은 색상에 같은 디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포항서 올라오면, 그 모양이 똑같은 “대게” 상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유럽 항구에는 가로등 하나하나가 개성있고, 벤치 또한 멋이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더군요.

기능이 많이 축소될 마축강 끝에 독특한 조각상과 벤치와 가로등을 설치하면 어떨까요? 스피커에선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온다면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오랜 역사를 지닌 죽변에 작더라도 해양 박물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넷째, 지도를 펴보면 죽변이 울릉도와 제일 가깝고, 또 동해안 가운데 위치해 허브항의 최적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울릉도를 지나, 일본 서부와 러시아를 포함한 환동해안 크루저 항로의 개척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기상이 넘치는 죽변 젊은이들이 해양스포츠의 영웅으로 탄생하길 지원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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