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어느 칼럼에선가 눈의 무게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눈 한송이 무게가 얼마나 될까... 어린 시절 내가 금강송면 산골에서 자랄 때, 한겨울 깊은 밤 폭설에 못이긴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는 딱- 그 외마디, 적막을 깨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결국 소나무의 가지는 한송이 눈의 무게를 더 함으로서 부러진다. 선거에서 한 표 한 표 투표의 중요성을 말 할 때, 한송이 눈의 무게를 예로 드는가 보다.

단 한 표의 차이로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간혹 있는가 보다. 지난번 울진의 북면농협장 선거에서 세 후보가 출마하여 한 표 씩의 차이로 1,2,3위를 하는 진기록이 나왔다.

지난번 울진군수 선거에서는 네 후보가 출마하여 당선자는 12,129표(약 37%) 를 얻어 차점자와는 무려3,300여표, 약 10% 차이를 내며 당선되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과반수를 넘지 못하는 30% 대의 당선자로서, 군민 대표성이 없는 것처럼 흔들어 대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다수결과 결과에 대한 승복이다. 물론 다수결이 반드시 옳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인류 역사상 인간들이 도출해낸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 다수결이다. 투표를 했다면, 단 한 표 차이라도 결과에 승복하고 그에 따라야 한다.

필자는 2010년 임광원 전임 군수가 당선되어 첫 인터뷰를 하면서, 당선자에게 취임 초기 군정장악을 위한 인사권 행사의 중요성에 대해 권고한 적이 있다. “첫째는 새집에 입주하려면, 먼저 청소를 깨끗이 해야 함으로 감사팀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인사팀을 잘 뽑아 적재적소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세 번째는 아무리 일을 많이 해 봐야 군민들이 알지 못하면 허사임으로, 공보팀을 잘 선임하여 군정홍보를 잘 해야 할 것이다.” 라고.

그런데 이번 전찬걸 군수가 취임하여 청소 차원인지, 인사 재배치 차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과장급 이상 3명의 직원들에 대해 대기발령을 냈다. 이를 두고도 당사자들의 불복을 빌미로 일부 언론, 일부 주민들이 전 군수의 리더쉽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출향인 1명은 아예 1인 시위에 나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 축구 감독의 경우도 경기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지, 특정 선수를 빼고 넣고, 대기시키는 것 하나 하나에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지금 울진군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그동안 원자력 경기로, 원자력의 주민 지원금으로 울진군을 꾸려가고, 지역경제가 돌아가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수년전 2030년경인가 의성군이 가장 먼저 없어진다는 연구보고서가 있었는데, 만일 울진군에 원전이 없었다면, 가장 먼저 없어지는 군이 되지 않았을까! 2030년이면, 영덕군 울진면이든가, 봉화군 울진면이 되지 않았을까...

울진군의 심각한 위기다. 울진군의 내장 동력인 원자력 산업이 쇠퇴하고 있는 이때, 울진사람들은 더욱 합심하고 단결하여 울진군의 살길을 찾아내야 할 때인 데, 일부 주민들이 선장 전찬걸 울진호가 출발하자마자 흔들고 있다.

전찬걸 군수를 밀어 당선시킨 지지세력들은 지난 체제의 적폐를 청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일부 군민들은 지난 잘못을 지적하고, 처벌을 하기 보다는 능력있는 인재들을 포용하여 위기의 울진군살리기에 힘을 모으라고 요구한다.

군수라는 자리는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한시도 군민과 울진군을 위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고독한 결단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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