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국민은행 울진지점장


 

제23차 길따라 여행기


우연한 기회에 울진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맛따라 길따라” 테마 문화여행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토요일 오전 7시에 울진을 출발하여 전라남도 영광군 법성포의 굴비 맛집을 경험하고 유적지를 돌아본 후, 오후 24:30에 울진에 도착하는 당일 여행 코스였다. 동해 끝에서 서해 끝으로 여행하므로 설레임이나 기대보다 관광버스 안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피곤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박경조 위원장님의 구수한 입담을 듣다 보니 어느새 영광군에 위치한 법성포에 도착했는데, 첫 느낌이 우리 울진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점에서 적잖이 놀랐다. 약 6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성인이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인 영광군의 법성포에 들어서자 입구에 위치한 커다란 조기 조형물에서 영광군이 우리나라 굴비의 주산지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영광굴비와 보리굴비 식당가가 연이어 즐비한 굴비거리가 또 한번 우리의 눈길을 끌었으며, 특히 원자력발전소 6호기가 가동되고 있는 지역이라 한편으로 울진의 대게와 한울원전이 자연스레 겹쳐 떠올랐다.

우리는 먼저 법성포에서 굴비구이와 굴비찌개로 유명한 “신토불이 굴비식당”에서 먹방을 시작했다. 각종 굴비음식은 물론 밑반찬으로 나온 홍어무침과 간장대게까지 마음껏 즐긴 후 썰물로 뻘을 드러낸 법성포를 관광하고, 백제불교최초도래지를 찾아 이동했다.

약식 석굴사원 형식을 띄며, 인도의 간다라 건축양식으로 건축 중인 사면대불상(四面大佛像)이 우뚝서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볼만했고, 보리수 나무랑 이름 모를 인도 건축물이 어우러져 남국의 운치를 자극하는 듯 했다.

108미터 높이의 영광대교 교각 그리고 옛날 어부들이 뱃일을 나갔다가 풍랑이 심한 날 생사의 갈림길이었다는 목냉기마을을 건너다 봤다. 가장 위험한 포구 입구를 넘어서면, 그제야 살았다하여 명명되었다고 한다.

약 17㎞에 달하는 백수해안도로를 따라 ‘노을 공원’ 을 둘러봤다. 가다보니 한때 국내 새우와 조기의 70% 가량을 어획했다는 칠산앞바다(바다가에 7개의 섬이 있어 칠산바다로 불림)의 비경도 잊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여정의 마지막으로 인도의 마라난타 존자가 백제 침류왕 시절에 불교를 전래하면서 제일 처음 지었다는 도량, 불갑사(佛甲寺)를 찾았다. 불갑사는 불교가 전해진 뒤 처음 건립되어 모든 사찰의 으뜸이 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사찰 뒤편에 있는 모악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져 운치를 더하고, 천하의 명당에 위치한 불갑사 대웅전은 그 불단이 건물 정면을 향하지 않고, 우측 측면에 위치하여 남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참고로 영광군은 4대 종교 유적지를 가진 유일한 곳이라 한다. 백제불교 최초도래지가 있고, 원불교 영산성지가 있으며,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교회탄압에 항거하다 순교한 기독교인 순교지, 조선시대 신유박해로 많은 천주교인이 순교한 천주교인 순교지가 있다.

붉게 물든 일몰광경을 뒤로 하고 귀경길에 오르면서, 오늘의 새로운 경험을 눈속에 깊이 저장하려 노력했다. 주최측은 오늘 길따라 행사는 23번째인데, 24회는 1박2일 일정으로 울릉도를 탐방할 예정이라 한다.

새로운 곳에서 동료와 새로운 친구와 새로운 경험을 즐겨보시길 적극 권유해 드리며, 마지막으로 좋은 문화행사를 마련해 주신 울진신문사 관계자 분께 한번 더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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