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시인, 논설위원)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간이식 수술이 사망한 사람의 장기로 이뤄진다. 하지만 아산병원은 대부분 생체 간이식을 하고 수술 성공률은 96%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

전 세계인이 시청하는 미국 ABC 방송국은 2008년 12월 22일,『세계의 간이식 드림팀』이라며 서울 아산병원 암센터의 간이식 수준을 극찬한 바 있다. 이곳에서는 생명을 살리려는 끝없는 도전, 간이식 의술의 세계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이승규 박사』가 수술이 아주 어렵다는 간암, 췌장암, 담도암 분야 전문의들을 지휘한다.

이승규 박사의 수제자 중 울진 출신의 문덕복(50) 박사가 있다. 현재 울산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문 박사는 2008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간이식학회에서『생체 간이식의 유용성』논문을 발표해 대상을, 그 이듬해 서울에서 열린 간암학술대회에서는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고, 미국간암학회의 연구요원으로도 발탁되어 간이식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았다.

그는 최근 전 세계 의과대학 간암 석학교수 400명이 참가하고, 스위스 제네바 의학대학이 개최하는『2018 간암세계학회연구포럼』에 초청되어 특강을 열고 또 한 번 명성을 떨쳤다. 간으로 피가 들어가는 중요한 통로인 간 문맥에 암이 침투하면 불치라는 것이 세계간암학회의 정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박사는 특강에서 간 문맥에 침투한 암을 치료한 뒤, 다른 간을 이식시켜 완치한 사례를 발표했다. 내과 진찰을 받고 불치로 판명된 간암 환자가 외과의사인 문박사에게 이송되어 수술을 받아 완치된 것이다. 이러한 임상 사례는 세계 최초일뿐 아니라, 세계간암학회의 정설을 바꾼 최고의 의술로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절체절명의 기로에 선 간암환자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선진의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100여 곳 이상의 병원에서 연간 수백여 명의 의료진이 연수를 오고 있다. 울진에서도 그의 의술로 생명을 구한 이들이 다수 있음은 널리 알려진 바이다.

의사 문덕복! 그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성장해온 과정에는 그의 부친 문종대 선생이 계셨다. 문종대 선생은 울진에서 교육자로 봉직하신 분이다. 얼마 전에도 아들 문덕복 박사의 근황을 필자에게 전하면서, 그분 특유의 자식교육 철학을 설파하곤 했다.

그것은『적선적덕 복덕지가 필유여경(積善積德 福德之家 必有餘慶)』으로,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사랑과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가문에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이웃과 사회에 덕을 쌓는 일이야말로, 사람으로서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일이라는 뜻이라고 보아도 되겠다.

문종대 선생은 날마다 아들이 행하는 의술이 반드시 성공하여 생명을 구하고, 아들이 치료하는 환자들의 완쾌를 기도한다고 한다. 또 아들 문 박사가 편작, 화타, 슈바이처 등 같은 인술을 베푸는 의사가 되기를 축원한다고 하니, 이 또한 자식에 대한 애틋한 부모의 사랑과 인술로써 사회에 공헌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그의 자식교육의 열정과 사랑은 울진읍에 있는 문 박사 생가에 가 봐도 잘 알 수 있다. 문 박사와 그 형제들의 학창시절 생활흔적 등을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음은 물론, 의료인 윤리지침인『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새긴 비석 등 여러 석물로 정원을 꾸며 놓고 있다.

문덕복 박사는 어느 인터뷰에서『다루기 어려워서 더 매력 있는 것이 간』이라면서,『남들이 다 할 수 있는 걸 하는 것은 재미없잖아요? 다들 어려워서 안 된다고 하는 수술을 해냈을 때 가장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직 수술대가 실력을 증명하는 외과의사의 길은 험난하다고 한다.

하지만 문 박사는 평소 지니고 있는 이러한 도전정신과 성장배경인 문씨 문중의 독특한 교육철학 덕분에 이승규 교수의 수제자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또 세계적으로 명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출향인 명의(名醫) 문덕복! 앞으로도 그가 더욱 성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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