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분 작가의 방 두번째 / 김용수 전 울진군수 편



“전임자가 한 일이 희망적이고 잘한 일이라면, 계속 이어가는 게 지역발전과 후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를 예를 들면, 전광순 군수가 울진군종합운동장을 근남에 지정만 했는데, 내가 군수가 되고 나서 신중히 검토해 봐도 좋은 곳에 지정했다고 판단했다. 그 판단 그대로 추진했다. ”
 

 

우리의 관심은 온통 미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의 속도는 빠르고, 범위도 다양하고 방대하며 그 영향력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등의 단어가 수도 없이 우리의 귀로 연일 쏟아져 들어오지만, 그 단어만으로도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것은 기술영역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삶의 방식과 가치관까지 영향을 미친다.

여기서 우리는 미래라는 영역만 동떨어져 생각할 수 있을까? 미래란 과거와 현재가 거름이 되어 세워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실을 인식시켜주려는 듯 영국의 철학자이며 역사학자인 R.G.콜링우드는 일찌감치 이런 말을 남겼다. “역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 살아있는 과거다.” 라고...

그래서 이번 <특별초대석>에서는 김용수 전 군수를 만남으로써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인터뷰는 영덕군 강구에 있는 <주>세웅수산 김용수 회장실에서 이루어졌다.

김용수 전 울진군수 약력 : 1940년 후포리 출생(78), 후포초, 평해중, 서울공고, 경희대 법학 학사, 경북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현 ㈜세웅수산 회장, 제44, 43대 울진군수,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대표, 제4대 경상북도의회 농수산분과위원장, 제5대 경상북도의회 부의장, 경상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경상북도의회 국제친선의원연맹회장
*수상내역 : 대통령 표창, 미국 육군성 훈장, 경상북도지사 수출진흥 표창, 수출의탑 수상, 재정경제부장관 성실납세표창, 통상산업부장관 무역진흥표창, 국민훈장 석류장


 


1. 먼저 요즘 근황을 소개하신다면?

“현재 ㈜세웅수산을 운영하고 있다. 홍게가공사업, 수산물수입 및 가공, 판매하는 회사로 주로 일본 등지에 수출한다. 25살부터 어선어업을 시작했고, 1990년부터는 죽변에서 작은 공장을 빌려 수산물가공사업을 시작했다.
세웅수산은 직원 130명, 연매출액 200억 정도 규모이다. 나의 좌우명이자 사훈이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자” 이듯이 기업주가 혼자 독식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종업원을 식구처럼 여기며, 3개월마다 손익도 공개하는 등 함께 나누고 함께 잘 살기 위한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며 가는 회사이다.


2.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계속 이어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이야기하려면 도의원 시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도의원을 3번 했는데 처음 도의원 시절에는 농림수산분과위원장을 했다. 이때 뉴질랜드, 덴마크 등 세계를 많이 다녀보니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이 뒤떨어짐을 실감했다. 그때 우리나라 농업의 희망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했고, 결론적으로 한국농업이 살 길은 친환경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울진하면 오지 아니면 무장공비, 원자력발전소라는 이미지밖에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그때,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깊이 박혔고, 후에 군수가 되었을 때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개최의 밑거름이 되었다.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로의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군수가 되고 처음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한다고 했을 때 중앙정부도 왜 하느냐고 했다. 우리나라 농업의 좌표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고, 한국농업의 경쟁력이 없으니 친환경농업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때부터 중앙정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왜 울진에서 개최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울진하면 원자력, 방사능을 떠올리기 때문에 울진농산물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았다. 그래서 역발상으로 원자력이 집중된 곳에 친환경농업을 하면, 세계적 이목도 집중되고 방사능에 대한 오해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울진에서 치러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그게 다가 아니었다. 세계대회는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을 받는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한 단계, 한 단계 최선을 다해 승인을 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전임자가 한 일이 희망적이고 잘 한 일이라면, 계속 이어가는 게 지역발전과 후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를 예를 들면, 전광순 군수가 울진군종합운동장을 근남에 지정만 했는데, 내가 군수가 되고 나서 신중히 검토해 봐도 좋은 곳에 지정했다고 판단했다. 그 판단 그대로 추진했다.

또 신정군수가 추진한 해양과학단지 지정과 백일홍꽃길, 대게축제 등도 내가 이어서 발전시킨 예다.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이외에도 친환경농산물의 적극적인 판매를 위해 서초구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울진에서 생산되는 생토미 등의 농산물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3. 군수시절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몇 가지를 든다면?

첫째,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를 들 수 있는데, 이점은 앞의 설명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둘째, 해양과학단지조성을 들 수 있다. 세계는 71%가 바다고, 지구상 자원의 80%가 바다에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해양국가가 해양과학에 집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도 해양과학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하고 이에 해양과학단지를 만들어 해양과학의 중심지가 울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여 해양연구원,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 해양과학교육 체험관을 유치하였다. 현재 2천억원 이상 투자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셋째, 포항공대 해양전문대학원을 어렵게 유치한 일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후임자가 반대해서 무산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포항공대 해양전문대학원을 유치하고 이어서 원자력전문대학원까지 유치할 계획이었고. 이어 원자력 제2연구원 유치, 원자력 부품단지 조성, 원자력 수출단지 조성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며, 이를 위해 여러 전문가와 많은 협의를 했었다. 풍요롭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했었다.

넷째,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교육적 측면도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나의 에너지를 고루 배분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예를 들어, 교육적 측면에서 보면, 울진이 오지학교라 아이들이 머리가 좋아도 실력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대구미군부대의 메이슨 육군중장에게 대구미군부대내의 모범군인들이 울진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잘하는 아이들은 분기별로 스피치대회를 열어 우수생은 하와이의 군부대 연수도 보냈다. 뿐만 아니라 대성학원, 종로학원에서도 와서 선발된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방법 등의 지도를 해주도록 했다. 그 결과 성적 향상은 물론, 상급학교진학에 큰 도움을 준 일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섯째, 원자력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한 울진군의 재정 확대다. 우리나라 원자력 관련 법률은 일본법을 모법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어 이에 관련 정보를 찾아보니, 일본은 원자력회사가 국가기간산업이 아니고 개인회사기 때문에 정보공개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를 위해 일본 오마에자키시와 자매결연을 맺어 자세한 정보를 얻기까지 하여 관련 법에 대한 개념,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다.

발전세(군세), 개발세(도세)를 법률로 제정토록 오랜 시간동안 산업자원부에 요구해서 이희범장관 재직시 국회에서 법제정이 이루어졌다. 전기1KWH 생산하는데 2원을 요구하였는데, 발전세(군세) 0.5원, 개발세(도세) 0.5원으로 제정되었다.
당시 도세는 징수하는 지자체가 30%, 도가 70%를 가지도록 되어 있었으나, 도지사와 수차례 치열한 협상`협의를 통해 징수지자체가 65%, 도가 35%로 분배되도록 개정하였다. 현재는 강석호 의원의 도움으로 1KWH 생산시, 발전세(군세) 및 개발세(도세) 를 각각 1원씩으로 증액되었다.
결과적으로 울진군이 한울원전에서 전기1KWH 생산시 1원65전을 받게되어, 1년에 약 1천4백억원의 세수가 확보되었는데, 이희범장관, 김광원의원, 강석호의원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4. 현재 울진 지도자나 울진발전을 위해 뜻을 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첫째, 감투욕보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내가 정치를 해서 지역을 바꾸겠다는 목표의식과 진심어린 애향심도 기본이다. 또 후대가 잘 사는 지역을 만드는데 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둘째, 세계적인 안목이 있어야 한다. 세계 각국을 벤치마킹하여 그들의 발전상을 끊임없이 파악하고, 그들이 앞서가는 이유를 연구하여 울진과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군민 의견에 치중하는 것도 좋지만 자기 확신이 있다면 너무 여론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의 의견을 과감히 밀고나가는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다섯째, 무엇보다 군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5. 울진발전을 위해 울진군이 추진했으면 하는 사항은...

첫째, 친환경농업은 계속 육성되어 친환경농업지역으로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그리되면 울진의 이미지도 부각되고 울진농업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한다.
둘째, 해양과학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반드시 올 것이다. 이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울진이 해양과학의 중심도시가 되도록 정책을 수립했으면 한다.
셋째, 사업은 그 지역(읍, 면)에 맞는 사업이 있다. 사업의 성격, 목적상 그 지역에 맞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좋겠다. 즉, 사업투자는 울진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지 지역민의 부당한 요구에 의한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


6.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이지만, 직원과 함께 가는 관계 즉, 나는 직원을 돕고, 직원은 나를 돕는 상생 관계의 기업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뚜벅뚜벅 성실히 실천해 왔다. 앞으로의 계획이라기보다 이제는 사업을 후계자에게 맡기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인생을 반추하면서 고향에서 살아갈 생각이다.


7.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군민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역주의를 없애고, 지역감정에 대한 부분을 기성세대들이 잘 정리해서 우리 울진, 함께하는 울진을 만들어 후대에게 전해야만 울진의 영원한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 재임시 매화-기성 중심지에 130만평을 매입, 골프장과 리조트 시설, 해양수산전시관, 스킨스쿠버 리조트 등이 갖춰진 울진종합레저타운 건설을 추진하였는 데, 현재 골프장이 건설중이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니 편, 내 편 없이 울진군을 위해 모두 함께 가야 한다. 또 군수를 두 번 하고 세 번째 하면 부정을 저지를 수 있다는 말도 들었고, 왜곡시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단호하게 말한다. 나에게 ‘부정’ 이란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군수 재직시 전국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4위에 올랐고, 대구`경북 청렴도 평가에서는 1위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32살부터 시작해서 큰 선거를 8번 치렀다. 군민들의 진심어린 성원과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군민들의 이런 사랑에 보답을 다하지 못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군민들께 감사드린다.

또한 군정을 원활하게 수행하도록 열심히 다함께 힘을 모아주신 군공무원들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혹시 독단적인 결정을 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하지만, 그것은 군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장래 울진군의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이해해 주길 바란다.
끝으로 군민 모두 가정이 평화롭고 건강하며, 행복하시길 기원드린다.


                                                       글/사진 배동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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