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과기부에 지질조사와 보도자료 해명 요구

울진군의회는 오늘(7월15일) 군의회를 방문한 과학기술부 관계자에게 5월29일 울진 강진의 규모에 대한 의도적인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언론매체를 이용한 해명자료 게재와 울진지역의 전면적인 지질조사 실시 등을 요구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들은 군의회를 방문하여 지난 6월2일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5월29일 울진강진시 울진지역에서 느끼는 진도가 2.0이었다`고 잘못 발표된 데 대해 해명하는 한편 6월23∼24일 이틀동안 실시한 울진원전 지진안전 특별점검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과기부 김선빈 원자력안전과장은 ¨기상청에서 5월29일 울진에서 발생한 강진이 규모 5.2라고 발표했는데, 과기부에서 규모 2라고 축소하여 발표한 근거가 뭐냐?¨는 군의원들의 질문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자료를 받아서 사용했는데, 발표할 당시 울진원전에서 측정한 평균최대가속도(1g=980cm/sec²)를 일반인들이 알아보기 쉽게 수치를 무리하게 변경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밀려서 그런 결과가 나왔었다¨고 답변하여 빈축을 샀다.

이에 대해 송재원 원전특위장은 ¨일반 군민들이 알아보기 쉬운 규모는 틀리게 작성했어도 알아보기 어려운 괄호 안의 평균최대가속도 값은 정확했다. 수치가 밀려서 그랬다면 그 직후에 수정된 수치의 보도자료가 나왔어야 한다. 과기부가 원자력 사업자를 위해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과기부 김선빈 과장은 지진과 관련한 군의원들의 축소·은폐 추궁에 수차에 걸쳐 ¨잘못했다¨는 말을 반복하며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또 송재원 원전특위장은 ¨지진관련 비교표의 수치를 기재하면서 과기부가 안전하다는 쪽으로 몰고 가는 과정에서 지진강도 수치가 밀린 것이고, 그 정도로 울진군민을 우습게 알고 기만하는 정부라면 앞으로도 절대 신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근남면 김흥탁의원은 ¨울진군민들은 그동안 정부의 발표를 믿고 울진지역이 지진 안전지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정부에서 울진군민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짐승처럼 취급한다는데 있다. 짐승처럼 취급하는 게 아니라면 지진강도의 수치 오류는 물론이고 아직까지 울진군민을 위해 지진안전 대책이나 적절한 대안 등이 왜 마련되지 않는 것이냐? 5월29일 강진이 울진 동쪽 80km 해역이 아니라 울진원전 바로 밑에서 발생했더라면 어떻게 할뻔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일 원전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원전의 내진설계가 규모 6.5까지는 견디게 돼 있다¨며, ¨내진설계에 적용된 값인 규모 6.5는 울진지역에서 1만년에 한번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라고 말했다.

과기부 관계자의 말에 김흥탁의원은 ¨1만년에 한번 발생할 수 잇는 확률이라지만 그건 당장 오늘이나 내일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그런 식의 안전불감증을 버려야 한다. 싫든 좋든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온 울진군민을 위해 지진에 대비한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섭의원(원남면)은 ¨원전과 관련한 각종 보고서에서는 울진지역이 지진에 안전하다고만 돼 있는데, 현재 정부와 한수원에서 추진중인 핵폐기장 건설계획등을 고려하여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냐?¨며 의도적인 지진 수치의 축소·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장덕중의원(북면)은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를 시한으로 원전 주변지역의 지질과 활성단층 조사가 실시중인 것과 관련해 ¨기존에 추진중인 지질·활성단층 조사와는 별도로 울진지역에 국한하여 특별조사를 실시할 것과 운영중인 원자력발전소의 단계적 폐로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부측 관계자는 ¨5월29일 강진은 원자력발전소 지진 내진설계의 10분의 1정도인데도 사업자에게 무리하게 조사를 요구한 사항¨이라며, ¨애초 평균최대가속도 0.2g로 설계하라고 요구했던 정부가 10분의 1 정도의 지진에 불과했는데도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조사를 실시한 것이니만큼 군의회가 그런 점을 고려하여 울진원전 지진안전 특별점검 조사결과를 신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광진의장은 ¨지난번 울진원전 설명회때 울진 강진의 규모가 5인데 왜 규모 2라고 발표했느냐는 질문에 과기부, 원자력안전기술원, 한수원의 어느 한사람도 규모 2라고 발표된 사실은 물론, 그런 자료가 나온 지도 모르고 있었다. 이처럼 정부도 한수원도 그 밖의 기관들도 체계적인 일관성이 전혀 없는데 도대체 어떤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고 비꼬았다.

울진군의회는 과학기술부의 설명회를 통해 ▲군의회가 추천한 지질전문가에 의한 울진지역의 전면적인 지질조사 ▲6월2일 과기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대한 해명자료 및 사과문을 지역신문과 일간지에 게재할 것 등 2가지 사항을 과기부에 요구했다.

군의회의 요구에 대해 과기부 김선빈 과장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수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명동기자(uljin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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